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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의꿈 -1-
게시물ID : humordata_277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보돌머리
추천 : 1
조회수 : 240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3/09/17 17:10:59
머린의 꿈 작가: 권호섭 제1장 돌연변이 머린 아직까지 오늘 낮에 있었던 전투에서의 두려움이 씻어지지 가 않는다. 막사(배럭)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우스건을 손 질하고 있는 동료들의 눈에는 어떤 공포도 보이지 않는다. 그 들은 오직 전투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모두들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짓고, 사형 대 앞에서 죽음대신 전투인간 머린 으 로의 개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사랑, 연민, 슬픔 이런 느낌 들은 그들의 인내가 없이도 "강제 감성신경 제거 수술"로, 아 예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본능적 행동과 연방을 위한 충성심 만이 있을 뿐이다. 광물탐사 및 적지 정찰 임무를 띄고, 나는 동료2명과 출동하 였다. 짙게 깔린 검은 안개 (우리는 이 안개를 워포그라 부른 다,)속을, 금방이라도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 나쁜 상 상을 억누르며 한발 한발 전진하였다. 강물 흐르는 소리가 조 금씩 감지 되고. 헬멧속 스캐너에 보여지는 목표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한 30분쯤 시간이 흘렀을 때 미네랄광산 하나와 베스핀 화산 둘을 발견한 뒤 본부에 보고하고 복귀 신청을 하 였다. 본부에 승인이 떨어졌다. 다만 퇴로를 반대편으로 잡아 서 적지 정찰을 하며 귀환하라는 명령이었다. 내키지는 않았지 만 우리의 운을 다시 한번 시험해볼 뿐 다른 선택은 없었다. 지시대로 조금씩, 조금씩 수색을 하며 복귀로를 밟아 나갔다. 강물 소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심장박동소리가 그것을 대신하 였다. 칡흙같은 워포그속을 향해 한발 한발. 발걸음을 하나씩 더할 때 마다 나의 심장은 점점 더 거세게 움직였다. 얼굴은 땀으로 얼룩지고 온몸은 땀으로 젖은지 오래였다. 나의 몸이 터질 듯 최고조에 올랐을 때 갑자기 "적발견"이란 메시지가 빨간 경고 램프에 깜빡거림과 함께 헬멧 스캐너에 떳다. 드디 어 올 것이 왔다. 재빨리 몸을 은폐하고 적 상황을 체크하였 다. 적 돌격대로 보이는 저글링족 20마리. 다행히 히드라 리 스크는 없다. 적은 아직 우리를 보지 못한 듯 했다. 다시 본부 에 보고하고 지원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아직 병력이 많지 않 아서 투입이 불가능하니 자력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이었다. 앞 이 캄캄하였다. 조금만 움직이면 적들이 우리를 발견할 테고 대기하고 있으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 초조함과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적군 근처에 반짝거리는 것이 있 음을 발견하였다. 벙커 !. 살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동료들과 신호를 맞추고 그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적들은 곧 우리를 발견하고 괴음을 뿜어내며 우리에 게 맹렬히 밀려왔다. 미친 듯이 쏴대면서 벙커로 향했다. 그때 아머게이지(총알액정게시판)는 150발을 가리켰다. 오늘 새벽 프로토스 질럿 군대의 침공으로 아군기지가 피해를 입는 바람 에 애머는 평상시의 3분의1 밖에 안되는 양을 지급 받았고 스 팀팩은 아예 지급받지 못하였다. 가우스(총)를 자동모드에서 점사 모드로 전환하고 벙커가 있는 쪽으로 달리면서 응사 하 였다. 밀려오는 저글링, 벙커 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었 다.50m.30m 20m...... 아머게이지 50,40,30.20.너무도 숨막히는 상황이었다. 만약 우리가 10초만 더 늦었더라면 벌써 찢어진 고기 조각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다행히 벙커에는 비상용 아 머가 있었다. 자동모드로 총을 전환하고 벙커 지붕으로 밀려드 는 저글링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날카로운 적들의 앞 발톱이 300mm 두께의 벙커 강판을 긁어대는 소리와 .쓰러지 며 내는 비명, 공격할 때 내뿜는 광란의 괴성은 가우스의 총성 과 뒤 썪여 우리를 완전히 압도하였다. 그러기를 한시간 벙커 안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폭발하려는 것이다. 벙커가 달아올라 강화 전투복안이 땀으로 가득 찼다. 이제 남은 총알 도 얼마 없다. 겁에 질린 내 눈빛이 벙커틈으로 저글링의 야욕 에 찬 눈빛과 마주 쳤을때 싸울 의지조차 빼았겨 버렸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었다. "죽음의 공포란" 그 자체보다 기다림이다 라고들 한다. 수많은 상상 때문이다. 어릴적 칼에 배였을 때 아픔, academy(사관학교)에서 훈련중에 입은 총상 의 통증, 부비트랩에 걸려 입은 상처, 죽어갔던 동료들의 고 통스러운 비명,, 이 모든 것들이 조금 있으면 내게 벌어질 일 들이다. 오히려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 다. 아무리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호소해도 적들은 내 숨이 끊 길 때 까지 날 계속 찢어 나갈 것이다. 내 머리가 살아있는 동 안 찢겨진 내몸과 고통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마지막 애머 한발을 나를 위해 남겨뒀다. 안락한 마지막을 위해서,,,,,,,,,,,,,,, 죽음을 기다리며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애 머게이지에 0이라는 숫자를 확인하고 마지막 한발을 장전한 뒤 내 머리에 겨누었다. 벙커가 터지는 즉시 난 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바로 그때 ! 끊임없이 총알을 날린 덕분일까? 동료들 의 애머게이지가 천천히 줄어들었고 적들의 긁어대는 소리 또한 함께 줄어들었다. 벙커 안은 서서히 식어갔고 ,그리고는 고요만이 남았다..............곧이어 "이제 나와"라는 메시지가 나의 전투헬멧 내장스피커로 들려 왔다. 낯익은 목소리였다. 재빠르게 벙커를 벗어났다. 오! 마크, 나의 친구, 그는 SCV조종사다 광물을 채취하던 중 공격받는 우릴보고 저글링 사이를 뚫고 벙커를 고쳐준 것이다. 낮에 있었던 악몽과도 같은 전투를 회상하면서 나는 배럭을 빠져 나왔다. 마크를 만나 한잔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GoGo Bar" 기지내부 써플라이에 설치된 유일한 위락시설이 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테이블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찬 사람들, 그리고.200년전 지구에서 유행했다던 호세비우스라 는 가수의 I know what life means.라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전형적인 Alcoholic Bar의 모습이다. "마크 고마워, 하마터면 골로 갈 뻔했어 아까는 내가 정신이 없어서 고맙다는 말도 못 하고.. " 마크가 있는 테이블에 앉으며 던진 말이다. "어이, 머 린 아저씨 아냐? 이제 살았나 보구만? 고맙다는 농담도 다하고 말이야 하하 ." 마크는 정말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다. 나는 마크의 이런 면이 정말 부럽다."아니 이 친구야 농담이라 니? 정말 고마워 "잠시 마크의 눈을 응시하며 나의 진심을 표 현하였다.마크도 더 이상은 농담을 하지 않았다. 나의 진지함 을 깨고 싶지 않아서 일 것이다. "뭐 좀 마셔야지?오늘은 내가 살게, 뭐 마실래?"고마움을 몇 잔의 illusionary Beverage(환각 음료)로 대신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라도 고마움을 표 시하고 싶었다."좋아 그럼 한번 뜯어먹어 볼까? illusion 두 잔 하고 Mars Worm Fried(화성에서 사는 뱀과 유사한 벌레 튀 김)하나" 테이블에 부착된 order pad에 품목을 입력하고 내 ID 를 입력하였다.( 내 credit에서 지불되게 하기 위해서다.) 써빙 로봇이 주문한 것을 바로 가져왔다."마크 건배할까? SCV조종 사 마크의 진급을 위해서" 마크의 꿈은 레이스 조종사이다."하 하 고맙군, 그러면 나두 너를 위해 건배하지 해리의 사랑을 위해서 "나의 이름은 해리슨, 해리슨 마틴이다. 해리는 나의 애칭이다. 마크에게 앨렌에 대해 얘기 한 적이 있다. 앨렌은 메딕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laxmor 사단과 연합작전을 할 때였다. 적 프로토스 군과 교전 중에 드래군 1부대로부터 나를 구해준 여인이다."마크 또 놀리는 구만, 짖꿎기는.........."정 말이다. 오늘은 그녀가 너무 보고 싶은 날이다. 영원히 그녀를 보지 못할뻔 해서 일까? 정말 보고 싶다.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나를 구해주고 난 뒤 두달째 되는 날이었다. 기지내부에 프로토스군의 프로브가 폰톤캐논을 은밀 히 건설할 것이라는 스캔센터의 첩보가 있어서 기지내부의 순 찰임무를 부여받았다. 앨렌도 지원명령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 었다. 앨렌은 그때까지 지난번 자신이 구해준 사람이 나인지조 차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알았다 할지라도 머린이 자 신을 기억할 것이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묵묵히 내 뒤를 따랐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가끔 씩 뒤를 경계하는 척 하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 였다. 잠깐 잠깐 훔쳐보는 얼굴이지만 횟수가 더할수록 그녀의 얼굴은 더욱 뚜렷이 내 기억속에 자리잡았다. 놀란 듯 커다란 눈과 우주의 암흑을 닮은 새카만 눈동자, 그리고 눈 사이에서 아담한 뿌리를 이루며 동그란 코 끝을 향해 직선인든 곡선인 듯 시원하게 내리뻗은 코,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체리베리 같은 입술..헬멧안으로 엿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그녀의 얼굴이 었다. 임무는 까맣게 잊고 그녀의 머리카락 색을 상상하고 있 었다. '갈색? 검정색? 아니야 금발일지도..' 행복한 상상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머린! 저쪽을 보세요" 3시방향 이었다 적 프로토스군 수송선으로 보이는 비행물체가 돌아가고 있었 다. 무엇인가 내린 것이다. 무엇일까? 만약 프로브라면 파일런 건설이 끝나기 전에 잡아야 했다. 그리고 다른 것이 라면 걷잡 을 수가 없었다. 기지입구를 방어하느라 아크라이트 탱크(시즈 탱크)를 비롯한 모든 병력이 배치 되어있었고, 그 병력을 움직 인다면 기지입구로 밀려드는 적군을 방어할 길이 없었기 때문 이다. 본부로 황급히 병력지원을 요청하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만약에 사태를 대비한 조치였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전기가 합선될 때 내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파일런이 완성되고 있 었다. 프로브였다! 센터의 첩보는 적중했다. 파일런의 주변에 밝게 빛나는 두 개의 빛의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했다. 빨리 잡 아야 했다. 가우스건을 빛을 향해 발사하였다. 하나는 잡았다. 다른 하나에도 사격을 가했다. 빛이 사라졌다. 그러나 내가 두 개를 없애는 동안 녀석은 또 두 군데에 이미 빛을 만들어 놓 았다. 프로브를 잡아야 했지만, 할 수 없었다. 프로브를 잡기전 에 폰톤이 생기는 것 부터 막아야 했으니까. 숨바꼭질 하듯이, 이걸 잡으면, 다른 것이 생기고, 또 그것을 잡으면 또 다른 것 이 생기고, 위급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짜증스러움이 느껴졌 다. 전투 중에 처음 느껴보는 배부른 감정이었다. 아마도 앨렌 이 뒤에서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 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나의 허 세를 부축였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인간병기 머린이 아니라 한 평범한 남자로 돌아갔었던 것이다. 내 모습이 앨렌에게 정말 한심하게 비쳐질지 모른다는 생각은 날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 다. 결국 스팀 팩을 주사했다.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지만 참아 야 했다. 우선 멋있게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미친 듯 쏘아대 고나서, 도망가는 프로브를 향해 마지막 정리탄을 발사했다. 스팀팩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피로함과 어지러움 증이 몰려왔다. "앨렌 나좀...."그리고는 쓰러져 버렸다. 앨렌은 heal 빔을 내게 방사하고 나를 일으켰다. 빔 덕분에 다시 거짓 말처럼 내 몸은 회복되었다. 앨렌이 물었다."내 이름을 불렀어 요?" '머린이 ?' 하는 표정이었다. 좀 머뭇거리다가 급하게 말 하였다 "네, 이번이 천 한번 쨉니다". 돌발적인 거짓말이었다. 남자의 허세가 발동했던 것일까?" "네?"그녀가 놀랐다. 전투복 에 쓰여있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머 린이 다른 부대 대원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좀처럼 볼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수술을 통해, 감성신경을 제거 당할 뿐 만 아니라, 용맹함만이 머린에게 이 세상 최고의 덕목이며, 그 들만이 가장 용맹하다라는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 당하기 때문 에, 연약해 빠진 타부대원들의 이름을 불러서 그들을 상대한다 는 것 자체를 자신의 용맹성을 더럽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SCV조정사를 "개미"라고 부르 는 것은 좋은 예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앨렌 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놀라움을 표현했던 것이다. 더구나 자 신의 이름을 천 번이나 불렀다고 거짓말하는 한 인간병기의 의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어떻게 ..." 앨렌은 다시 한번 놀라움을 피력했다. "저를 아시나요?"그녀가 물었다."네, 저번 laxmor사단과 연합 작전때 절 구해주셨죠. 그때 당신의 이름을 봐 뒀습니다. 그때 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깍뜻한 나의 표현에 앨런의 놀라움은 더욱 커졌고 그 놀라움은 호기심으로까지 변하는 듯 했다."아, 그때..... 그런데 제 이름을 왜 천번이나 부르셨죠?"약간은 빈정 대듯이 그녀가 물었다. 할말이 없었다."저....그건...말이죠. 연습 했습니다.....고마움을 표시하려면 당신의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 드려야 하니까 말입니다."궁색한 변명이었다. 그러나 그 궁색 함으로 나는 앨렌에게 수줍음을 타는 사람으로 인식된 듯 했 고, 그 수줍음은 곧 나의 순수함으로까지 연결된 듯 했다.약간 은 헬멧이 무거운 듯 보이는 그녀가 살금살금 내곁으로 걸어 와서 내 헬멧속 얼굴을 비롯한 내 몸 이곳저곳을 훑어보았다. 내가 뭔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그리고는 갑자기 그 녀의 머리를 세차게 나의 헬멧에 들이박았다. 어지러웠다. 약 간의 통증도 따랐다. 그녀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종잡지 못 했다. 이윽고"음, 정상적인 머린이 아니군, 좋아요, 앞으로도 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권리를 드리죠. 해리슨."그리고 앨렌 은 그 큰 눈을 반쯤감은 채 미소를 보내주었다. 나에게, 바로 나에게 말이다. 더구나 이름까지....그제서야 그녀가 왜 그런 행 동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만약 내가 정말 평범한 머린이라면 난 그녀를 때려눕혔을 것이고, 이 세상에 그런 폭력덩어리를 가까이하고 싶은 여자는 하나도 없을 테니까. 나는 앨런의 시 험에 통과했다. 우리는 한동안 함께 웃었다. 오랜만에 느껴지 는 따뜻한 분위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수줍어하는 머린이 우스꽝스러웠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쟁의 엄혹한 틈바 구니에서 이렇게 라도 서로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 했다. 뒤늦게 출동한 지원부대에게 파일런을 맡기고, 우리는 배럭으로 향했다.숙소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우리는 함께 있었다. 그 후에도 우리는 자주 만났다. 순찰할 때, 정찰할 때, 막사 근무 설 때 그리고 꿈속에서도...그녀는 지금 확장기지 건 설을 방어하기 위해 출동한 상태이다. "이봐! 해리슨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거야." 그제서 야 내가 마크와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미안해, 잠시 생 각할 께 있어서. 그런데 마크 피해복구는 잘되고 있어?"아침에 입은 피해에 대해서 물었다."글쎄 말도 말게, 민간인들을 모두 징집해서 SCV에 태울 모양인가봐. 피해 복구뿐만 아니라 스타 포트를 내일 안으로 5개나 건설하라는 지시야."자원이 있어야 짓던지 말던지 하지. 어쨋든 지시사항이니 따를 수 밖에...그런 데 해리 혹시 소문 못들었나? 저그족이 말이야 laxmor사단을 완전히 박살을 냈다는 군 그래서 내일이나 모레, 우리기지로 이전 온다는 구만." 큰일이다. 만약 laxmor사단이 깨졌다면, 근 처에서 확장기지를 방어중인 엘렌도 위험한 상황이다."마크 그 얘기 확실한 거야."따지듯이 그에게 물었다."아니, 그냥.... 소문 인데, 확실할지 아닐지는 아직은 모르지, 그런데 왜 그래 해 리?"자기가 큰 실수라도 했냐는 듯이 물었다."마크, 앨렌이 그 근처에 있네." 마크는 그제서야 알아차린 듯 날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별일 없을테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마크의 위로 를 끝으로 우리는 헤어졌다. 앨렌....나의 사랑 앨렌............. 제2장 나의 사랑 엘렌 -LAXMOR 사단의 이전- "해리! 도와줘요. 해리! 제발" 엘렌이 쫓기고 있다. 엘렌의 다급한 목소리가 내 헬멧안을 가득 메웠다. "엘렌!엘렌!" 나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그녀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더이상 스팀팩도 말을 듣지 않는다. 제발, 제발...아무리 달려가 도 그녀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엘렌! 엘렌! 가지마! 엘렌!!" 그때 고압의 전기장이 갑자기 내몸에 흘러 들어옴을 느꼈다. 주변이 점점 어두워 지고 엘렌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감을 느꼈다. 이제는 어떤 빛도 어떤 소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고요함과 암흑이 점차 귀속으로 빨려오는 윙윙 소리와 번쩍이 는 불빛으로 바뀌어 나갔다. 눈을 떴다. 취침 캡슐 안이다. 숙 면보호 시스템 뇌파측정기가 내 불안정한 뇌파를 감지하고 가벼운 전기충격으로 날 깨운 것이다. 어쨌든 다행스러운 일이 다. 악몽일 뿐이었니까. 동료들의 모습이 캡슐에 굴절되었다. 평화로운 모습이다. 어떤 죽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내 캡슐 바로 옆에 있는 녀석은 밥이다. 무뚝뚝하긴 하지만, 동료 들 중에서 나와 비교적 대화가 많은 친구이다. 주로 전투에서 자기의 모습이 어땠냐, 자기가 적을 가장 많이 죽인게 아니냐 , 히드라 리스크의 키가 자기에 비해서 얼마나 크냐는 둥, 지 극히 머린다운 질문이지만, 성의껏 그에게 대답해 주곤 했다. 아무도 그의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서이기도 했 지만, 그의 순수함이 마음에 끌려서이기도 했다. 그 옆에는 찰 리, 맥스, 마지막은 톰슨. 찰리와 맥스는 말이 없다. 항상 가우 스(총)를 손질할 뿐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톰슨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내가 엘렌과 함께 있을 땐 꼭 한마디씩 던지곤 했다."야 샌님, 오늘도 머린의 자존심을 헐값에 팔고 있구만. 난 말야 너 같은 녀석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녀석의 독설이 아무리 거칠어도, 난 어떠한 분노도 느 끼질 못했다. 녀석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보지도 느 끼지도 못한 채, 내일, 아니 오늘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마 지막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는 전쟁의 노예이기 때문 이다. 캡슐이 열리고 있다. 또 다시 우리 머린의 하루가 시작 된 것이다. 기지입구 방어임무를 부여받았다. 출동이 없을 때에는 항상 주어지는 우리의 임무이다. 기지 안쪽에서는 마크의 말처럼 스 타포트와 앞으로 충원될 조종사들의 생필품 보급을 위한 supply건설이 진행 중이었다. 숨 돌릴 틈조차 없이 번쩍거리는 SCV들의 핵융합절단기는 전세가 얼마나 긴박한가를 보여 주 고 있었다. 작업은 3시간째 계속되었다. 마크의 SCV도 가끔씩 눈에 띄곤 했다. 그는 미네랄을 센터에 운반하느라 여념이 없 었다. 스타포트를 다섯개나 건설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엘렌의 좋지 않은 상황 때문인지 더욱 신경이 쓰였다. 불안한 나의 심기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SCV만큼이나 바 쁘게 만들고 있을 때, 갑자기 헬멧 안에서 경고램프가 깜빡거 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일까? 나의 궁금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군 수송선 5대가 기지 상공 9시 방향에 나타났다. 어떤 것은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날고 있었다. 미네랄을 채취하던 SCV 몇 대가 재빠르게 이동했다. 불타는 수송선을 빨리 정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곧이어 요란한 굉음과 함께 흙먼지를 일으키 면서 기지에 착륙했다. 예상대로 SCV들이 손상된 부분을 고치 기 위해 달려들었고, 해치가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 다. SCV, 머린 그리고 메딕.. 혹시나 엘렌이 있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헬멧의 시야모드를 줌 모드로 전환하고, 가슴을 조 이며 그녀를 찾아보았다. 시선을 옮길 때마다, 사람들의 모습 이 비쳐졌다. 전투복은 여기저기 찢겨져 있었고, 헬멧은 군데 군데 깨져 있었다. 온몸이 저그족의 피로 보이는 초록색물질로 범벅이 된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의 처절한 모습이 비쳐질 때 마다 나는 더욱 더 애타게 그녀를 찾으려 했다..... 엘렌은 보이지 않았다. 억제할 수 없는 실망감과 허탈함이 몰려 왔다. 내가 그녀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욱 날 괴롭게 했다. 엘렌에 대한 안타까움을 채 정리하기도 전 에 다시 경고램프가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거대한 그 림자가 기지에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 그림자가 내 몸 전체 를 덮었을 때 나는 그 물체가 아까 착륙한 사람들의 기지에 있었던COMMAND CENTER 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CENTER가 서서히 착륙하면서 사단마크가 선명히 드러났 다."LAX" 소문은 사실이었다. LAXMOR 사단이 치명적인 공 격을 받은 것이다. 막대한 피해를 입고 가까스로 우리 기지로 이전해 온 것이다. 도대체 이 막강한 사단이 어떻게 이 지경이 된 것일까? -인해전술- LAXMOR사단의 이전이 어느 정도 수습이 되고, 우리 사단 의 스타포트 건설도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우리에게 새로 운 임무가 주어졌다. LAX사단의 병력들과 함께 기지입구 방 어진지의 이전작업을 수행하라는 것이다. 두 사단이 몰려있기 에는 우리 기지의 조건이, 면적으로나 자원 매장량으로나 부족 한 면이 많다 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3대의 SCV차량과 2명의 메딕, 5명의 머린을 지원받았다. 우리 병력은 머린20명 메딕 7명 SCV차량 4대였다. LAX 병력들은 여전히 지쳐 보였 다. 어제의 기억들이 그들을 더 지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기지 앞이긴 하지만 짙게 깔린 워포그의 어둠은 여전히 우리 를 긴장시켰다. 한발 한발 신중한 발걸음과 함께 예민한 시신 경이 발동하였다. 가끔씩 불쑥 불쑥 나타나는 동물들의 모습에 놀라긴 했지만, 다행히 목표지점까지 아무런 충돌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SCV들의 부지런한 몸놀림이 시작되었 다. 우리는 그들의 작업을 보위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 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갑자기 한 'LAX' 메딕 요원이 입을 열었다."기지를 뒤덮었습니다."그녀는 약간 넋이 나간 상태에서 말을 이었다."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히드라 리스크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우리 부대의 그 용맹한 아크라이트 전차(시 즈탱크)들이 하나 둘씩 무너져 나갈 때..."그녀의 말이 너무도 비장해서 아무도 말을 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말은 계속되었 다."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죽여도 죽여 도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들의 모습은 마치 성난 파도와도 같 았습니다. 미친 듯이 갈겨대는 아군의 총탄세례에도 늘어나는 것은 적들의 숫자와 아군의 시체 뿐이었습니다. 이런 장난감들 을 지어봤댔자, 그들에게는 별 두려움을 주지 못 할 겁니다." 아무도 말이 없었다."당신부대 근처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확 장 기지 상황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까?"다급한 마음에 던진 질문이었다."다행히 그 쪽 지역은 아직 적에게 노출되지는 않 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고맙습니다."그녀의 말을 더 이 상 듣고 싶지 않았다. 엘렌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 위에 그 어떤 불길한 상상도 덧붙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엘렌에 대한 기분 나쁜 상상을 억지로 잠재우며, 불안감을 추스리고 있을 때, 기지입구에 있던 벙커의 병력과 전차들이 우리쪽으로 이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쪽 SCV들의 작업 이 끝난 것이다. 벙커 셋, 터렛미사일 타워 넷. 이동한 병력들 은 벙커에 하나둘씩 들어가기 시작했고, 요란한 굉음소리와 함 께 아크라이트 전차8대가 벙커 뒤에서 시즈 모드로 전환되었 다. 어제만 해도 참으로 든든해 보였을 방어진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 느껴지질 않는다. - 위기 - 다시 아침이 되었다. 여느 때와 같이 기지입구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다. 건설된 스타포트 위에는 레이스 요격기와 수송선 이 꽤 많이 떠 있었다. 밤새 쉬지 않고 생산해낸 듯 했다. 불 쌍한 마크, 밤새도록 미네랄을 퍼 날랐을 것이다. 어제처럼 사 람들을 내려놓는 수송선들도 눈에 띄었다. 깔끔한 제복과 빛나 는 계급장, 그리고 어깨에 부착된 날개 마크. 내려진 사람들의 신분이 파일럿 장교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그 들이 새로 만들어진 레이스 요격기와 수송선의 새 주인인 듯 했다. 조종사들은 센터 안으로 하나 둘씩 사라져 갔다. 뭔가 새로운 작전을 구상중인 것이 틀림없었다. "해리, 저 녀석들 저렇게 허약하게 생겨 가지고, 잘 싸울 수 있을까?"같이 근무를 서고 있는 밥이 입을 열었다"글쎄...모르 긴해도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면, 쟤네들 백 명이 덤벼도 자네 하나를 못 당할걸?" 밥은 우쭐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하하, 역시 해리는 사람 기분 띄우는 데는 소질이 있다니까. 안그래 챨리?" 챨리는 역시 말이 없다.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을 뿐 이다. "너는 사람 기분 깨는 데는 해리만큼 소질이 있구나."밥 의 재치 있는 논평이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동료들끼리의 한가 로운 대화였다.밥이 이런 저런 자랑을 또 늘어놓을 무렵.."펑" 소리와 함께 한줄기 섬광이 우리 진지 써플라이 방어막을 때 렸다. 어김없이 반짝거리는 경고램프와 함께 본부의 명령이 스 캐너 화면에 나타났다. "프로토스군 침투, 질럿, 드래군, 부대 로 추정, 저지요망." 드래군 부대의 위력적인 페이즈탄 엄호를 받으며, 질럿부대 가 새카맣게 밀려오고 있었다. 엄청난 폭발소리와 함께 아군 전차부대가 포 방열을 시작했고, 이미 벙커에서도 사격이 시작 되었다. SCV차량도 기지로부터 급하게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 었다."드르르르 드르르르 쾅, 쾅, 쾅"아군 전차 8대가 퍼부어대 는 가공할 포탄 세례와 세 개의 벙커에서 토해내는 가우스건 의 맹렬한 사격으로, 적군이 괴음과 함께 하나 둘씩 연기를 내 뿜으며 쓰러져 갔다. 포 방열과 사격이 계속 되었고, 질럿 부 대의 벙커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전 지상병력(파이어뱃,머린 , 그리고 메딕)의 벙커앞 전진 배치 명령이 내려졌다. 적들이 무 서운 속도로 새카맣게 밀려들기 시작했다. 써플라이 방어막 틈 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질럿들을 향해, 아군 파이어뱃의 이글거 리는 화염이 사방에서 방사되었고, 가우스건의 사격도 이에 뒤 질세라 더욱 맹렬해졌다. 그러나, 방어막이 깨지고 일시에 적들이 쏟아져 들어온다면 막을길이 없었다. 이러한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듯 드래군 부대 의 페이즈탄이 방어막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SCV들이 움직였 다. 방어막을 고치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그들의 빠른 움직임 도 비처럼 쏟아지는 페이즈탄 공격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전차부대의 지속적인 화력지원에도 불구하고 방어막은 하나 둘씩 깨져나갔고, 그때마다 진지로 밀려드는 질럿의 숫자는 불 어나기만 했다. 사방에서 질럿의 시퍼런 사이언검의 번뜩임과, 파이어뱃의 불기둥의 대결이 벌어졌고, 적들의 괴상한 비명소 리와 아군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군전차부대의 포격은 기지 안으로 진입한 질럿에게는 이미 소용이 없었고, 무리하게 시도한 전차에 포격에 의해 오히려 아군 희생자가 늘어날 뿐이었다. 적들은 강해졌다. 며칠 전 보았던 그들의 모 습이 아니었다. 현란하리 만큼 빨라진 그들의 주행속도와 위력 적으로 길어진 드래군의 페이즈탄 사정거리, 더욱 놀라운 것은 적들의 숫자였다. 적들의 시체가 이미 진지앞을 발 디딜틈 없 이 뒤덮고 있었지만. 밀려오는 적들의 규모는 점점 커지기만 했다. 방어막은 깨어진지 오래였고, 벙커에 질럿 부대의 칼질과 드 래군의 페이즈탄 공격이 시작되었다. 벙커를 둘러싼 SCV들의 헌신적 노력에도 힘없이 벙커는 깨져 나갔고, 그때 마다 노출 된 머린과 파이어뱃의 몸이 잘려나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처절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벙커 접수를 가장 먼저 끝낸 질럿부대가 우리 소대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31번째 탄창을 갈아끼우고 세 시간째 당겨온 방아쇠를 다시 당기기 시작했다. 달려오는 적들과의 거 리를 조금이라도 벌리기 위해서, 우리는 뒤로 물러서며 사격했 다. 그러나, 현란한 적들의 발놀림은 거리를 용납하지 않았다. 높이 4m나 되는 적들의 그림자가 우리 발등을 덮었을 때, 마 지막 남은 스팀팩을 주사했다. 미친 듯이 빨라진 손가락의 움 직임과 발놀림이 적들의 그림자를 발등바깥으로 밀어냈고, 적 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때 미처 잡지 못한 적군하나가 나 에게 달라 붙었다. 큰 키만큼이나 거센 손놀림으로 나의 전투 복을 뚫기 시작했고, 동료들은 녀석에게 집중사격을 가했지만, 내 살가죽을 찟고 들어오는 사이언검의 차가운 느낌은 막지 못했다."으아악"참을 수 없는 고통이 나의 모든 신경을 장악했 다.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내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고, 내 전투복 밖으로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려 전투화를 덮었다. 드드 득 소리와 함께 내 갈비뼈가 잘려 나가며, 몸이 심하게 흔들렸 다. 뒤에서 힐빔을 방사하는 메딕의 치료덕분에 고통은 더욱 커졌다. 그녀의 치료가 잘려진 갈비뼈를 다시 만들어 놓을 때 마다, 사이언검은 다시 그것을 잘라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비명과 동료들의 가우스의 총성은 계속되었다. 고통에 몸부림 치다가 내 시선이 녀석의 얼굴에 머물렀다. 낯선 외계인의 모 습이었다. 녀석의 눈에는 아무런 적개심도 찾을 수 없었다. 하 지만, 그는 지금 날 죽이려 하고 있다. 그리고 녀석도 죽어가 고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곧 있을 이별이 아쉬운 듯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의 검과 나의 가우스가 우리의 이별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녀석의 눈빛이 점점 어두어져 갔고, 나의 고통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녀석은 떠났다. 그가 떠나지 않았다면, 내가 떠났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있을 수 없는 운명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 로가 언제부터, 왜, 적인지는 모른다. 다만 아는 것은 우리가 서로 적이 라는 사실뿐이었다.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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