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안하면 병신인가? 투표 안하는 것도 정치적 소신이다, 권리다 존중해주시죠 이딴 궤변 늘어놓는 몇몇 분들이 아주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드리겠어요.
개나리 초등학교 3학년 2반 선생님은 수업이 모두 끝나면 학생들이 스스로 교실을 청소할 수 있도록 했어요. 깨끗한 교실을 만드는건 교실을 사용하는 학생들 모두의 몫이니까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청소를 꼬박꼬박 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청소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학생들로 나뉘었어요.
선생님은 청소에 무관심한 학생들에게 청소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학생들은 "난 교실이 깨끗하건 지저분하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청소에 무관심한 것도 내 소신이니 존중해 달라" 이러고 배를 쨌어요. 빡친 선생님은 다음날 청소에 무관심한 학생들을 모두 불러놓아놓고 볼기짝을 사정없이 어루만져주면서 내일부터 청소는 "의무"라고 못박았어요.
왜요, 비유가 이상한가요? 청소는 의무이고 투표는 권리인데 그걸 왜 결부시키느냐? 정신좀 차리세요. 투표권이 권리인건 사회적 합의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지 투표는 권리라고 태초부터 전해진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에요.
정치에 무관심한 것도 소신이다, 권리니까 행사 안하는것도 내 자유다 이러는 너희들이 점점 많아지면 결국 투표권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가 되게 되어있어요. 니들이 지금 편하게 빈둥대면서 "투표 안하는 것도 내 소신~" 이러고 있을 수 있는건 귀찮음을 무릅쓰고 너희들 대신 투표를 해주는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자기는 뒤에서 아무것도 안하면서, 다른 사람이 대신 일궈놓은 과실을 단물만 쏙쏙 빼먹자는 인간들이 어떻게 "투표 안하는 것도 소신~ 권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요. 도대체가 최소한의 지성이 있으면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관심이 없는게 어디 자랑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