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고민게시판에서 베스트로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요.
어제도 어떤 분께서 자살 암시글을 올렸었고, 방금 전에 괜찮다는 답글이 올라온 걸 봤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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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꽃
순수하고 여린 영혼을 가진 너는
세상의 모든 손이 손가락질한 탓에
그 빛도 숨도 잃어버린 채
어두컴컴한 천장만 바라보게 되었네
화가 난 너는
네 상처의 파편으로 주변을 겨누었지만
세상은 너의 분노에도 아랑곳없이 비웃어
어느새 주변을 향하던 그 날카로움이
네 가슴을 겨누고 있었어
차마 산다고도
죽었다고도 말할 수 없는 시간들
하지만 너는 다행히도 죽지 않았구나
모르고 있었겠지만
너는 스스로를 잃지 못해 지켰던 거야
이제, 불면의 밤은 가고
평온히 동이 트는 새벽에
찢어진 마음 다시 주워다 붙여줄
사랑하는 이 어깨에 기대 울 시간
가슴으로부터 자라나는 새싹들이
열병을 앓던 네 살을 비집고 나와
붉은 꽃으로 피어날 시간
고마워
죽지 않고 살아줘서
2017.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