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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를 만났어요!
게시물ID : military_27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24
조회수 : 1851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7/28 21:33:27
여러분들 안니옹?
다들 즐거운 주말 되셨나요?
전 평소와 다름 없이, 금요일 저녁부터 ㅅㅅ이와 만나서
소맥을 말아먹고, 토욜날은 ㅅㅅ이와 치맥의 가호를 받으시고,
일요일인 오늘은... 내일은 출근 해야지! 라는 기특한 마인드로
역시 ㅅㅅ이와 낮부터 맛집 찾아 다니고, 길거리에서 치마 입은 상태에서
니킥 날리고, 영화도 보고(감시자들 이제 봤어요ㅠ_ㅠ), 당구장 가서 당구나 치고.
같이 백화점 가서 생필품 및 옷 좀 사다가 마감 전에 떨이로 파는 닭강정(두팩에 5천원!!!!)
사들고 각자 부대로 버스타고 향했답니다.
그런데 비가 갑자기 와서 당황 했어요.
제가 먼저 버스타고 떠난 후, ㅅㅅ이는 자기 부대(우린 반대 반향임)로 향했고.
버스 안에서 ㅅㅅ이와 카톡을 하면서 썅욕 배틀을 뜨고 있었어요.
(주제: 오늘 낮에 먹은 즉석떡볶이에 왜 치즈를 안넣었는냐... 떡볶이에 치즈 안넣는게 말이 돼요????)
근데 제 바로 뒤에 앉은 아저씨...
뭔가 이상한 아저씨 였어요.
술에 취하셨는지, 자꾸 버스가 덜컹 할때마다
제 뒷목에 얼굴을 파묻으시는...기분은...저만의 착각 이겠죠?
자꾸 하악하악 하는 아저씨의 거친 숨결은 절 너무나 힘들게 했어요.
그래서 자리를 딴대로 옮겼죠.
그런데 어느 부대나 그렇듯이, 시내 바로 앞에 있는 부대는 드물어요.
더더구나 공군은 항공기 소리가 시끄럽다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부대가 더 많구요.
더더더더구나, 그러다 보니 부대가 외지에 있어요.
버스안은 텅텅 비었었는데...
이 아자씨, 왜 자꾸 제가 앉은 자리 뒤를 고집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내려서 다시 탈까? 하는데, 비는 오고...밖은 깜깜하고...
다시 내리면 외진 곳 이라 이 아저씨가 따라 내리면 감당이 안될것 같아서
그냥 참고, 또 참았어요.
버스가 덜컹 거리는 타이밍 마다 제 뒷목에 얼굴을 갖다 대시는데 물어 보기도 애매 했어요.
'버스가 덜컹 거렸다.' 라고 그 아자씨가 우기면 할말 없는 상황 이니깐요....
기분은 더러웠지만, 참고 또 참다가 우리부대가 보였어요!!!
빛의 속도로 벨을 누르고, 내렸어요.
내릴때 그 아저씨를 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등산복 입은, 우리 준위분들 이랑 비슷한 연세로 보이는 아저씨 였어요.
이미 술에 쩔어 계셨는지, 얼굴이 벌게 지셨어요.
그런데...이 아저씨...
저랑 같이 내리시네요.
'잉? 관사 사시는 분 이신가? 변태가 아니고, 군인들 중. 아버지 이신가?'
그때서야...아, 오해 였구나. 그냥 취해서 몸을 못 가누신거구나. 하면서
변태로 몬 걸 죄송하게 생각 했었어요.
제가 먼저 내리고, 그 뒤로 아저씨가 따라 내리셨어요.
일정 거리를 유지 하면서 제가 앞서 걸었어요.
그런데....
'출입증(패스) 좀 보여 주십시오.'
관사 출입구로 들어 가는 길.
초병이 나타나서 저에게 출입증을 요구 했어요.
짜잔~ 하며 초병에게 출입증을 보여줬고
헌병은 절도 있는 경례로 제게 '필승!'을 외쳤어요.
그런데 맙소사....
'아저씨 뭡니까????????'
하는 다른 초병의 쩌렁쩌렁 한 목소리가 들었어요.
그래요. 님들아.
초병은 보통 2인1조로 근무를 서요.
가끔 삐약이(노란 딱지의 신병. 신병들은 출입증이 없기에, 견장 다는 곳에 노란색 딱지를 붙여서 나 이병 이예요. 라는 표시를 함)
를 가르친다고 3인 1조로 근무 슬때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다른 초병의 고함 소리가 났어요.
다들 아시다 시피, 관사 출입구는 그냥 민간 아파트랑 매우 흡사해요.
초병이 있는것만 빼면요.
정문 같은 곳은 딱 봐도 군부대 지만, 여러 군인 가족들이 드나드는 관사 아파트 출입구는
초병이 있는것 빼면 별 차이도 없어요.
그나마도 초병은 관사 가족은 신분증 검사를 안하고, 관사 출입구를 통해 부대로 들어가려는
사람들만 출입증 검사를 하는거예요.
그런데 맙소사......
버스의 그 아저씨가, 멋도 모르고 절 쫓아 온 거예요.
공포영화는 한 장면 이었어요.
비는 부슬부슬 내리지. 군인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낯선 아저씨의 출현에 긴장하지.
이 아저씨는 취해서, 출입증 보여 달라는대도 횡성수설 하면서 들어간다고 하지.
정말 초병과 아저씨가 거의 몸싸움을 벌였어요.
막으려는 자와, 들어오려는 자...
그때 병사가 등 뒤로 메고 있던 총기가 앞으로 쏠려서 그 아저씨 몸을 후려 쳤어요.
그 아저씨......
갑자기 '허어어어억! 잘못 했어요!!!!' 라고 횡성 수설 하면서
출입구 밖으로 막 뛰어 나가셨어요.
정말 칼루이스 보다 더 빠른 몸 동작 이었어요.
전 치마 입고, 샌달 신은 상태라 그 아저씨의 날랜 달리기를 따라 갈 수가 없었어요.
초병들은 당황했고, 출입구를 나간다는건 근무 이탈 이라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거구요.
초병 둘과, 저...셋다 멍~ 하니 쳐다보다 뒤늦게 초병들이 당직사관 한테 보고를 했는데
당직사관 한테 보고 해도 딱히 조취를 취할수가 없었어요.
제가 출입구 밖으로 나갔는데도, 그 아저씨는 이미 흔적을 숨겨 버리셨거든요...
그냥 경계 잘 서라는 말 밖에 돌아올게 없었어요.
cctv 확보해서 제가 고소를 하는 방법도 있긴 하겠지만..
글쎄요.
제가 맞은것도 아니고, 그냥 쫓아와서 놀랜 것 밖에 없는데
뭐라고 고소를 해야 할까요?
초병 아이가 독신자 숙소까지 데려다 준다는대도 그냥 거절 했어요.
어차피 든든한 초병들이 입구에서 막아 줄텐데.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역시 대한민국 군인들 최고예요!!!!!!!
군인들이 있기에, 무서운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아까 2팩에 5천원 주고 산, 닭강정 한팩을 고마워^ㅡ^ 라는 상큼한 미소와 함께.
그 초병들 에게 주고 숙소로 돌아와서
ㅅㅅ이와 통화를 했어요.
'나 변태 만났다, 어쩌구 저쩌구 블라블라~'
빡 돌은 ㅅㅅ이가 썅욕을 했어요.
진짜...그동안 ㅅㅅ이가 많이 봐줬다는걸 느꼈어요.
장난으로 욕 한거랑, 진짜 열받아 욕한거랑 차원이 틀려요.
개 찾고, 소 찾고..이건 기본이고.
세상에서 이렇게 무서운 욕이 존재 하다니!!!!
하는 걸 배웠어요.
변태가 무서운게 아니고, 지 욕때문에 무서운건데
제가 막 훌쩍훌쩍 우니까 '내가 지금 니네부대 갈까?' 하는걸
간신히 말렸어요.
전 지금 맥주에, 한팩 남은 닭강정 오물오물 씹으면서
방금 벌어진 따끈따끈 한 일을 쓰고 있는거구요.
ㅅㅅ이가 앞으로, '너 치마 입구 댕기지 마' 라고 해서
또 싸웠네요.
치안이 정말 좋다면 제가 길거리 에서 알몸으로 싸돌아 댕겨도
이런 일 없는게 정상 이겠죠?
하지만 ㅅㅅ이는 아직은 변태놈들도 많으니, 본인의 몸은 본인이 지켜야 한대요.
그래서 치마 입고 다니지 말라는데....괜히 빡도네요.
그런 변태놈들이 뭐길래...제가 치마를 못입고 다녀야 하나요?ㅠㅠㅠㅠㅠ
 
 
 
아무튼, 남자건. 여자건 요즘 세상 워낙 흉흉하니 조심 하자는 취지에서 글 썼습니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죠?
아.....밀게 분 들은 다들 용감한 군인이라 이런 일 겪을 필요 없을까요?
다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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