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걸까. 한 조선시대 편지 속 내용이 지금과 다르지 않은 정서를 보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선시대에 전선에 복무하던 한 장교가 집에 있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이 편지 내용을 현대식 말투로 재밌게 각색해 공개했다.
이 네티즌은 편지에 대해 "논밭은 다 소작 줘버리고 당신은 농사짓지 마. 종이 꼬드겨도 당신 농사 지으면 안돼"라며 "그리고 내 옷 좀 보내줘. 안에 껴입어야겠어. 내가 입던 헌 비단 옷은 보낼 테니까 기새(아들)한테 물려줘"라고 해석했다.
이어 네티즌은 "바늘 여섯개 사서 보낸다"며 "이번에 휴가 짤려서 집에 못 가. 짜증 난다. 눈물이. 어머니랑 애들 데리고 잘 있어 내년 가을에 휴가 나갈게"라고도 썼다.
그러면서 "상관이 지는 가족 보러 집 가면서 나는 못 가게 해. 뭐 이런. 군인이 되고 나니깐 내 맘대로 안되네"라며 "내가 만약 박박 우겨서 집에 가면 병조에다가 보고해서 우리 집으로 헌병 보내 잡아서 영창 넣는다네. 어쩔 수 없이 함경도에서 고생해야 해"라고 덧붙였다.
또 네티즌은 "논밭에 세금 붙는 거 납부하는 거는 복잡하니까 일단 우리 형한테 내달라고 해"라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고 적었다.
해당 편지는 지난 2012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 안정 나씨 묘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1490년쯤 군관 출신 나신걸(1461~1524)이 영안도(현 함경도) 변방에서 지내면서 부인 맹씨에게 보낸 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