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현대판 신분제
게시물ID : humordata_10683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픈태양
추천 : 4
조회수 : 88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24 19:33:06
얼마 전부터 '천조국의 흔한 노동자' 등의 제목으로 
건설 노동자가 받는 연봉이 미국에선 6만 달러 정도 된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었죠.

저도 보면서 엄청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해외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지금 제가 있는 곳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250km 떨어진 루와이스라는 곳.
그야말로 땅에 빨대 꽂으면 석유가 나오는 검은 황금 지역입니다.ㅠ (정말 부러워요ㅠ)

근데 여기서 보면 정말..
자본주의 세상에서도 신분제는 존재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예전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신분이 아니라, 조국의 국력이나 학력에 따라서 주어지는 신분이죠.
그 신분의 징표는 바로 '돈'입니다.

각설하고, 이 곳 공사판에서 느껴지는 국가별 신분을 설명해 볼까 합니다.
(이 글은 건설 현장에 국한된 얘기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랄게요)

1. 베두인 (아부다비 본토사람) (무한대??)

다들 중동 도로에 슈퍼카들이 쭉- 서있는 사진을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정말 신의 축복이라고 해야 하는건지..유목민이었던 얘네들한테 석유가..ㅠ
공사 현장에는 거의 없습니다. 몇몇 '관리자' 들만 있죠.
쉽게 말하면 공무원입니다. 뭐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을 듯.

2. 유럽, 미국 기타 등등 선진국 (연봉 1억~3억) 

본토 사람들이 석유라는 자본과 돈으로 대표된다면, 여기 사람들은 기술입니다. 
여기 세워지는 모든 기기며 기술들은 모두 얘네 라이센스가 있어야 되요.ㅠ
(Shell, BP 이런 애들이 바로 그 기술로 앉아서 돈버는 애들이죠+0+)
이게 얼마나 슬프냐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얘네 기준에 안 맞으면 세울 수 없다는 얘깁니다.
더더 슬픈 건, 우리나라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기술을 그들이 가지고 있다는 거죠.ㅠ
적어도 석유 건설 시장에선 모든 기준은 얘네들을 따라야 합니다. 아직까진요.

3. 한국 (연봉 7천~1억 5천)

해외 건설 강자라고 하는 한국이 이 쯤에 속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만들어낸 위치죠.
건설을 총 관리하는 매니저급에 속합니다.
요새는 뒷짐지고 돌아다니면서 현장 관리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뒷짐지고 허허허~ 하면서 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한국인 중에도 하청업체에 계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개 관리자급입니다.
(현장소장이나 현장관리직이죠. 하청업체라도 대우는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일본은 2.5~2.7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거 같네요.
그리고 요즘엔 중국 업체들이 한국인들 위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ㅠㅜ

4. 필리핀, 인도 (월 150~300)

보통 필리핀, 인도 사람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한국 사람이나 외국 업체들에서 작업반장 역할입니다.
각자 나라에서 괜찮은 대학을 나왔거나
현장에 돌아다니면서 작업 지시 내리고 일 수습하고 그런 역할입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한국사람보다 아래에 위치합니다.
보통 한국 업체가 데리고 일하는 하청업체의 감독들도 필리핀, 인도 사람이 많습니다.

5. 인도, 파키스탄, 네팔 (월 40~100)

쉽게 얘기하는 노가다꾼이 여기 속합니다.
그나마 기술을 가진 용접사나 크레인 기사 등은 돈을 좀 받지만, 
보통 삽질하는 친구들은 상상 이하의 대우를 받습니다.
(근데 삽질을 정말 못하긴 합니다;;)

6. 파키스탄, 네팔 (월 25~40)

보통 이 쪽에 속한 애들은 청소 (화장실 포함), 커피 심부름 등을 하는 잡부입니다.



요약하자면,

석유국>=천조국>>(넘사벽)>일본>=한국>>>>>>>>중국>>필리핀>=인도>>파키스탄>네팔


근데 가장 중요한 건...

그럼 인도, 파키스탄, 네팔 이런 나라에서 저 임금이 충분하냐?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언젠가 그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해외 나와서 고생해서 저 정도 돈을 받는데, 그럼 너희 나라 가면 저 돈도 못 받는거냐?"

"아니다. 저 돈은 우리나라에서도 작다. 
문제는 저 돈을 받고 해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나라에 일거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서 이 돈을 받고 고생해서 일할 수 밖에 없다." 

라고 하더군요.

그냥..남의 일이 아닌 거 같아서 긴 글 끄적여 봤습니다.
열심히 살아야 겠어요+_+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