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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사건... 아무리 봐도 이건 변태적 욕망이다.
게시물ID : sisa_198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연.
추천 : 4
조회수 : 875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2/04/23 14:54:57
일단 묻자. 인터넷이고 뭐고 다 끊고 피해자앞에서 사죄만 하라는 당신들은 피해자를 생각하는지.

그 끔찍한 동영상이 짤려도 짤려도 계속 부활하면서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이미 수십만명 이상이 그 동영상을 봤을거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자신이 당한 끔찍한 사고를 인터넷에 계속해서 올리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며 다 같이 보자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나의 또는 내 가족의 끔찍한 순간을 모두 함께 보자며 인터넷에 언제까지고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난 치가 떨린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누군가의 끔찍한 사고를 끊임없이 보고싶어하고 인터넷에 남기고 싶어하는 그 관음증들이.

어차피 볼 사람은 다 봤으니, 그럼 이젠 그 이후에 대해 얘기해보자. 사건에 경악하고 남편의 뻔뻔함을 비난하는 수준을 넘어, 이게 뉴스가 되길 원하고, 가해자와 남편이 사과를 하길 원하고(그 사과는 누구에게 보여주는 걸까? 피해자에게 무릎꿇고 비는 장면을 폰으로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려야 하는걸까?), 가해자에게 처벌하길 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여전히 그들은 가장 중요한걸 잊고 있다. 피해자.
피해자가 같이 욕해달라고 한적 있나? 어떤 부당한 상황이 있었거나 자신들의 힘 만으로는 합법적인 처벌조차 내릴 힘이 없어서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 했나?

그런거 없다. 내 상식으로는 이것 만으로도 더 이상 말할 거리가 없다. 피해자가 이 사건이 알려지길 원하는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마당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늘리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굳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피해자의 마음을 넘어서는 정의가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도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그게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일 경우. 부정한 권력, 기업비리, 연쇄살인... 그마저도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거론하지 않거나, 거론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은 가지는게 상식이다.

하지만 그런건 어디에도 없다.
보이는 건 그저 가해자를 비난하고 사태를 키우려는 의지들뿐. 난 이게 정의감이라기보단 그저 분노의 욕망일 뿐이라고 본다. (만약 정의감이라면, 피해자를 잊은 한참 삐뚤어진 정의감이고)
삶을 통해서 우리는 부조리와 부당함을 경험하지만, 그에 일일이 맞설 수는 없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쌓여온 분노와 좌절감이 먹이를 찾는 순간 폭발하는 것이다. 표현이 과한가? 글쎄. 피해자의 고통을 인터넷에 박제하고 싶어하며, 가해자를 악마로 만드는 사람들에겐 이 표현도 아쉽지 않을까.

누군가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고, 운전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할 여자가 있으며, 자신의 피해를 계산하는 뻔뻔한 남자가 있다. 단지 그 뿐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피해자의 심정은 생각조차 않은채 동영상을 끊임없이 유포하며 분노한다. 대체 무엇을 위해? 대체 누구를 향해? 먹이를 향해 분노를 해소하는 이들 외의 누가 이 상황을 달가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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