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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다시 읽다가 가슴을 아프게 했던 부분
게시물ID : readers_28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901
추천 : 4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04 12:02:58

롤링의 소설은 몰입감이 대단해서, 소설을 읽다 보면 자기가 그 장소에 가 있는 것 같지요.
눈보라가 몰아치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교회 묘지를 방문한 것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이상하네요.
허마이어니가 마법으로 만들어내 릴리와 제임스 포터의 묘비에 헌화한 붉은 꽃이 눈에 보이는 거 같아요.
부족하지만 번역해 봤어요. 그 느낌을 살려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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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포터, 1960년 3월 27일 태어나 1981년 10월 31일 잠들다
  릴리 포터, 1960년 1월 30일 태어나 1981년 10월 31일 잠들다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 (고린도전서 15:26)

  해리는, 마치 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이번 한 번 뿐인 듯, 묘비를 천천히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 구절을 소리내어 읽었다.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 공황 상태와도 같은 지독한 생각이 해리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이거 죽음을 먹는 자들이 말하는 거 아니야? 이게 왜 여기에 있지?”
  “이 구절은 죽음을 먹는 자들과 똑같이 죽음을 피하겠다는 뜻이 아니야, 해리.” 허마이어니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뜻은... 알잖아... 죽음을 넘어서 사는 것. 죽음 이후에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는 것.”
  그렇지만 부모님은 살아있지 않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그들은 이미 떠났다고. 공허한 말 몇 마디로는, 부모님의 썩어가는 유해가, 무정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쌓인 눈과 무덤의 돌 아래에 파묻혀 있다는 것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때 미처 멈추어 보려고 하기도 전에, 눈물이 흘러 내려 얼어 있던 해리의 얼굴을 뜨겁게 적셨으나, 그 눈물을 닦아내거나 슬퍼하지 않는 척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는 입술을 굳게 닫고, 눈물이 흘러내리도록 내버려둔 채, 이제는 뼈에 불과하거나, 혹은 먼지가 되었을, 릴리와 제임스 포터의 유해가, 안식하고 있는 곳을 자꾸만 덮어 감추려는 쌓인 눈을 바라보았다. 그이들의 살아있는 아들이, 그들의 희생이 있어 살아남았으며, 여전히 심장이 뛰는 아들이, 이렇게 그들 가까이에 서 있고, 자기 자신도 이 눈 아래에 그들과 함게 묻혀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조금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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