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6개월차 새댁입니다. 저희 신랑은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인데요, 이따금씩 톡톡튀는 것을 넘어 엉뚱함의 정도가 심해 (좋게말해 엉뚱이고 다분한 똘끼?) 주위 분들이 잘 이해해주지 못할 때도 있지만 저에게는 그런 부분 조차 큰 매력인 사람입니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와서 심각하게 회사를 때려쳐야하나 고민을 하더군요. 전직원에게 공지된 회사 송년회 계획 메일을 읽고 장난식으로 '나 그때까지 이회사 다녀야하는거임?ㅜㅜ' 라고 메일 보낸 동료에게 답장 보낸다는걸, 전체회신으로 처리되어 사장님, 상무님 포함 전직원에게 보냈다고 하더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 10시에 맥주한잔 하면서 핸드폰으로 답장한거라 실수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미쳤냐는 동료 연락 받고서야 알았다네요......... 부장님은 '야 이 ㅆㅂ새키야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니가 이럴수 있냐?!!' 다른 부서 임원 분들은 부장님에게 '회사가 장난인줄 아나 정신 못차리냐' 동료 직원들에게는 '헐...대리님........' '왜그러셨어요ㅠㅠ' 등등... 급한대로 사과메일을 보냈다는데 이미 회사에서 유명인이 되어버렸다더군요. 그나마 평소 워낙 엉뚱한 이미지가 있어서 큰 오해는 피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렇게 되어버린거 사직서로 책임을 져야하나 고민중인데 부장님께서 '혹시나 사표로 니 실수 무마할 생각이면 턱주가리 날아갈줄 알아라' 라고 먼저 연락하셔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더라구요. 혹시 언젠가 회사를 관두게 된다면 멋지게 사표쓰고 뒤돌아보지 않고 나오는 상상을 했었다는데 이제 그것 마저 사치인 꿈이 되어버렸네요ㅋㅋㅋㅋㅋㅋㅋ 출근하기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는 신랑 위로해주고 궁디 톡톡하면서 겨우 출근은 시켰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연락이 없어서 불안하네요. 쪽팔리고, 황당하고, 너무 웃기기도 하고, 제발 남 일이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제가 먹어살려야 하나 멘붕되기도 하고 제 맘이 이렇게나 복잡한데 신랑을 괜찮을지 각정되네요..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