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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웃고 있던 상주(브금유)
게시물ID : lovestory_42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후에는
추천 : 6
조회수 : 21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17 04:10:4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1331 *먼지 이 글이 좋은글에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운이 남는 내용이라 이곳에 적긴 하지만요. *글은 1인칭으로 적겠으며, 나오는 인물은 모두 가명. 늦은 밤 폰이 울리기에 받았다. 어렸을 적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였는데 격앙된 목소리 속으로 떨리고 있었다. "야 소진이 아버지 돌아가셨대" 그 짧은 문장이 메아리 치듯 귓가를 멤돌았다. 전혀 믿기지 않는 말이었지만 이런류의 장난을 칠 정도로 생각없이 지내는 친구도 아니었기에 재차 물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돌아가시다니..?" "아까전에 나도 연락받았는데 7시쯤에 교통사고 나서 수술받으셨다는데 결국 돌아가셨대" 잠은 이미 달아난지 오래됐고, 옷매무새 갖출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눈에 보이는 외출복 아무거나 걸쳐 입고 부모님께 간략히 말씀드리고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소진이는 전화가 되지 않아서 모든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들 소식을 들었는지 서두르는 모습들이었고, 다들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다같이 모여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도착한 장례식장. 어수선한 분위기 속으로 소진이가 웃고 있었다. 어머니는 오열하시다가 응급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계셨고, 외동딸이었던 소진이가 홀로 남아 상복을 입고 웃고 있었다. 처음엔 이성을 잃은게 아닌가 생각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웃고 있다니..... 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았던 소진이를 위해 모든 친구들이 합심하여 장례가 끝나는 날까지 함께 하기로 하고 다른 잡일들을 도맡아서 처리했다. 장례가 진행되는 3일동안 소진이는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웃었다. 소리내어 웃진 않았지만 마치 평상시 모여서 놀 때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에게 먼저 농담을 건낼 정도였다. 모두들 상식 밖에 일에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도 몰랐다. 그 흔한 위로도 전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3일이 지나고 소진이 아버지는 화장터로 향하게 되었다. 계속 장례절차를 도왔던 친구들, 중간에 일이 있어 빠졌던 친구들 모두 화장터까지 함께했다. 화장이 진행되고 시간이 흘러 작은 상자 속에 담긴 아버지를 보며 그제서야 소진이는 울기 시작했다. 한이 맺힌 절규에 가까울 정도의 울음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서도 친구들 뿐만 아니라 나도 같이 슬퍼지기 보단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이제서야 소진이가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해서 그런것이라 여겼다. 아버지의 고운 뼈가 흩날리고 모든게 끝났을 때. 친구들과 나는 울고 있는 소진이 곁에서 위로해 줄 수 있었다. 평소에 괄괄하던 민정이가 울음 가득 섞인 목소리로 소진이에게 물었다. "이 가시나 장례식장에선 그렇게 웃더니 왜 갑자기 지랄인데...." 이후 소진이가 한 말이 가슴 한가운데를 쓸고 지나갔다. "아빠가 나 우는거 보기 싫대서.. 웃는거만 보고 가고 싶대서..." 그랬었다. 소진이 아버지는 수술 후 잠시 의식이 살았을 때 소진이에게 유언을 남기셨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딸이 웃는 모습을 보고 떠나야 마음이 편할거 같다는 유언이었다. 소진이는 이를 악물고 장례식장에서의 3일을 그렇게 웃었던 것이다. 필사적으로..... 그리고 화장되어 아버지가 정녕 떠났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동안 억눌렀던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왔으리라.................... ------------------------------------------------------------ 이 이야기는 저와 친한 형의 실화입니다. 재주는 없지만 그냥 적기보단 이야기 형태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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