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서 진보신당 후보 심상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과 단일화 협상을 했었습니다. 그 때도 명분은 같았죠. '반 한나라당' 연대. 단일화가 거의 합의된 것처럼 보였을 때 쯤, 한평석 후보가 돌연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합니다. 이유는 지역 당원들의 격렬한 반대.
결론은 어떻게 났었나요. 심상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6% 차이로 졌고, 한평석 후보는 12%를 가져갔습니다.
단일화 얘기가 오고가진 않았습니다만, 이번 서울 시장 후보였던 노회찬 후보가 3%차이로 7막 7장을 쓴 모 후보에게 노원구에서 졌었죠. 그 때 3위는 16%를 얻었습니다. 당시 3위가 어느 당 소속이었을까요?
국회의원 하나 없는 정당으로 진보신당이 얼마나 표류했었나요. 그래도 민주당 지지자들을 욕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을 보면, 윽박지르는 것으로 밖엔 안보입니다. 진보신당 지지자들에게 민주당의 단일화 요구는 "어차피 니네들은 안 되는 애들이니까 닥치고 우리 밑에 있다가 나중에 우리가 먹을만큼 먹고 나면 그 뒤에 독립하던가."라는 얘기로 들립니다. 미워하진 않지만, 잊지도 않았습니다.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졌을 때 진보신당에 대한 대접이 어떠할 지 저번 총선에서 배웠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단일화하지 않고, 지지하지 않았다고 욕하는 건 좀 가혹하신 거 아닙니까.
전례가 있었고, 그래서 설사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 적어도 무엇을 해줄지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이 밉긴 하지만,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게 정말 싫긴 하지만, 그냥 민주당 2중대 정도로 남는 건 더더욱 싫습니다. 그것도 말한마디 못해보고 윽박에 못이겨 아무것도 못 얻은채 까라면 까는 당이 되는 건 죽어도 싫습니다.
박빙 상황인 건 저도 아쉽습니다. 오세훈이 다시 당선된다면 저도 정말 싫을겁니다. 그래도, 노회찬에게 한표를 던졌던 걸 후회하진 않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