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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ARMA [3부-현계(顯界)] 2.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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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카스_네팔
추천 : 0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0 22:20:14

The KARMA

      [3부-현계(顯界)]         

                                                      아카스_네팔

2. 단서


2015. 1. 1. A.M.5:00 경북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신문을 보고 있던 청장의 인상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수사 과장 연결해!”


인터폰도 쓰지 않고소리를 지르고 난 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속초경찰서에 두고 있던 수사본부를 지방경찰청으로 격상시켜 확대 설치한 것은사건이 전국단위로 더 커지기 전에 책임지고 막으라는 중앙의 압력이나 다름없었다.

청장은 그러한 결정이 불만이었다아니 이쯤 되면 중앙에서 관리해야 되는 것 아닌가동일범소행이 확실한 연쇄살인사건이 벌써 6건째다.


아니 그럼 전권을 주고 쪼던지사사건건 보고받고 책임은 안 지려고 하니 이거 열뻗혀서!”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자칫 잘못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청장님수사과장입니다.”


청장은 피우던 담배를 비벼 끄고 수화기를 들었다.


과장인가자네 왜 아직도 거기 있어빨리 안 들어오고 뭐해!”

일처리가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말 나오지 않도록 단속 잘하고 와쓸데없는 소리 들리면 자네고 나고 다 끝장이야!”


과장은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었다.


알고 있습니다!”

운전기사는 지시대로 했나?”

방금 출발시켰습니다잘 알아듣도록 교육시키겠습니다.”

각서를 받아두도록 해.”

.”

피해자 상태는 어때?”

의식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지금쯤 통합병원에 도착했을 겁니다.”

...보안 확실히 지켜기자들 냄새 맡으면 골치아파이번 사건 생존자는 없는 거야알겠어?”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그는 바로 대구 국군통합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병원장님이십니까저 청장입니다.”

수고하십니다고생이 많으시죠?”

이거 새벽부터 수고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보안상 어쩔 수 없었는지라.”

압니다환자는 걱정 마십시오외상도 별로 없고 의료진도 속속 들어오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고맙습니다며칠만 수고해 주십시오.”

수고하세요.”


휴우....

청장은 자신도 모르게 깊게 나오는 한숨을 내쉬며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식은땀이 축축하게 묻어나왔다.

책상위에 가득 펼쳐진 신문위에 두 발을 올려놓았다구두 사이로 기사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외쳐대고 있었다.


[작년 11월 27일 강원도 양양에서 처음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전국은 연쇄살인의 공포에 떨고 있다정확히 일주일마다 일어나는 연쇄살인사건벌써 6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경찰은 단서조차 잡지 못하는 등치안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정부는 특별수사본부를 경북지방경찰청으로 확대설치하고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듯하다특별수사본부는 사건의 흉악성엽기적인 사체 유기등으로 볼 때 그간의 살인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이 확실한 연쇄살인이라고 발표했으나사건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는 잡지 못한 듯 하다각 시민단체는 이러한 경찰의 수사에 대해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항의방문을 진행 중이며...]


신문은 연일 씹어대고...”


청장은 의자 쿠션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새벽에 칠곡IC에서 터진 사고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잔 탓인지 졸음이 밀려왔다.

그러나 다행이었다.

생존자가 있다는 것!

그것만 해도 어딘가지금까지의 사건은 생존자도지문도단서도 없는 완벽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었다그 와중에 터진 이번 사건에서 최초로 생존자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꽉 막힌 수사에 물꼬를 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상부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철저히 보안에 신경을 쓰고만일의 경우 언론에 새나갈 땐 책임을 묻겠다는 엄포가 내려올 만도 했다어차피 그네들이야 범인이 잡히면 자기들 공이라 할 테고일꼬이면 꼬리자르기 할테니 힘빠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승진을 앞둔 청장은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결국피해자를 일반병원이 아닌 군 병원에 긴급 후송하고 죄 없는 신고자를 불법구금(?)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선이었어.’


몸을 깊숙이 묻은 채 선잠을 청하면서 청장은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청장님국군통합병원장 전화 왔습니다긴급한 용무 라십니다.”

그래알았어.”


재빨리 수화기를 들었다.


청장입니다좋은 소식 있습니까?”

병원장입니다방금환자가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그래요다행입니다...하핫그래상태는 어떻습니까?”

심리적 충격에 의한 쇼크 상태였는지라 외상은 별로 없습니다만...”


병원장이 말꼬리를 흐리고 있었다청장은 그러한 병원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요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 문제는 환자가...기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기억을 못하다니요?”

완전히 백치가 되어 버렸단 말씀입니다기억상실이죠심각합니다전혀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 할 뿐더러 말도 못합니다.”

“....!”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 잠시 멍하니 있던 청장은다급하게 다시 말을 받았다.


원장님그 여자는 이번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에요실마리를 쥐고 있는 사람이란 말씀입니다꼭 말문을 열게 해야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최선을 다하겠지만지금으로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기억상실이라니무슨 영화도 아니고입안의 침이 바짝 말라갔다.

전화를 끊자마자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청장은 수화기를 다시 들었다그리고는 비서 없이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걸었다그의 몸이 무겁게 경직되었다.


나 특별수사본부장이야차장님 계신가?”

                          .

                          .

                          .

골치 아픈 상황이군요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써야겠습니다병원에 미리 전화를 걸어두세요우리 사람들이 데리러 갈 겁니다.”

알겠습니다.”

사건 전말에 대해서 단서를 잡기 전까지 피해자 생존 사실에 대한 보안을 확실히 지켜주셔야 됩니다아시겠습니까?”

잘 알고 있습니다걱정 마십시오.”

                          .

                          .

                          .

2015. 1. 1. A.M.11:00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센터 회의실에는 권위 있는 박사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법의학과와 범죄심리학 분야의 박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일반 종합병원의 권위 있는 교수진들까지 십 수 명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그중에는 최면 치료의 권위자인 설문기박사도 있었다.

이미칠곡 사건의 생존자는 국과수에 도착해서 의료진들에 의해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소장이 운을 뗐다.


바쁜 와중에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게 된 것은 이번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해서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해서입니다대통령께서도 이 문제만큼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그런 와중에 오늘 새벽 칠곡에서 살인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그런데 오늘 사건은... 보도된 바와는 달리 사실피해자가 두 명입니다한명은 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지만다른 한명은 생존해 있습니다.”


주변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니그게 무슨 말입니까뉴스에 보니까 사망자가 한 명이라던데 어떻게 된 겁니까?”

섣불리 생존자 존재를 발표했다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 될 것이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했다고 합니다그런데....문제는 생존자가 과거의 기억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말도 하지 못합니다.”

“.....!”


좌중에 일순 긴장감이 돌았다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여러분을 이렇게 모신 것은 어떡해서든 생존자로부터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억을 되살리고말문을 열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찾기 위해서 입니다저 또한 이 사안에

대해 아침에 연락을 받은지라 준비 없이 여러분을 급히 모시게 된 것입니다.“

환자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부산 동아대에서 교육학과 교수로 있는 설문기박사가 입을 열었다그는 미국최면 학회로부터 공인최면치료사로 인정받기도 한 최면학계의 최고 권위자였다워크숍 참석차 왔다가 급하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된 것이었다.


현재 이곳에 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피해자의 기억상실은 육체적인 부분에 원인이 있다기보다는 오히려정신적인 쇼크나 인위적으로 조작된 내면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육체적인 외상이나충격이 그리 크지 않다면 제가 최면시술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만.”

그 방법도 괜찮겠군요.”


참석자들의 시선이 설 박사에게 집중되었다그리고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를 한다는 듯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소장이 다시 좌중을 정리했다.


좋습니다그렇게 합시다환자의 현재 상태 체크와 외과적인 치료는 여러 교수님들이 맡아서 해주시고설 박사님은 범죄심리학 팀과 같이 최면시술을 준비해 주시죠시술시간은 1시간 후로 하겠습니다.”


2015. 1. 1. P.M.12:00


순간의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

밀폐된 방안에 온몸이 푹 파묻힐 정도로 쿠션이 좋은 소파에 동공이 풀린 채 앉아 있는 여자가 있었다맞은편에 앉은 설 박사가 가만히 여자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특수유리 밖에서 방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관계자들은 호기심 반 긴장 반으로 낯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모니터 앞에 직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녹화와 동시에 사인이 떨어졌다.

설 박사가 푸근한 미소를 띠며 말문을 열었다.


"안심하세요이곳은 안전한 곳입니다아무도 당신을 해칠 수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상대는 별 반응이 없었다여자는 한참동안 초점 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리고만 있었다그러더니 이번에는 박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또 흘렀다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되었다가능성이 있어!’


박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할 필요 없어요간밤에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세요시간이 지나면 편안해 질 거에요.”

여자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그리고는 알듯 말 듯 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흐으으으....!”

힘을 내요...나하고 게임하나 할까요?”


게임이라는 소리가 의외였던지 여자가 박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요게임하나 하죠내가 말하는 대로만 해주면집에 가서 푹 쉬도록 해 줄게요어때요한번 해볼까요?”

여자는 계속 박사의 얼굴을 쳐다보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나하고 놀이하나 할까요?”


여자가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한참 후에야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리고는 고개를 다시 끄덕였다.


이미 빙의된 상태인가?...’

좋아요그럼 지금부터 우리는 아주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겁니다…….눈을 한번 감아보세요.”


드디어박사는 최면의 초기단계까지 상대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여자는 순순히 두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이제...당신과 나는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마음이 아주 편해지고 온몸의 긴장이 풀립니다모든 정신을 머리끝의 한 점으로 모아 보세요그리고 당신은 한없이 가벼워

집니다.”


일방적인 대화가 이어졌다아니그것은 대화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독백 같았다하지만시간이 흐르면서 환자는 더욱 더 박사의 말에 심취하는 것 같았다.


이제 당신은 지난 하루 동안 일어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당신은 아주 안전하며누구도 당신을 위험하게 할 수 없습니다당신은 당신이 위험하다고 느낄 땐 언제라도 깨어날 수 있으며마음은 아주 평온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드디어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때가 되자 사안이 사안인지라수많은 최면시술 경험이 있는 설 박사도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그는 다시 한 번 심호흡을 유도하고 나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에 당신은 고속도로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첫 번째 질문이 떨어졌다.

밖에서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시선이 여자의 입으로 모아졌다두 대의 비디오카메라가 열심히 모든 상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여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무척 고통스러워하는 것이었다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그러다가...갑자기 여자의 입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집이...근처였어요...”


박사는 애써 놀라움을 감추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렇군요집이 근처였군요그런데 왜 새벽에 고속도로위로 갔었지요?”

“.......”

새벽에 당신은 왜 고속도로에 올라갔습니까?”


여자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방에서....자고 있었는데...누가...나를 데리고 나갔어요강제로..”

누군가가 당신을 끌고 집밖으로 나갔군요.”

아뇨아뇨끄집어냈어요...누가 내 몸속에서 나를 끄집어 냈다구요흐흑..”

.....랬군요....”


이야기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설박사는 다시 한 번 평정심을 되찾고 질문을 건넸다.


자 마음을 가라앉히고차분하게 이야기 해보세요당신은 아주 안전합니다당신을 끄집어 낸 것이 누구였지요?”

나를 끄집어 낸 건 무섭게 생긴 사람... 아니영혼...이었어요그리고내 몸..속에 다른 누가 들어갔어요어떤 여자가...착해 보이는 어떤 여자가...슬픈 모습으로..나를 돌아보면서...”

...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서 강제로 몸에서 빠져 나왔군요그리고 당신 몸에 다른 누가 들어갔군요맞지요?”

맞아요전 제 몸 주변에서 맴돌고 있었어요그 여자는..내 몸속에 들어가서는 .... 밖으로 달려 나갔어요도로위로...도로위로 올라가서는 .. 그리고는 옆에 있는 전봇대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갔어요!”

...무인카메라 기둥을 말하는 군요.”

그리고또 다른 무서운 사람이... 그 무서운 영혼이.....아니저의 몸을..그 여자가 들어가 있는 제 몸을 기둥에 묶어 버리는 것이었어요그런데 그걸 보면서도 전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아마...당신이 말하는 무서운 영혼이 당신을 잡았겠지요....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내 몸이 기둥에 붙으니까 무서운 영혼이 사라졌어요그리고 그 여자가 빠져 나왔어요...내 몸에서 빠져 나왔어요..흐흑..너무 무서웠어요!”


여자는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그것들이 다 꿈이었다고 생각하세요그리고 아주 밝은 빛을 생각하세요아주...밝은 빛...그 빛이 당신을 지켜줄 거에요걱정하지 마세요.......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사라졌어요그들이 사라졌어요그리고...몸으로 내 몸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갔어요너무 아팠어요견딜 수 없을 만큼 따갑고...공중에 매달려 있어서...너무 무서웠어요살려달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흐흑..미칠 것 같았어요...”

그 영혼들이 당신에게 뭐라고 말하지는 않던가요?”

....했어요........ 그 여자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렸어요... 분명히 느낄 수 있었어요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나에게 분명히 말했어요

뭐라고 말하던가요?”

함께 있겠다고 했어요그리고 자기를... 부르면 오겠다고 했어요...그리고..”

“......”

“...그리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랬군요...그 여자 영혼의 이름이 무엇인가요?”

“...은솔...”

“......그럼...지금 마음속으로 은솔을 불러보세요.”

무서워요...도저히...못하겠어요!”

아니에요...그 여자 영혼은 당신을 절대 해치지 않을거에요그리고 당신에겐 당신만을 지켜주는 빛이 있어요이제 조용히...이름을 불러보세요.”

그때 갑자기 환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미 은솔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모양이었다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주먹을 꼭 쥐고 뭔가를 참는 듯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녀가...저에게 지금...말하고 있어요...자기가..직접 말을 하겠다고....시간이 없다면서..빨리...”

그래요그렇게 하세요은솔에게 기회를 주세요.”

.......!”

여자의 몸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동시에 귀청을 찢을 듯 한 비명소리가 벽에 반사되어 파열음을 내고 있었다.

으아아악!”

여자는 그렇게 한참을 울부짖다가 축 늘어져 버렸다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마치 처음 발견되었던 모습처럼 그대로 실신해 버린 듯 했다그런데다음 순간 그녀의 입에서 기이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소리 키워봐!”

그녀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초긴장 상태였다한참 동안을 이상한 소리를 흘리던 그녀의 입에서 드디어 알아 들을 만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원통해요정말…….원통하구먼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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