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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어린시절 읽어봤을' 어린왕자 part2
게시물ID : phil_2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쓴는이
추천 : 2
조회수 : 4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2/04 13:06:56
오늘도 날이 밝았다. 사실 여기는 날이 밝거나 지는 일은 거의 없다. 평상시가 날이 밝고 지는 날이 있다면 나와 꽃 중에 서로를 크게 실망시켰을 때이다. 나는 최근에 선물 받은 양을 길들이고 있다. 이 양이 지금 내게 또다른 행복을 주고 있고, 나 역시 그 양에게 또다른 행복이 되고 있다는걸 서로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오늘 양이 하마터면 내 꽃을 먹어버릴뻔 했다. 그래서 저번에 아저씨가 준 입 마개를 양에게 해주었다. 양이 불편한 듯 보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꽃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테다.

주위에 이렇게 골라야 하는 것이 많다. 특히 어른은 그 선택을 무지 중요하게 여긴다. 내가 여기서 바라볼 때는 그 선택에 자신의 몸무게를 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행성을 거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자신의 꽃까지 거는 사람도 봤다.(세상에!) 그래서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양을 데리고 꽃에게 가서 얘기를 해보았다.

'꽃아, 왜 어른들은 저울도깨비와 친하게 지낼까?'

꽃은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건, 네가 어리기 때문이란다.'

'그럼 나도 크면 저 도깨비랑 친하게 지내야해?'

'너는 그와 친하지않아. 근데'

'근데?'
 
'어른이 저울도깨비인거야'

'나는 어른들이 이해가지 않아. 특히 나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왜냐하면 내게는 양도, 너도, 행성도 있는데 왜 내게 그와 같은 친구가 필요하지?'

'나는 알 수 있어, 너는 그와 친하고 싶지않아. 이렇게 아는 나도 종종 내가 꽃피우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단다.'

'무슨소리야! 넌 이미 내게 향기를 주고 모습까지 이쁜 나만의 꽃이라구, 근데 네가 새싹으로 돌아간다든지, 씨앗이 된다든지는 내게 믿을 수 없는 일이야!'

'나는 사실 꽃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나는 더 큰 나무였을 수도 있고, 어쩌면 너같은 왕자였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저 양을 잡아 먹는 괴물이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지금 꽃이야. 분명하지만. 나는 꽃피우기 이전에 내가 더욱 아름다웠다고 생각이 들때가 종종있어.'

'그건 네가 어른이라서 그런거야? 그럼 나는? 나는 어때?'

'난 어른이 아니고 꽃이야. 그 사실은 내게 이미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사실이지. 너는 지금 나처럼 꽃이야. 그 사실도 역시 내게 기쁨이지. 하지만...'

'하지만 뭐?'

'내가 바라는 건 네가 꽃이길 바란다는 거야. 주위에서 네게 아무리 꼬맹이 씨앗이라고 놀려도, 넌 멋있는 꽃이지. 그걸 알고 네가 계속 꽃이였으면 하는게 내 바람이야.'

'난 장담할 수 있어. 네 앞에서 맹세하겠어. 난 평생 꽃이야. 너, 양, 그리고 이 행성에게 영원히.'

'고마워. 하지만 네가 조금의 시간이 지난걸 허락할 떄 쯤에는 너는 이 능력을 잃어버릴꺼야. 이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중독과 같은거야. 잃어버릴 수록 너는 힘이 더 세진다고 생각하게 되고, 너는 더욱 멋있어 진다고 생각하겠지. 어쩌면 손도 더욱 많아질꺼야. 그 때 쯤엔 네 곁엔 당연하다는 듯이 저울도깨비가 같이 있을꺼야.'

나는 꽃이 말을 할 때마다 서운함과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의 불쌍함을 느꼈다. 나는 꽃을 풀어주려고 얘기를 꺼냈다.

'꽃아. 그거 알아? 난 이 세상에 태어난 것들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란 걸 알아. 마치 내가 네게 물을 주는 일을 사랑하고, 내 양을 길들이는 일을 사랑하고, 이 행성과 좀 더 같이 있으려는 것을 사랑하는 거지. 근데 이럴때 문득 드는 생각은 내 주위에 이미 풍요로운 너희들이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기 저 멀리있는 행성관리자가 자신의 일에 치이는 것을 사랑한다거나, 주정뱅이가 오늘 다시 술고래가 되는 것도 사랑하고, 또는 저울도깨비 마저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 이유는 네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의 사랑 반만큼이라도 돌려받고 살았으면해. 행성관리자가 행성에 대한 사랑을 베품만큼, 주정뱅이가 술에 베품만큼, 저울도깨비가 저울을 쓴 만큼.'

'마지막으로 네가 알아야 할 것은 네 주위 모든 것은 서로 길이 들이기 위해 있다는 거야. 근데, 서로 충분한 의사소통이 없어서, 그 길들임이 한쪽으로 치우쳐 진다는 거지. 예를들어서 누구에게 이 행성에 편하게 살라고 집을 한 채 지었다고 해보자.'

'난 이미 이 행성에 살고 있기때문에 집과는 아직 친해질 준비가 안되있어.'

'알아. 그게 너라면 너는 집과 충분한 대화를 할꺼야. 어떻게 서로가 길이 들지. 어떻게 서로를 더 사랑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말이야. 하지만 그 누군가는 그렇지 않지. 보통 두가지 경우야. 하나는 집을 지배하는 거야. 그럼 그는 집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울도깨비와 더 친하게 지내겠지. 반대로 집이 그를 구속하는거야. 그는 그 집에 갇혀서 살아가게 되겠지.'

'아!'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그리고 당장 양에게도 이야기하고 행성에게도 이야기 했고, 동시에 이 일기장에 이 모든 내용을 쓰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쓴다면 어른의 나는 이해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래서 난 이렇게 일기라는 단서만을 남기기로 했다.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못 알아볼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난 내 양에게도 행성에게도 이야기를 해놨기 때문에 그들이 날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저기 저 행성에 날이 저물고 있어!'

꽃이 말했다.

나는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 

 

                                                         - 어린왕자 Part 2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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