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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도 트라우마인가요?
게시물ID : gomin_28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귀때기
추천 : 10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8/09/19 16:49:01
 오유 눈팅 4년차를 바라보는 1人입니다.
고민이 있어서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글이 다소 길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병장 말년..
말년은 사회생활에 부푼기대감과 걱정이 많은 시기였죠.. 물론 기대감에는 연애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구요. 
그러던중 말년휴가를 나와서 소개팅에서 만난 같은 학교 동갑인 여자'C'를 만났습니다.
(참고로 저는 2학년 C는 3학년)
살면서 연애라는 걸 해본적도 없거니와.. 소개팅 조차도 몇번 못해본 짝사랑의 달인입니다.
C는 밝고 쾌활한 아이였습니다. 제가 내성적이고 조용한 타입이라 그런지 금세 끌리더군요
C도 저에게 호감이 있었구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말 제대로 된 연애를 해봐야 겠구나 하고.. 남들이 하는건 다 해볼려고 했습니다. 
복학을 하고 같이 학교를 다니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근데 저에게 안좋은 습관이 있었습니다. 전화에 상당히 무관심하다는 것이지요
전화를 안가지고 가는 건 일상이고 전화가 온지도 잘 모르고 그냥 다닌다는 겁니다.
또 내가 힘들면 일부러 전화를 안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참 많이 싸웠어여.. 
그래도 항상 C가 이해하는 걸로 마무리를 짓곤 했죠. 그러던중 저는 집안일로 휴학을 하게되고
조금씩 멀어지게 됐죠 저도 조금 힘든 상황이었기에.. 바보같이 C의 전화를 피하게 됐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잘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복학이 다가왔을때 쯤 C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걸 계기로 다시 한번 시작하자고 C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다시는 힘들다고 전화를 등한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복학을 하고 정말 열심히 잘해주었습니다. 아침에는 미숫가루를 타서 C 집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멋진 이벤트를 위해서 짬짬히 알바를 하기도 하고요.. 
4학년이 된 C가 힘들까봐 보고 싶어도 참고 견뎠죠
결국 C는 졸업을 하면서 은행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수가 좋게도 학교안에 있는 은행에 근무를 하게 되었죠 그래서 시간은 줄었지만 
매일매일 볼 수는 있었죠 
그러면서 C의 부모님과도 친해지고 저의 집에도 소개를 시켜주고..
 저만 취업하면 바로 결혼 할꺼라고 생각했습니다. 
C의 부모님 저의 부모님 주위 친구들 모두다..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취업을 한 C는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재미있었고 자판기 커피만으로도 한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그랬는데.. 
취업을 하더니.. 좋은 레스토랑과 별다방 커피를 더 좋아하더군요
저도 C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죠.. 
근데 제가 정말 바쁜적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원서접수하랴.. 면접보랴.. 졸업논문쓰랴.. 
거기다 기말고사까지 겹쳐서.. 정말 바뻤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받아도 금방 끊고 문자에 답장도 제대로
하지못하고.. 그렇게 5일쯤 지났을때.. 기말고사가 거의 끝나갈쯤에..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더군요.. 하루 종일 아침부터 열번 넘게 전화했는데 받지를 않습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전화를 받더군요 저는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고.. 그랬습니다. 
대뜸 헤어지자고 말하더군요
저는 그냥 심하게 삐진줄 알았습니다. 
근데 자기한테 남자가 생겼다고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당장 만나자고 했지요.. 싫다고 하는 걸 억지로 만났습니다. 
막상 얼굴을 보니 별로 할게 없더군요
'그래 쿨하게 보내주자' 다짐을 하고 쿨하게 보내줬습니다. 
그후로 정말 미치겟더군요.. C가 고작 며칠만에 다른 사람을 만났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C가 미운게 아니라 5일동안 잘 챙기지 못했던 내자신을 원망하게 됐습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 눈물은 아무때나 흐르고.. 살면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사랑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렇게 고통의 일주일을 보내고 도저히 못참겠어서.. C의 집앞에서 기다렸습니다.
근데 C의 새로운 남자친구와 웃으면서 걸어서 오더군요.. 
알고보니 그 남자는 졸업한 우리과 선배였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말 한번 섞지 않은 선배였습니다. 
무슨 용기나 났는지 바래다 주고 가는 선배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놀이터로 가서 얘기를 했죠 이러이러하니 물러나 달라 라고.. 사실 거의 사정에 가까웠죠
근데 그 선배는 자기도 못 물러나겠다고 하더군요.. 사실 기대도 안 했었습니다. 
그냥 단지 순간 욱하는 감정으로 객기 한 번 부려본거지요..
그렇게 돌아서는 순간 갑자기 잠자던 자존심이 불끈 솟았습니다. '
'내가 뭐하는 건가..','저 남자는 왜케 당당하지..' '
오히려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해야 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정말 비참해지더군요 
소심한 저는 담배만 죽어라 펴댔죠...
그다음날 C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뭐.. 무슨 애길 할지는 대충 짐작이 갔습니다.
만났습니다. 저는 미안하다고 다신 이런일 없을꺼라고 말을 했죠.. 
근데 C가 제가 모르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 선배랑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다고.. 
그래서 술도 자주 먹고.. 영화도 보고 그랬다라고.. 결국 C는 양다리를 걸치면서..
저하고 선배를 두고 저울질을 하다가 결국 선배를 선택한 거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당당하게.. 
그 선배는 집도 잘 살고.. 직장도 번듯하고.. 차도 있고.. 
누가 봐고 저보다는 무게가 더 실리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C와 저는 4년이 넘는 세월이 있는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고 선배에 조건을 선택한 C가 처음으로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속물이라고 또 한번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그저 헛웃음만 흘리고 나와버렸죠.. 
저는 그것도 모르고 어제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짓을 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뒷통수를 도끼로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또 한번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꼴 안당해야 겠다라고.. 
다짐을 하면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복수심반 떠나고 싶은 마음반이었습니다. 

이게 작년 여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무척 길죠... 죄송합니다.

유학준비는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운 좋게도 2년동안 유학가있던 친구놈이 귀국을 하면서 현지에 있는 지인들과 연결을 해준 덕분에
여러가지 준비가 순조로웠습니다.
그렇게 C에 대한 아픔은 점차 아물고 마지막 학기가 끝나고 한해가 저물어갈때쯤 
친구결혼식에 갔다가 중학교다닐때 전학간 초등학교동창 여자아이 J를 10년만에 만났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이인데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더라구요.. 
술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후로 몇번의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꽤 친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호감이 생기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저는 떠날 사람이라 애초에 J와 연애라는건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맘편하게 만날 수 있었구요..
J도 남자들과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고.. 그래서.. 더 부담이 없었죠..
같이 영화도 보고.. 하루 종일 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좋아하니까 해주고 싶은것도 많고
J랑 하고 싶은것도 많아서.. 어디어디 놀러가자.. 야구장에 치킨사서 가자... 삼계탕 먹으러 가자..
이렇게 하고 싶은걸 마구마구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학을 한달남짓 남겨두고 집에 일이 터졌습니다. 
결국 포기하게 되었죠.. 나름 상심도 컷는데..
이미 학교도 졸업했고.. 나이도 있고.. 바로 취업모드로 전환을 했죠.. 
그리고 다시 J를 만났을때부터
제가 이상해지더군요.. 자꾸 피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가시박힌 말들이 나오고.. 
내가 좋아한다는걸 감추고 싶어서 그런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계속들면서.. 
만나고 싶어도 용기가 안나고.. 나중에는 전화나 문자를 보낼때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나름 결심을 했죠.. 내 감정을 조금이라도 표현을 해야겠다라고.. 
그래서 만났습니다. 근데 역시나 짝사랑의 달인인 저는 아무말도 못하고
또 한번 쓸때없고 가시박힌 말들만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지금 너무 보잘것 없는 제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잠재적으로 알고 있는지... 
경험에서 비롯된 결과인지.. 이런게 트라우마라면... 얼마나 오래 갈지... 
어제는 상당한 용기를 내서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소심한 저는 자기전에 또 한번 한 숨을 지었습니다.  
물론 혹시나 댓글중에 "님아 취직해서 멋지게 고백하세요" 이런 댓글이 있을꺼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도 알고 있지요.. 하지만 사람마음이 그렇게 맘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점점 겁이 납니다. 
정말 트라우마라면 한번의 혹독하고 잔인한 연애경험으로 
진짜 평생 솔로로 살게되면 어떻게 하나..걱정이 됩니다. 
답답해서 공부하다가 이천팔년 구월 십구일 오후 현재 겜방에서 자판두들기고 있습니다. 
 

정말 긴 장문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다소 어법이나 맞춤법이 안맞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봐주세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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