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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청계광장
게시물ID : sewol_277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7
조회수 : 79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5/11 13: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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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에도 갔고 이번 주에도 갔어요. 안산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시간이 안 돼서..

감신대 학생들 나와서 "촛불을 넘어야 한다"라는 발언도 했고, 오유에서도 집회 나가봤자 얌전하게 촛불 들고 우리끼리 외치고 조용히 해산하면 그 뒤에 뭐가 바뀌냐고 하시는 글도 본 것 같은데요. 

사실 저도 그런 회의나 실망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집회 나가면 조금이나마 제가 바뀝니다. 
키보드 앞에 놓고 화면이나 보고 있을 때보다는 무기력감이 덜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데서 받는 위안도 굉장히 큽니다.

특히 이번엔 사안이 사안이라서 그런지, 아가들 데리고 가족 단위로 오시는 분들도 많고 연세 드신 어르신들도 많아서, 특정 계층이나 특정 세대에 대한 저 자신의 편견을 깨뜨릴 수 있어서 그게 가장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자식도 키워보셨고 또 손주도 키워보셨고, 험한 세월도 직접 겪어보셨고, 그래서 이제 내 자식 내 손자손녀들은 그런 모진 세상 안 겪어도 되고 나보다는 좀 편하게 잘 살려니 희망을 가지셨는데 그게 깨지니까, 젊은 사람들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크고 깊게 분노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제 앞에 앉아서 단원고 희생자 학생이 부른 노래를 들으며 우시던 아저씨 이번 주에 또 오셨고,
지난 주에 가두행진할 때 손피켓 흔들며 목청이 터져라 구호 외치던 젊은 청년도 또 뵈었고 (이분 오유 하시는 것 같던데 여쭤보진 못했어요)
가두행진 따라가면서 옆에서 "아빠 사퇴가 뭐야?"하고 물어보던 귀여운 꼬맹이도 있었고. 
꼬맹이들까지 시위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더 좋은 세상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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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 으리의 학생들 발언 (얼굴 나오지 않게 일부러 화면은 안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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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다리다가 시위대 지나가는 거 보고 무심한 듯 시크하게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박근혜는 사퇴하라" 같이 외쳐주신 예쁜 아가씨랑, 명동성당 가는 길에 시위대 보고 옆에서 진지하게 박수 쳐 주신 아저씨 감사해요.

17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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