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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불
게시물ID : humorbest_277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28
조회수 : 2066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5/23 10:28: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5/19 20:03:44
얼마 전 제 자취방의 세탁기는 작아서 이불을 빨기에 역부족인지라

집에 덮고 자던 이불을 놓고, 다른 이불을 잠깐 바꿨다가

원래 덮던 이불을 가지러 갔습니다.

그리고 이불 빨아둔 거 달라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당신이 덮고 지냈는데, 괜찮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제 이불을 아버지가 덮고 있었다는 걸 혹 싫어하지나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말투였습니다.

하지만 전 아버지가 덮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만 들어서, 괜찮다고 하고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불에서 아버지의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자취방에서 지내느라 집에 잘 가지 않는데, 이불에서나마 아버지의 냄새가 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일부러 킁킁거리며 이불에 얼굴을 묻기도 했고, 왠지 잠도 더 푹 잘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 이불을 주지 않으려던 이유가

잘 찾아오지 않는 아들의 냄새를 이불에서 나마 느끼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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