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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시 쫄지마 ㅅㅂ 입니다.
게시물ID : sisa_1955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코히로
추천 : 1
조회수 : 23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4/12 22:37:50

30대 초반의 부산태생의 경남도민 입니다.
때때로 마음의 위안을 받던 오유가 어지럽네요.
주로 글을 찾아 읽으며 위안을 얻었지만 오늘은 풀어서 내 놓음으로서 위안을 받아볼까 합니다.

어제 저녁 개표 상황이 진행되면서 줄 곳 없던 마음은 끊임없이 방황하더군요.
열렬히 끓어 오르던 트위터도 내 마음 마냥 허망해 하는 듯,, 식어가고 있었구요.
투표를 하고 짧은 여행길에 오른 와이프가 한없이 그리워 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엔 저와 어젯밤 그 상황을 함께 답답해 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직장 동료, 후배, 상사들.. 많은 경우 정치에 무관심하고, 또 많은 경우 새누리 성향 입니다.
아니,, 박근혜 성향이라고나 할까요.

그나마 나꼼수로 의식이 깬 고등학교 친구들과 카톡으로, 전화로 함께 분노하며 서로를 위로 했었죠.
아침에 일어나니 새누리당이 152석, 과반을 차지했더군요.
허망한 느낌이었습니다.
졌다. 당신들이 이겼다. 이런 느낌이기도 했고,
새로운 역사로 가기위한 다리를 놓는 일이 실패해 버렸다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아침에 출근할 의욕도 없었고, 출근하고도 일을 하고픈 의욕이 안생겼습니다.
패배감. 그리고 원망.
찍을 놈이 없다고 투표를 안했다는 동기, 선후배들을 보면서 답답해 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미움 또한 올라와서 놀라며 돌이키려 노력했었죠.
그들을 미워할 일은 아니잖아요?
나 또한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 투표를 독려했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했지요. 
회사에서 정치적인 이슈를 계속 이야기 하는 건 많은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니깐요.
그리고 설사 최선을 다해 독려했다 하더라도 그다음은 그들의 선택일 뿐인데..
투표를 하든, 누구를 뽑든...
미움과 원망이 올라오는 게 참 신기하고 답답했습니다.

집시들은 자신들의 삶의 양식이 깨어질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들끼리 공동체를 이루어 살며 외부에 배타적이라고 합니다.
저에게 오유는 그런 집시들과의 공간과도 같습니다.
유머코드, 각종 이슈에 대응하는 자세, 정치적 색채 등이 저에겐 정말 딱!인 사이트이죠.
그 덕분에 균형잡힌 시각이 부족해 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스스로의 노력으로 보완해 나가려구요.

바보 운영자가 잘 운영해서 인지, 이런 익명 사이트가 이토록 스스로 정화되면서 지속되는 것도 인상적이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어떤 바쁜 일이 있을 때에도 오유에는 꼭 들어와 보곤 합니다.
제 마음의 안식처라고나 할까요.

그 안식처에 와서 오늘 위로 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 세상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 그정도로 쉬웠다면 지금껏 우리가 이토록 답답해 했겠느냐.
서로 위로하며, 힘을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저처럼 많이 힘이 빠지셨나봅니다. 
많이 분하셨나 봅니다. 
많이 화가 나셨나 봅니다.
또 많이 슬프셨나 봅니다.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 주고 있네요.
스스로 자학도 많이 하고 있네요.
그럴 수 있는 거 같아요. 저 또한 하루종일 그랬으니..
근데 우리.. 너무 길게 그러지 말고 짧게 끝내 버려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길은 웃으면서 함께 가야죠.
이기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었잖아요. 이긴다? 누구에게?
우리가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우리의 국회의원이잖아요. 
이젠 감시를 합시다. 투표만이 감시의 수단이 아닙니다.
투표는 가장 기본적인 참여의 수단일 뿐입니다.

분노의 힘만으로는 오래 싸울 수 없다고 하지요.
자학을 해버리면 포기하게 될 거에요.

5년전을 떠올려 봅니다.
대세론.
정동영은 해보기도 전에 게임에서 져버렸습니다.
지지자들은 결집되지 못하였고, 젊은이들은 냉소적으로 변했었으며,
그 나마 투표를 한 사람들도 내 눈을 바라보라던 허경영에게 장난스러운 표들을 던졌었었죠.

그들은 다시금 같은 전략을 쓰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세론.
패배감에 오래 젖어 있을 수록 그 대세론의 힘을 이겨내기 힘들 것입니다.
언론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쉽지 않게 된 이때,, 
그 대세론을 만들 모든 도구와 장치가 저들에게 있습니다.

우리 너무 오래 서로 생채기 내는 시간을 지속하지 말아요.
그건 쫄아 버린 거에요. 
아,, 안되는 구나.. 하며 마음이 져버린 거에요.
단 한번 해놓구 져버리다뇨!?
다시 일어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 보다듬고, 서로 위로하고, 서로 격려합시다.
역사의 진보는, 행복세상은 달랑 1표 행사했다고 이루어 지지 않을 겁니다.
그 1표 행사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사랑하는 오유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다듬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결국,,,
쫄지마. 입니다.

2차전이 이제 시작되었으니,,,
 쫄지마 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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