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405/h2014051203350221950.htm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학생이라서 1인 시위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전남의 한 사립 중학교 학생 A(15)군은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1인 시위를 준비하다가 교사에게 당한 위협을 11일 본보에 알려왔다.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어른들 말만 믿고 구조를 기다리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겪고도 기성 세대는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고 있다.
A군은 세월호에서 승객을 구해내지 못한 해경과 정부, 언론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며 9일 담임 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담임교사 B씨는 거짓말까지 동원해 A군의 시위를 막았다. A군에 따르면 B씨는 "상부에서 학생과 교사가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시위를 했을 때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부모님과 학교가 추궁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일보의 확인 결과 교육부, 시ㆍ도교육청 등 관련기관은 세월호 참사 관련, 학생이 시위나 집회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적이 없다. 또한 현행법상 학생의 집회 시위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위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B씨는 "너에게 안 된다고 말했으니까 책임은 내가 아니라 네 부모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A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B씨는 이날 종례시간에도 같은 반 학생들에게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조문이나 추모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시위나 집회에는 참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세월호 사고 후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1인 시위를 준비했는데 부모님까지 피해를 본다고 해서 시위를 접었다"고 하소연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세월호 승무원들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다가 단원고 학생들이 죽었는데 해당 교사는 합리적인 설명 없이 여전히 가만 있으라고만 한 것"이라며 "학생을 집회 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있는 주체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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