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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동화] 작은 엘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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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Young.K
추천 : 0
조회수 : 2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08 02: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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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미니게임(슈팅) 시나리오를 동화적으로 어레인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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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먼 옛날.

작은 엘프가 숲속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엘프는 사슴과 숲을 뛰어다니고, 다람쥐와 나무에서 낮잠을 자고, 꽃밭에서 너구리와 화관을 만들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숲속에 장난꾸러기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평화롭던 숲을 어지럽히는 장난꾸러기 아이의 짓궂은 장난에 숲속 친구들은 괴로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끝내 토끼 한 마리가 날카로운 단검에 찔려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작은 엘프가 죽어가는 토끼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장난꾸러기 아이는 어디론가 도망쳐버린 뒤였죠.

작은 엘프가 토끼를 꼬옥 껴안자, 숲속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이 토끼의 몸에서 빠져나와 작은 엘프에게 흘러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작은 엘프는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작은 엘프는 의아해했습니다.

레벨? 이게 뭘까요? 혹시 장난꾸러기 아이는 이것을 위해 숲속 친구들을 죽이려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막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절대로 막아야만 합니다.

 

작은 엘프는 숲을 돌아다니며 장난꾸러기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사슴아, 사슴아. 장난꾸러기 아이는 어디로 갔니?”

 

거듭 물어보았지만, 사슴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장난꾸러기 아이 때문에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었죠. 작은 엘프는 슬퍼하며 가여운 사슴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너구리야, 너구리야. 장난꾸러기 아이는 어디로 갔니?”

 

하지만 언제나 즐겁게 숲을 산책하던 너구리 가족도 싸늘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작은 엘프는 초조해졌습니다. 대체 어디로 가야 장난꾸러기 아이를 찾을 수 있는 걸까요?

 

숲을 이리저리 찾아다니던 작은 엘프는 이윽고 풀숲에 숨어있던 토끼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뒷짐을 지고 생긋 웃으며 토끼를 내려다보았죠.

 

토끼야, 토끼야. 장난꾸러기 아이는 어디로 갔니?”

 

하지만 토끼는 코를 씰룩이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장난꾸러기 아이를 찾지 않으면 숲속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릴 지도 모릅니다. 작은 엘프는 허리를 숙여 토끼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토끼야, 토끼야. 이건 숨바꼭질 놀이가 아니야. 그 아이는 정말 나쁜 아이란다. , 장난꾸러기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말해보련?”

 

그러자 토끼는 머뭇머뭇 한쪽을 가리킵니다.

 

장난꾸러기 아이는 저쪽으로 갔어요. 멀리 갔어요. 빨리 쫓아가세요.”

 

고마워, 토끼야.”

 

작은 엘프는 방긋 웃고 토끼가 가리킨 곳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곧이어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들려왔죠. 작은 엘프가 고개를 돌리자, 장난꾸러기 아이의 단검에 찔려 죽어가는 토끼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토끼는 장난꾸러기 아이를 숨겨주었지만, 장난꾸러기 아이는 토끼를 찌르고 도망간 것입니다.

작은 엘프는 슬퍼하며 죽어가는 토끼를 안아들었습니다.

 

토끼야, 토끼야. 거짓말은 나쁘단다. 왜 솔직히 말해주지 않았니. 결국 구해주지 못하지 않았니.”

 

나쁜 장난꾸러기 아이조차 숨겨줄 정도로 너무나 착했던 토끼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이 몇 번 가쁜 호흡을 몰아쉬고는 그대로 싸늘하게 굳어버렸습니다.

 

작은 엘프는 토끼를 내려놓고 다시 장난꾸러기 아이를 찾아 숲을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가여운 숲속 친구들을 따라 장난꾸러기 아이를 쫓아가던 작은 엘프는 각고의 노력 끝에 곰 아저씨 뒤에 숨어있는 장난꾸러기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곰 아저씨. 거기 있는 장난꾸러기 아이를 잡아주세요. 그 아이 때문에 숲속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작은 엘프는 필사적으로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곰 아저씨는 단단하게 버티고 서서 비켜주지 않았습니다.

 

작은 엘프야, 장난꾸러기 아이를 잡으려면 먼저 나와 싸워야 할 것이다.”

 

잠시 후, 작은 엘프는 걱정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곰 아저씨, 곰 아저씨. 괜찮으세요? 장난꾸러기 아이가 아저씨의 허리에 상처를 냈어요.”

작은 엘프야, 걱정하지 말거라. 이까짓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란다.”

 

잠시 후, 작은 엘프는 초조하게 외쳤습니다.

 

곰 아저씨, 곰 아저씨. 조심하세요. 장난꾸러기 아이가 아저씨의 등에 상처를 냈어요.”

작은 엘프야,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아직 한참 더 싸울 수 있단다.”

 

잠시 후, 작은 엘프는 슬피 울며 곰 아저씨의 가슴에 매달렸습니다.

 

곰 아저씨, 곰 아저씨. 장난꾸러기 아이가 사라져 버렸어요. 아저씨 목에 단검만 남겨놓고.”

작은 엘프야. 장난꾸러기 아이는 잊어버리거라. 돌아가 너 자신을 구하려무나.”

 

그리고 곰 아저씨는 그대로 숨을 거뒀습니다.

작은 엘프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숲속 친구들 모두가 그 장난꾸러기 아이를 숨겨주는 것일까요?

 

작은 엘프는 계속해서 숲을 나아갔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운디네 언니의 호수에는 독이 풀렸습니다.

골렘 오빠는 바위에 깔려 부서졌습니다.

그리고 끝내 버드나무 할머니마저 불타버리고 말았죠.

 

………

 

모두가 죽어버렸습니다.

한 때 화기애애하고 시끌벅적하던 숲 속에선 이제 더 이상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작은 엘프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자 그곳에는 홀로 남은 장난꾸러기 아이가 있었습니다.

 

작은 엘프는 말했습니다.

 

장난꾸러기 아이야. 참 나쁜 아이야. 너로 인해 숲속 친구들도, 운디네 언니도, 버드나무 할머니도, 모두 죽어버렸구나.”

 

장난꾸러기 아이는 비통하게 대답했습니다.

 

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은 누구죠? 칼을 들고 있는 것은 누구죠? 저는 단지 도망쳤을 뿐이에요.”

 

작은 엘프는 웃었습니다.

 

아아. 어리석은 장난꾸러기 아이야. 사랑스러운 나의 게임오버야. 내겐 양심이 없으니 이렇게 될 줄 몰랐었니? 경험치가 오르고 레벨이 오르는 이 세상이 잘못된 것이란다. 플레이가 시작되면 나는 결코 멈추지 않지.”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나요? 칼을 버리고 대신 모두와 이야기를 할 순 없었나요? 저를 잡는다 해도, 그곳에 끝은 없을 거예요.”

 

그건 너나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란다, 장난꾸러기 아이야. 두려워 할 필요 없단다. 무서워 할 필요 없단다. , 이리 와 내게 안기렴. 이 가슴 깊숙이 안겨보렴. 숲속 친구들이 모두 살아나고, 세상은 재생될 것이란다.”

 

당신의 영혼에 새겨진 핏자국은 지워지지 않겠지만.”

 

분명 즐거운 결말이 영원히 이어지겠지.”

 

 

- Happily Ever Af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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