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들을 폭행했다는 보도에 일부 네티즌의 악성 댓글(악플)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사의 인터넷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7시30분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던 시위대 2000여 명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이를 취재 중인 기자 8명을 방패와 곤봉으로 폭행했다. 폭행을 당한 기자들은 연합뉴스, MBC, SBS,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민중의소리 7개 언론사의 취재·사진 기자들이다.
이들 언론사는 보도에서 “쫓겨가는 시위대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경찰이 뒤에서 방패와 곤봉으로 뒤통수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폭행을 당하고 나서 중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항의했는데도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소속 부대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폭행당한 기자 가운데 일부는 경찰에 밀려 넘어진 상태에서 발길로 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의 취재 폭행 사실이 각 언론사 인터넷을 통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냉소적 반응과 함께 근거 없는 비방을 하며 악플을 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의경이 미쳤다고 기율대 갈 거 뻔히 알면서 쳤겠느냐. 너희가(기자 지칭) 도발을 했거나 옆에서 얼쩡대다가 휘말려서 맞은 거겠지"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직업 시위꾼들을 영웅시하고 선동에 동조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따른 당연한 업보"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기자들이 특권의식을 갖고 너무 근접 취재를 하다 생긴 일이니 남 탓할 것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런 악플들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한 네티즌은 “기자들에 대한 폭력은 알 권리에 대한 폭력이다"며 “공권력이 몰상식적으로 집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언론을 욕하기에 앞서 어떤 경위로 폭행이 이뤄졌는지 등을 먼저 따져보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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