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주변에 글쓰는 걸로 먹고사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작가가 대체 얼마를 벌고 어떻게 버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더군요.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있는데 상황이 이러니 난감하더라고요. 주변에서는 다 글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만 하고.
그래서 그런 책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다가 마침 이 책이 새로 나왔길래 사서 읽어봤는데 꽤 괜찮았어요. 특히 작가가 괜히 애매하게 말하거나 돌려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나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얼마의 인세를 받았고, 어떤 책이 영화화가 돼서 얼마를 받았으며...' 하면서 말하는 게 좋았네요.
이 책에서 작가가 하는 말들 중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는 두 가지에요.
1. 계속 써라. 글을 쓰는 사람은 많아도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작가의 수지, 191~192 참고)
2. 마이너 취향에 맞춰라. 앞으로는 밀리언셀러가 점점 나오지 않을 것이다.(작가의 수지, 173~178 참고)
그리고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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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담당 편집자 가운데 한 사람은 "증쇄는 돈을 찍어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라고 말했다.(1만 부, 2만 부 단위의 대량 증쇄일 경우, 1000엔짜리 책이라면 500엔짜리 지폐를 찍는 거나 마찬가지다.) 증쇄에 들어가는 책은 초쇄가 전부 팔렸거나 전부 팔릴 전망이 있는 책이다. 즉 편집도 끝나고 필름(사진의 필름 같은 것)도 있으므로 증쇄부터는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 출판사로써는 품이 들지 않는다. 마치 지폐를 찍어내는 기분이 든다는 것도 납득이 간다.
...
(작가의 수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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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설적인 말 정말 좋아요. 이건 제 취향이라고 해야겠죠.)
이렇게 직설적으로 출판업계에 대해서 대놓고 말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저는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만약 이 책에 나온 부분이나 이 책의 주제에 관심이 간다면, 작가가 어떤 구조로 돈을 버는지, 소설을 안 읽는 소설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소설을 쓰는지 궁금하시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참고로 일본사람이 쓴 책이에요. 한국에 이런 책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있으면 좀 알려주시면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작가의 수지 -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