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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찰지망생입니다.(약간스압)
게시물ID : sisa_199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인생
추천 : 0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4/26 12:17:20
안녕하세요. 제대 2달반 정도남은 경찰지망생 의경입니다.
얼마전에 제주도 강정마을에 지원을 갔다와서 그 때 느낀점을 약간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지방에있는 기동대도아닌 방순대(방범순찰대)소속이여서 강정마을과는 전혀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강정마을로 지원을 가게됐습니다.
저희 부대는 2주간 제주도에 지원가 있었는데 그 동안 큰 집회가 2번 정도있었습니다.
그 때 집회자들한테 욕이란 욕은 다 얻어먹었지요

자연환경이 불쌍하지도 않느냐 너희들이 환경파괴자다 뭐 이런식으로 뭐라고하던데
14일날 강정포구에서 문화공연이라는 명분으로 야간까지 집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주 근무지가 강정포구여서 다음날 아침 근무지로 갔는데
참 웃긴게 자기들이 환경보호 어쩌구 저쩌구를 외쳐놓고 
강정포구는 온통 쓰레기 투성이가 돼있었습니다.
일회용 물병, 비닐봉지, 담배꽁초, 일회용성물품들(젓가락,물컵,용기 등등).....
아침에 그 쓰레기들 저희들이 다 치웠습니다.

그리고 14일 집회 당일.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주 근무지는 강정포구지만
안전관계로 강정포구에는 직원들이 배치됐습니다.
저희는 강정포구까지 행진하는 도로옆에 있는 펜스에 배치됐는데
집회자분들이 폭력반대라면서 펜스에 돌을 던지더군요.
그냥 주먹만한돌도 아니었습니다 얼굴보다 두세배는 큰 돌 아니 돌덩이를 던지더군요
저희 부대가 배치된 곳 옆쪽 펜스에 집회자들이 행진을하며 던진 돌덩이들이 펜스와 부딪치며 내는소리가
얼마나무섭던지. 솔직히 좀 쫄았습니다. 조금만 더 행진하면 저희들이 펜스를 막고있는 곳인데 설마 우리가 막고있는데도 던지려나 싶어서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던지려더군요 
저희임무가 그거라서 제지 했습니다.
집회자들은 저희를 뚫고 들어와서 펜스에 돌을 던지려 하고
저희는 못하게 제지를 하려하고..
자기들은 저희들보고 폭력경찰이라며 욕하더니 정작 자신들이 폭력을 쓰더군요.
(주먹을 휘두르거나 한건 아니고 밀치고 당기고 하는 정도)
물론 심한 몇명이 그랬습니다.
그 잠깐의 몸부림 사이에 저희 부대원중에 한명이 진압모(일명 하이바)를 뺏겼습니다.
전의경 출신분들이라면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아실겁니다.
옛날처럼 쇠파이프던지 화염병 등을 사용하는것도 아니고
맨몸으로 집회자들은 이런 실적을 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지요.
물론 저희는 막기만 했습니다.
요즘 집회상황에 나가면 항상 교양 하는 내용이
' 절대 건드리지마라 , 말도 섞지말고 무조건 막기만해라 ' 라는 내용입니다.
그덕에 저희는 이리저리 휘둘리며 그냥 막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포커스가 다른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보니 사복경찰이 자기를 때렸다나 뭐라나 그 쪽으로 포커스가 넘어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자기들끼리 그냥 부딪친건데 그걸 또 트집잡아 말썽을 부린거였습니다.
어찌어찌 하다가 상황은 마무리 되고 
집회자들은 다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다른날 집회에서는 공사장으로 들어가려는 레미콘을 도로에서 막아세우고
레미콘 불법점거를 하더군요.
그리고 그앞에서 시위를 하는데 자기들의 안전을 보장해달랍니다.
물론 안전을 보장해 줘야되죠 . 하지만 상황이 참 어처구니없었습니다.
이차선 도로에서 레미콘을 못가게 막고 또 한쪽 차선은 자기들이 점거해놓고
통행하려고하는 차가오니 안막고 뭐하냐면서 자기들 안전 안지켜주냐면서
참으로 어이가없지요.

이렇게 긴글을 적어놓은 요지중 첫번째가 ' 자기부터 잘하자 ' 입니다.
자기가 폭력을 쓰면서, 자기가 환경을 더럽히면서
누구보고 잘하라는건가..?
길거리에 쓰레기버리는 환경보호자, 남을 사랑하라고 해놓고 타종교를 악마로 몰아세우는 종교인 등등..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이날 집회자들도 마찮가지였습니다.
일단 자기부터 잘합시다.   

말하고 싶은 요지중 두번째이자 가장중요한,
제가 굳이 제목 앞에 '경찰지망생'이라고 붙인 이유가
지금 하려는 말을 하고싶어서 입니다.
마침 집회 몇 일전 수원경찰 사건이 터졌었습니다.
행진을 하며 집회자들은 ' 치안이나 잘 돌볼것이지 여기서 뭐하냐 '
' 나같으면 경찰 하라고 해도 안한다, 그딴 경찰 왜 하냐 때려쳐라 '
' 우리 막는데 힘쓰지말고 범인들 잡는데나 힘써라 ' 등등.
집회자들 뿐만이아니라 일반 여론들이 이런 쪽이여서
경찰지망생으로써 이때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의경으로 파출소 지원근무,실종자 수색,방범근무,음주단속,교통정리,경비근무 등 
경찰들이 하는 이일 저일 다 해봤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동안 느낀점이 '경찰들은 생각하는 것 보다 고생한다.' 였습니다.
새벽에 왠 주취자가 와서 행패를 부리는데도 어쩔수없이 보기만하거나 당하기만 해야되고
명절 혹은 행사날 차량이 막히면 가서 차 뺀다고 그렇게 고생하는데 욕이란 욕은 다먹고
음주단속하는데 교통사고 날뻔도하고 실제로 난 사람도있고,
사촌형이 경찰인데 선거날 선거관리지원 갔는데 
그냥 이유없이 '짭새들 일처리좀 제대로 해라 ' 욕먹은거 등등..
우리나라 경찰이 이렇게 힘이 없었나 싶을정도로 말입니다.
수원사건 담당 경찰,밀양 H순경 저도 그 사람들 보면서 무지 욕했습니다.
경찰의 자격이없다고 경찰은 둘째치고 인간으로써 뭐하는 짓이냐고.
하지만 그런사람들은 단지 '몇 명'입니다.
학교에 담배를 피는 학생이 '몇 명'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학교 학생들 전체를 담배피는 꼴통들이라고 몰아갈수있나요?
아니 잖습니까. 그 소수학생들이 문제인거지.

집회자들 중에서도 참으로 성격 좋으신분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혹은 진짜 어쩔 수 없이 하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작년말인가 올해 초, 소값파동으로 소데리고 청와대로 간다며 큰 집회가 있었는데
그 때 고속도로 위로 진입하려는 집회자분들을 막았습니다.
밀고 막고 하는 실랑이가 일어났는데 그 때 어르신 몇분이 하시는 말씀이
' 지금 너희들 이렇게 고생하게 해서 미안한데 우리도 어쩔수없다.미안하다. '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진짜 짠했습니다.
죄송스런 맘도들고 나라도 비켜주고 싶은데 그럴 순없고...

제주도 집회자들처럼 어이없는 집회자도 있는반면
이런 맘좋으신 집회자들도 있습니다.
또라이 경찰들도 있는 반면 
진짜 시민들을위해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경찰들도 있습니다.
부디 그 소수를 보고 집단전체를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주시고
좋은 경찰도 많다는걸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더 일찍 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컴퓨터를 잡을 수있게 돼서 약간 늦어졌네요.
그리고 잘 쓰지도 못하고 뒤죽박죽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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