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가량 한여관에서만 지냈는데, 인근의 다른 여관에 가면 숙박비도 싸고 주위에 식당가도 많다고 하여
옮기기로 결정 했습니다.
그런데 지내던 여관 주인어르신과 아주머니께서 무척 잘해주시던 터라 옮긴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출장 복귀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야반도주 하듯 숙소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 여관에서 두달 가량 지내다가 본집 전세 계약 기간 끝날때가 다되서 잠시 출장지에서 복귀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에 내려가려는데 하얀색 츄리닝(?) 상의 손목에 때가 묻어서 보기가 안좋길래 여관 화장실에서
손목부분만 살짝 빨고 케리어 손잡이에 걸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그러고 운전을 하고 집에 내려와 이사갈집을 물색하고 있는중 출장지에 남아있는 동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료 : 000야 너 지금 어디야? 나 : 네 집알아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어요. 동료 : 집에 내려 간거 확실하지? 나 : 예.. 왜요? 무슨일 있으세요? 동료 : 아..아니다 지금은 이야기 하기가 곤란하니까 나중에 이야기 할께.
... 무슨일인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중요한게 새보금자리를 구하는 일이라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잠시후 회사 사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 : 너 출장가서 무슨일 있었냐? 나 : 아니요? 왜요? 사장 : 아니..출장지에 남아있는 사람들 전부 경찰서 끌려가서 조사 받았다던데. 나 : 엥? 무슨일 때문에요? 사장 : 니가 성폭행범으로 지목됐다고 사건 발생시간에 니 행적에 대해 조사 했다더라고. 나 : 헐.. 안그래도 아까 000씨한테 전화가 와서 이상한 소리만 하고 끊더니.. 그것때문인가보네요 사장 : ... 나 : 일단 알겠습니다. 제가 경찰서에 전화 해볼께요. 사장 : 진짜 니가 그런거 아니지? 나 : 사장님 장난하세요? 제가 뭐가 아쉬워서요?..
그러고 저는 114에 전화해서 해당지역 경찰서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전화를 했습니다.
안내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00경찰서입니다. 나 : 아 안녕하세요 저 000라는 사람인데요 뭐 성폭행 어쩌고 저쩌고 하시던데. 안내 : 잠시만요 강력계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경찰 : 예 강력계 000 경사(?) 입니다. 나 : 안녕하세요 저 000라는 사람인데요 성폭행 ...(말끊김) 경찰 : (말끊더니) 당신 지금 어디요? 나 : 당신이라뇨? 그리고 저는 지금 집에 있습니다. 경찰 : 집이 어딘데?(어쭈 반말) 나 : 경찰이시라면서 뭘 물어보세요 주민등록상에 다 나와있는데 00시 이죠. 경찰 : 지금 잡으러 갈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집에 딱 가만히 있으세요. 갔는데 안계시면 수배 내립니다. (갑자기 존댓말 ㅋ)
어처구니도 없고, 정신도 없고, 기분도 상하고.. 와이프한테 상황설명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출장지와 집은 거리가 좀 있어서 빨리와도 3시간 걸리는 거리..
두어시간 후에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경찰 : 집주면에 큰 건물 뭐가 있죠? 나 : XXXX 대형마트 바로 옆에 살아요. 경찰 : 괜히 집에서 알아봤자 좋을거 없으니까 도착하면 전화 할테니 조용히 나오세요. 나 : 벌써 다 말했는데 뭘 조용히 나와요..도착하면 전화나 하세요 자고 있을테니.
새벽 2시쯤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더군요.
그래서 마중을 나가고 난생처음 경찰차에 올라탔습니다.
경찰 : 솔직히 말해라. 우린 다 알고 있다. 나 : 헐 ... 생사람을 잡아도 확실한 생사람을 잡으시네요. 경찰 : 일단 경찰서로 가서 조사 받아야 하니까 출발하자고. 나 : 뭐 그러시죠. 대신 무죄로 판명나면 당신들 고소 할꺼에요. 경찰 : ㅋㅋㅋ 우리가 정확성도 없이 이 먼거리를 왔겠냐? 넌 이제 콩밥먹을 준비나 해. 나 : ...두고보시죠. 경찰 : 이미 집에 이야기 했다니깐 집에가서 그날 입었던 옷가지랑 신발 챙겨가자.
그렇게 새벽에 집에 다시 들어가서 빨래 할려고 내놓은 옷가지를 챙겨서 출장지 경찰서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도 협박성 발언이 좀 있었죠. (등장인물이 조금 상세해집니다.)
팀장 : 어차피 조사하면 하루 이틀안에 다 나오니까 순순히 자백해. 나 : 아니 미치지 않고서야 내일모레 나올 결과가 있는데 지금 거짓말을 하겠어요? 난 아니라고요. 팀장 : 아 이새끼 악질이네.. 증거가 다 있다니까 그러네.. 나 : 아니라니깐요..집사람도 있고, 애도 있고 제가 뭐하러 그런짓을 하겠어요? 팀장 : 남자라는게 술먹으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거야. 나 : 그럼 팀장님도 그러세요? 팀장 : ... 형사 : 팀장님 자꾸 아니라 그러는데 궂이 멀리까지 갈필요 있겠습니까? 가까운 지구대 가서 조사 하시죠 (이 형사 좀 젊은 사람임.) 팀장 : 뭐 그렇게 하지.
이렇게 해서 사는 동네에 가까운 지구대로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도 궁금해서 도대체 무슨 사건이냐고 물어 봤습니다.
사건인 즉슨,
출장지 여관 주면 작은 개울가 다리위를 지나가던 30대후반 한 10년차 과부가 저한테 떠밀려 다리 밑으로
떨어져서 척추에 손상이 가서 하반신이 마비가 되었고, 떨어져 누워 있는 상태에서 성폭행을 하였다고..
그 여성분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있고, 가해자의 처벌은 바라지 않으니 병원비만 달라고.. (읭? 성폭행을 당했는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혹시 즐겼.....? 그냥 혼자 생각한거 ㅠㅠ)
조사가 시작되기전 제 주민등록증을 팩스로 병원에 보내서 사진을 피해자에게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팩스를 발송하고, 일반적은 조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뭐 인적사항, 왜 거기 갔냐, 그날 뭐했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