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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 2부
게시물ID : lovestory_422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짜킹카
추천 : 43
조회수 : 339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4/19 00:55:02
-그녀 이야기 -


그 남자에게 종이백을 쥐어 보내고 잠시 그 남자를 보려고 화장을 했는 것이 아까워

잠시 번화가라도 갈려고 했지만, 토요일 오전에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다시 택시를 타고 언니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언니 집으로 가는 길에 창 밖을 보며 조금 전의 일을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졌다.


-좀 더 신경을 써서 만들 걸 그랬네.. 맛 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계속 미소가 지어졌지만, 가슴 한편에서는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손님이랑은 절대 안되는거야! 남자 만날려면 새로 남자를 만나야지!』


언니의 말이 떠오르니 이내 현실적으로 내 상황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래 어차피 부모님이 계신 대구로 가면 새 출발을 할 건데...좋은 기억으로 남기자..-


조금 전 그 남자 얼굴에서 보았던 자상한 미소가 또 다시 떠올랐고, 애써 고개 저으며 

생각하지 않고 잊으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떠올랐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라며 작은 다짐을 하면서도 방금 헤어진 그 남자에게 휴대폰에 

전화나 문자가 왔는지 계속 쳐다보며 신경을 나도 몰래 쓰고 있었다.


여전히 핸드폰에 보이는 건 시간 뿐이였고, 어느덧 언니 집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언니 집에 도착해서 다시 안으로 들어가니 여전히 언니는 계속 자고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나도 피곤한데..그냥 같이 옆에서 잘까? -

-만약 화장을 지우고 잤는데 그 남자에게서 저녁에 보자고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휴대폰을 보니 여전히 문자 한 통이 없는 그 사람이였기에

다시 생각을 바꿨다.


-설마 연락이 오겠어..?-


욕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면서 화장을 말끔히 다 지우고 언니 옆에 누워서 같이 잠이 들었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잠이 좀 깊게 들었고,

언제부터인지 옆에 누워 있던 언니의 인기척에 눈이 뜨였다.


실컷 자고 일어났기에 많이 가라 않은 목소리로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출근 준비해?"


언니는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하며 거울로 내 시선을 맞추고는 말했다.


"응..."


그냥 힘없이 웃으며 언니에게 말했다.


"나 그냥 내일 아침에 대구에 갈꺼야.."


화장을 하던 언니가 살짝 웃더니 다시 화장을 하면서 말했다.


"왜 그 남자가 너 싫다고 그러든~?"

"아니 그런거는 아닌데..언니의 말이 맞는거 같애..손님하고는..."


언니가 또 살짝 웃더니 장난치는 것처럼 말했다.


"아까 너 핸드폰에 진동오던데~"


언니의 말에 화들짝 놀래서 나도 몰래 고함을 지르 듯 큰소리가 나왔다.


"정말!!!!??"


화장대 위에 있던 핸드폰을 언니가 침대 위로 던져 주었고, 핸드폰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확인을 했더니 부재중 전화 3통 문자 1통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번호를 확인하니 그 남자의 번호가 찍혀 있었다.

부재 중 전화도 그리고 문자도 그 남자의 문자였다.


번호를 확인하고 심호흡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실눈을 뜨며 천천히 확인을 했다.


『유부초밥 맛나게 먹었다고 전화 했는데 안 받으시네요..』


그 남자의 문자 내용에 괜히 아쉬웠다.


-아.. 더 신경을 써서 해줄걸..-


내 모습을 안 보는 척하며 계속 쳐다보는 언니에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언니 지금 내가 그 남자에게 전화하면 어떨까?"


언니가 한심하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이제 안 만나다면서.."

"그럴까 싶은데.."


나의 망설이는 말투에 언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 하지마!"


언니가 그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내 머리에서는 이제 그만하자 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꾸 귓가에서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 사람의 목소리가 울렸다.


나도 몰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본 언니는 한심하다는 듯 날 쳐다보며 말했다.


"자꾸 그렇게 신경쓰이면 전화해~ 니 인생 니가 사는거니깐.."


언니의 한마디가 전화해도 된다라는 허락을 받은 것처럼 뛸 듯이 기뻐하며 언니를 안았다.


"언니 고마워~!!"


언니는 징그럽다는 듯이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이 년이 미쳤나~! 그냥 전화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어이그.."


그리고 자다 일어났기에 목소리를 가라듬고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환청처럼 들리던 그의 목소리가 또 다시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여보세요.."

"저...전화...아니 문자를 하셔가..지고.."


나의 더듬거리는 말투가 웃긴지 그 사람의 특유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 네 전화를 안받으셔서..오늘 덕분에 점심 진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네 고맙습니다.."

"아니죠~! 고마운 건 오히려 제가 고맙죠~!"

"아니예요...대충 만들어서 맛 있을런가 걱정을 했어요.."

"대충 만든게 그 정도면 제대로 만들면 여럿 죽겠네요~^^"


다른 사람이 이런 농담을 했으면 썰렁하거나 또는 하품만 나올 건데 그 사람이 

이 말을 하니 진심으로 느껴지고 재미있는 유머처럼 들렸다.


"다음에는 제대로 만들어서 드릴께요.."

"네.. 기대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별말 없이 전화가 끊겼다.

전화가 끊기니 괜히 아쉬워서 짧은 한 숨을 쉬었다.


- 오늘 시간이 되면 만나자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약간의 실망에 앉아 있던 자리에서 아이가 어리광을 피우듯

다리로 방바닥에 발장구를 치고, 들고 있던 전화기를 침대에다가 던졌다.

여전히 언니가 한심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 남자 이야기 -


그녀를 다시 만난 순간 내 예상과 완전히 빗나갔다.

전형적인 촌스런 술집 여자 패션으로 다음에 다시 한 번 또 오라는 접대성 방문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외모에 어울리는 복장과 얼굴을 보니 마치 난 딴 사람인 줄 알았다.


더군다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시락만 주고 갔기에 그 여자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녀가 건네준 종이백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아까 지켜 보던 직장 동료들이 내 주위에 몰려 들었다.

선임이 나에게 웃으며 물었다.


"아까 그 여자 누구야??"

"그냥 아는 사람이예요.."


나의 말을 듣던 동기가 새끼 손가락을 들며 놀리 듯 말했다.


"혹시 숨겨둔 애인인거야~"

"애인은 무슨..."


애인이 아니라는 말에 동기는 내 어깨를 장난스레 주무르며 말했다.


"애인 아니면 나 소개 시켜주라~ 진짜 귀엽던데~"


동료의 이 말에 나도 모르게 살며시 말했다.


"내 애인 맞어.."


이 말을 들은 주위에 있던 동료들이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내 어깨를 뚝 쳤다.

동기는 뭐가 그리 재미 있는지 끈질기게 계속 물었다.


"뭐하는 아가씨야?? 대학생??"


난 거짓말을 하게 되면 선천적으로 입술이 떨리고 얼굴이 빨갛게 변해서 표시가 많이 나기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잘 하지 못 한다.


그래서 나는 고개만 그냥 끄덕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대학생 맞어...."

"그 종이백에 뭐 들었어?"

"도시락 같은 거 이지 싶은데..."


그리고는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보물 상자의 뚜겅을 여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의 기대감에 

종이백 안을 열었더니 유부초밥이 들어 있었다.


도시락을 건네 준 사람이 신경을 많이 쓴 듯한 깔끔한 모양으로 들어 있었다.

도시락 통을 열자마자 직장 동료들이 하나씩 집어서 입에 넣었다.


동료들이 하나씩 집어 먹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미안해져서,

동료들이 다 먹기 전에 나도 하나 집어서 입에 넣었다.


이쁜 모양만큼 상당히 맛이 있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다녀간 그녀의 얼굴이 또 다시 떠 올랐다.


-그런데 왜 이 도시락을 나에게 줬을까..?-


그녀가 다녀간 후에 계속 그녀가 생각이 났고, 그녀가 마법을 부렸는지

점심시간까지 몇 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시간은 정말 천천히 갔다.


-빨리 점심시간이 되어야 그녀에게 전화를 하는데...-


막상 전화를 받는다면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되나 고민이 되기도 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냥 신호음만 들리고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혹시 화장실이나 아님 잠시 휴대폰을 두고 나갔으려나?-


이 생각에 다시 한 번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


전화를 받질 않으니 아까 봤을 때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던 거 같은 기억이 떠올랐다.


-진짜로 내가 나도 모르게 실수를 했나..-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점심시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이 끝났다.

퇴근을 하면서 또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했지만 또 받질 않았다.


-내 전화를 일부로 피하는 건가..?-


이 생각에 아까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곰곰히 하나하나 떠올리며 생각을 해도 

전혀 어떤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전화를 하면 안 받을수 있겠지만 문자를 보낸다면 보겠지?-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려 했지만 마땅히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몇 번을 쓰고 지우고 

또 다시 쓰고 지우고 이름도 모르는 아가씨에게 막상 문자를 쓰기에는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그녀가 일부로 전화를 피하는 것 일수도 있기에 일단 유부초밥을 나에게 줬는 것이 

생각나서 그 문구를 넣으면 그녀도 별 뜻 없이 감사히 받았는 걸로 알 것 같아서 

유부초밥을 잘 먹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유부초밥 맛나게 먹었다고 전화 했는데 안 받으시네요..』


문자를 보내고 초조하게 이름도 모르는 그녀의 답장만 기다렸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도록 그녀에게서 답장이 없었다.


이토록 흥분하고 두근거리며 이토록 씁쓸하고 속상한 토요일은 처음이였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하는 중에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혹시 그 녀가 전화를 한 것 일까??-


벨소리가 오랫동안 울려 전화가 끊길까 싶어 욕실에서 거품을 달고 나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전화...아니 문자를 하셔가..지고.."


유부초밥을 나에게 주었던 그리고 계속 생각이 나던 그녀였다.


전화기를 들고 다시 욕실로 들어가 수건으로 거품을 닦는 중에 약간 더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귀엽게 들리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방금 바보처럼 들리지는 않았을까..?-


이런 걱정을 하면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또 다시 유부초밥이라는 말을 꺼냈다.


"아~ 네 전화를 안받으셔서..오늘 덕분에 점심 진짜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아..네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그녀의 말에 묘한 설렘이 느껴졌다.


-어? 나에게 도시락을 주고 고마워하다니..착한 사람 같다..-


그녀의 고운 마음과 귀여운 듯한 말투에 기분이 유쾌해져 말했다.


"아니죠~! 고마운건 오히려 제가 고맙죠~"

"아니예요...대충 만들어서 맛 있을런가 걱정을 했어요.."


말이 끝나자 또 고민이 되었다.


-아 무슨 말을 하지...무슨 말을 해야하나...-


그냥 그녀가 말하는 것을 대꾸를 하면서 오늘 만나고 싶다라는 말을 자연스레 하고 싶었다. 


"대충 만든게 그 정도면 제대로 만들면 여럿 죽겠네요~^^"


오늘 만나자는 말이 목구멍에서만 웅얼웅얼 거리며 입 밖으로는 나오질 않았고,

그 때 그녀가 말했다.


"다음에는 제대로 만들어서 드릴께요.."

"네 기대 하겠습니다.."


생각 없이 뱉은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을 했다.


- 아..기대는 무슨..그럼 또 해달라는 말이잖어..너무 매너 없어 보였을까?-


스스로 말하고도 내가 속타는 상황이였기에 너무 미안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벗은 몸으로 의자에 앉아 천장을 보면서 한 숨을 쉬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일단 몸의 비눗기 때문에 몸이 간질간질 해서 다시 욕실에 들어가서 제대로 씻고 나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하고 다시 전화기를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눈을 질끈 감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세 번도 울리기 전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설마 내 전화 기다린건가...-


그녀의 귀여운 목소리가 밝게 들려왔다.



"여보세요~"

"전데요..."

"네~ 알아요~"

"저...오늘 도시락 잘 먹었는데..그래서..제가 보답으로 저녁을..."


전화기 너머에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 누가 있는지 휴대폰을 막고 누구랑 웃으면서 대화하는 듯한 소리도 들려왔다.


"네..그럼 오늘 저녁 사 주세요~"

"네..그런데..오늘은 일을 안 나가시는 거예요?"


수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아침에 들었던 그녀의 급우울한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세요??"

"아뇨...그런 거는 아니지만.."

"오늘은 일 안나가니깐!! 저 만나실꺼예요? 안 만나실꺼예요~!!?"

"당연히 만나야죠..."


그러고는 그 녀랑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아.. 내가 또 무슨 실수를 한건가..실수를 한 것 같은데..-




[ 셋. 그녀와의 첫 데이트 ]


-그녀 이야기 -


그 남자는 눈치가 없는 건지 왜 자꾸 얼마 남지 않은 자존심마저 계속 건드는지

그 남자랑 전화를 끊고 약간 눈물이 눈가에 고였다.


-그래 오늘 만나보고 영 이상한 사람 같으면 여기서 끝내리..-


이런 다짐으로 편한 복장에 긴머리에 곱창(머리끈의 일종)을 하고 나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오전에 봤던 회사복의 자상한 그 남자가 나처럼 청바지를 입고

위에는 남방을 입고 시계를 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그 남자를 보니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이상한 사람이면 오늘 보고 안 볼건데 심장이 왜 이리 뛰지..-


그 사람에게 다가갈수록 심장이 더욱 요동을 쳐서 그 남자가 안 보이는 곳에서 

그 남자를 훔쳐 보면서 심장이 진정하기를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지났는데 그 남자는 마냥 기다릴 뿐 전화도 하지 않았다.

계속적으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듯 보일 뿐이였다.


-영~ 이상한 사람은 아닌가 보네..-


다시 그 남자에게로 걸어갈 때 그 남자가 나를 발견한 듯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남자에게 다가가 방금 도착을 한 듯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뇨 저도 방금 왔어요~"


-치~! 거짓말~ 오래 기다렸으면서..귀엽다.. 이 사람..-


"저 안 그래도 저녁 사주신다기에 아무것도 안 먹고 나왔어요~"

"아~그래요? 잘 하셨어요...그래야 제가 뭘 사드리든 보람이 있죠.."


오늘따라 삼겹살이 먹고 싶었다.


-옷에 냄새 베기면 이 남자가 싫어 할까??-


"저 오늘 고기 먹고 싶은데..."


고기 먹고 싶다는 말에 그 남자의 얼굴에 약간 생각하는 표정이 지어졌다.

그리고 나를 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네~ 그럼 우리 고기 먹으러 가요~"


그 남자가 걸어 가는 옆에 서서 따라가는데 습관처럼 팔짱을 낄 뻔 했다가 다시 손을 내려 놓았다.


-첫 데이트부터 그것도 첫 만남부터 팔짱을 끼면 날 너무 쉽게 볼 것 같아..-


안 그래도 이 남자는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사람이라 더 더욱 날 조심하게 만들었다.




-남자 이야기② -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진 그녀의 목소리에 괜히 염려가 되고 신경이 쓰였다.

처음 볼 때부터 오늘 오전까지 대충 입은 옷과 회사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 줬기에 

색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몇 벌 없는 옷을 고르는다는 것이 시간이 많이 지났다.


청바지에 아끼던 유명메이커 남방을 입고 약속시간에 늦을까 싶어 택시를 타고 나갔고,

다행히 약속시간보다 15분 일찍 도착했다.


시간이 1분1초 지나 갈수록 그녀가 내게 가까이 다가 온다는 생각에 기다리는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


핸드폰의 시간을 보니 드디어 약속시간 이였지만,  아직 그녀는 보이질 않았다.


-그래..원래 여자는 조금 늦게 나와야 매력이지-


이런 기다림의 따분함도 긍정적이고 즐거운 상상에 묻혀 버렸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10분이 지났다.


그녀에게 전화해서 어디쯤 나왔는지 전화를 하고 싶지만 너무 독촉하면 

또 그녀가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몰라 계속적으로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였다.


-설마 아까 목소리가 우울하던데 안 나오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에 조금 전까지의 기다리던 즐거움이 답답함으로 바꼈다.

누가 나를 보는 듯해서 고개를 들었더니 그 녀가 저 앞에서 웃으면서 걸어 오고 있었다.

 

-휴~ 정말 다행이다..나왔네..-


그 녀에게 손을 흔들며 웃어 보였고, 왠지 그녀는 표정을 보니 내가 웃는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귀여운 목소리로 나에게 걸어오며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내가 기다렸다고 말하면 그녀가 미안해 할까봐 잘하지 못하는 거짓말이지만 그녀를 위해 말했다.


"아뇨 저도 방금 왔어요~"

"저 안 그래도 저녁 사 주신다기에 아무 것도 안 먹고 나왔어요~"



그녀의 눈치를 보니 아까 우울했던 그런 모습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큰소리로 말했다.


"아~ 잘하셨어요...그래야 제가 뭘 사 드리든 보람이 있죠.."


"저 오늘 고기 먹고 싶은데..."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에 무슨 뜻인지 해석을 하려 고민을 했다.


-고기?? 도대체 어떤 고기지...설마 삼겹살 이런 거 일까?? 아니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그런 고기일까..-

-만약 삼겹살로 내가 알아 들었으면 자기는 삼겹살 수준으로 봤다고 실망 하는 건 아닐까..-


일단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에게 대답을 했다.


"네~ 그럼 우리 고기 먹으로 가요~"


그녀가 내 옆에서 걸었고, 옆으로 힘끔 쳐다 보는데 옆 모습도 귀여웠다.

정말 이쁜 대학생 처럼 보였다.

그녀가 내가 힐끔 쳐다보는 걸 눈치를 챘는지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 아가씨가 그런 쪽에서 일하지 않고...애인처럼 팔짱을 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기분좋은 상상에 그녀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 사실...조금전 고기 먹으로 가자고 했는데...어떤 고기 좋아하시는지..몰라서요.."


이 말을 들은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 크게 웃었다.

그러고는 되게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제가 잘 아는 삼겹살집이 있어요~ 그리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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