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고 있었지만 스미다는
토노가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토노가 올려다 보는 하늘에
스미다는 없었으니깐
같이 걷고 있는 그와 스미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
그건 과연 어느 정도의 거리였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그와의 거리를 직감한 그 순간
스미다의 눈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토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때로는 같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가깝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가 다정하지라도 않았다면
그가 차갑기라도 했다면
이런 기분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저녁 시간
가까이 있지만
사실은 각자 아주 먼 곳에 있는
둘의 등 뒤로 우주선이 발사된다.
지구를 떠나 저 우주 공간 너머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우주선
이루어지지 못하는 짝사랑을 하는 스미다가 느끼는
스미다 자신과 토노와의 거리감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그것은 아마 지구에서 우주로 떠나가는
우주선이 날아가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득해지는 막막한 거리감
우린 그것을 짝사랑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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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5cm-두번째 에피소드
우주비행사
2번째 에피소드를 처음 봤을때 느꼈던
그 어마어마했던 막막함
신카이 감독이 우주선 하나로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의 느낌이
어떤 건지 알려주는 걸 보고 이 사람의 감성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