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승희 “사퇴 종용 받았다”
남승희 후보(59)는 10일 서울 공평동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름만 대면 아는 보수진영 인사들로부터 10여차례 사퇴 종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9일 저녁에는 타 후보 캠프 관계자가 직접 찾아와 ‘사퇴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남 후보는 이날 보수진영 인사와의 통화내역도 일부 공개했다. 남 후보와 통화한 이 인사는 “지금이라도 사퇴해주면 안되겠느냐. 좌파 교육감 들어서 교육이 망가져 미치고 환장할 지경인데 잘 아시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인사는 “앞으로 나도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겠으니까 나를 지켜봐달라. 나도 어느 순간까지는 참지만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했다. 남 후보와 통화한 사람은 대표적인 보수 학부모 단체의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후보는 “통화한 분이 ‘무슨 일을 할 줄 모른다’고 말하니까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싶을 정도로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박정희 독재정권 이전의 자유당 정치깡패 수준의 행동”이라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주화를 위해 부당한 압력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의 이희범 사무총장은 “남 후보가 정치 쇼를 하고 있다”며 “공개한 내용은 사퇴 협박이 아니라 대화”라고 말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에 대해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 색깔론과 자질 문제도 부상
문용린 후보(65)는 200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사교육업체 대교의 강영중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교문화재단의 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또 사교육업체 대교의 진로상담업체 드림멘토의 연구책임자를 맡으면서 연구비를 받았고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회장으로 재직한 것도 문제가 됐다.
문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적인 얘기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오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건강한 관계였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대신 이수호 후보(63)의 전교조 경력에 대해서는 색깔론으로 공격했다. 문 후보는 “전교조의 음모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이수호 후보가 전교조와 결별해야만 선거 파트너로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의 반미, 친북, 종북 등 이런 요소들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는 “문 후보는 공교육의 수장이 되겠다고 하면서 국내 최대 사교육업체와 밀착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사교육업체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며 “공교육의 외피를 쓰고 사교육의 배를 불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0여개 보수단체들이 문 후보를 지지하며 나머지 후보들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것은 공직선거법 제16조 3항을 위반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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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보수단체들은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용린 단일 교육감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연다고 9일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박효종 서울대 교수, 조갑제씨 등 60여명의 보수진영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보수진영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보수 단일후보 추대 작업을 벌여 문 후보를 내세웠지만 최명복, 이상면, 남승희 후보가 별도 출마해 온전한 단일화가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른 세 후보가 선거에 완주하면 진보진영 이수호 후보 당선을 돕는 이적행위임을 경고하고 사퇴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최명복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용린 후보 당선에 방해가 되는 후보들은 이적행위자로 간주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며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명목상 기자회견이지만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집회이기 때문에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타 후보의 선거자유 의사를 압박하겠다고 공표했으므로 선거법 제237조의 선거의 자유방해죄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상면 후보 캠프는 “보수 단일후보라고 우기는 문 후보는 진보성향 정부의 교육부 장관을 지낸 양심 없는 사람”이라며 “이적행위라는 말이 누구를 위한 이적행위냐”고 말했다. 이어 “사퇴 압박은 시민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면서 후보를 협박하는 초헌법적인 일”이라며 “기자회견을 진행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승희 후보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이적’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계에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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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