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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싸이코패스 5화의 문제점들
게시물ID : animation_281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vangelion
추천 : 5
조회수 : 192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1/08 23:58:59


00. 벌써 싸이코패스는 절반 가까이 왔네요. 11화 완결이니 딱 반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4화를 보고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포풍처럼 깠던 리뷰글과 같은 요지의 글입니다.

1기에서 느꼈던 '나의 싸이코패스'에 대해
2기에서는 '나의 싸이코패스는 이렇지 않아'라는 느낌의 '옛날이 더 나았지' 수준의 리뷰로 남지 않길 바라며
또한 그러한 생각만으로 적어나가는 생각도 아닙니다.

2기로 이어지는 작품이 1기와 비교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사람들은 진보하길 원하지, 퇴보한 후기 작품을 바라진 않습니다.
충분히 잘 만들었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3편, 라이즈도 충분히 잘 만들었음에도 2편, 다크 나이트의 휘광에 밀리는 것처럼
그것은 후속작이라는 존재의 영원한 족쇄입니다.

전편보다 잘 만들어야하지만, 전편과의 연관성을 한편으로 지켜야하며,
전편과의 이질감이 커서도 안되지만, 전편을 답습해서는 안되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평가 부분입니다.
물론 그들도 사람이고, 잘만든 작품의 후속이 잘나오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참작할 여지가 있긴하나,
그건 시청자가 고려할 사항이 아닙니다. 
잘 만들었으면 그걸로 된거죠.




01. 4화에서도 신물나게 언급했던 점이지만 연출과 스토리 분배는 여전히 문제.

아 제발 연출 좀....카메라 워크도 쓰고......좀...대사도 좀 함축적이고 그럴듯하게 바꿔라.......

그래서 5화에서 사람들이 드론을 게임으로 조종하는 듯한 연출은 괜찮았으나
그것 빼고는 여전히.....
스토리 호흡도 분량 때문인지, 특정 부분에서는 애매하게 빠르고-공안 내부 인원들의 생각이나 추리, 혹은 이외의 묘사들 생략
카무이를 쫓는 것에만 온통 할애를 하여 늘어진다.

물론 이 부분은 차후 이야기가 진행되며 떡밥회수와 이야기 주제를 내세움에 따라 평가가 반전될수도 있으나,
각본가가 갈릴레이 돈나 각본가.





02. 새삼스레 5화에서 여지껏 뭔가 문제였는지 알게된 사항이 하나 있으니, 바로 시빌라 시스템, 공안국 국장이다.
4화에서는 그 모든 시청자들에게 주어져야할 추리해야할 이야기들과 근거들, 그리고 멘탈미인 아케네를 뒤흔드는 갈등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게 왜인지 4화까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5화를 시청하고서야 깨달았다.

국장이 모든 이야기를 다 해준다.

메인 빌런 카무이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가져오는 상황의 변화와
이후에 전개될 이야기의 방향성, 특히 아카네의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몽땅 자기가 친절하게 독백으로 설명해준다.
1기 후반부에서 국장이 메인으로 튀어나왔을 때에 그의 분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야기의 진행에 대한 전적인 스트림을 모두 설명하는 역할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찌할 수 없는 시스템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을 뿐.
그렇게 고고하게 존재해야할 인조신, 시빌라 시스템이 인조신의 전령마냥 떠벌떠벌 복잡한 이야기를 모두 해주는 것은 아무리 봐도 기묘하다.

공안의 문양, 뱀머리 지팡이만 봐도 인조신의 전령은 시빌라 자체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다.

이 부분은 대사의 함축성이나 수사, 추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져야할 이야기들이,
단순히 줄줄히 설명되며 일련의 드라마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마키시마 쇼고라는 인간의 목적이 빠르게 밝혀졌음에도 주제 자체의 모순성을 잘 활용한 1기와 비교한다면,
2부 빌런 카무이 키리토는 단순히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니 부숴야한다는 모순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시빌라 시스템의 눈인 공안을 뒤흔들고 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단기적인 목표는 시빌라 시스템을 뒤흔든다는,
마키시마 쇼고와의 목적 자체가 유사해 보이기도 하나-이건 좀 더 진행되어야 확실시 되겠으나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반응만 봐도, 뭐가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마키시마 쇼고라는 캐릭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의 올바르지 않음'에 긍정하는 시청자가, 마키시마 쇼고의 행동 자체에는 수긍할 수 없는 모순성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싸이코패스 이야기의 주제와 목적에 대해 잘 이야기할 수 있는 빌런으로 적당했다. 실제로 마키시마 쇼코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최구성 이외에는 누구에게도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 자체로 고고한 맹수마냥 시빌라의 목덜미를 끊으려 했다. 그 정당성의 긍정과, 그 악랄함의 부정은 마키시마 쇼고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무이 키리토....4,5화 대부분의 반응은 '어떻게 저렇게 잔인하지?' 정도이다. 웃는 얼굴로 사람을 이용하려고 버릴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5화에 본격적으로 카무이가 전면에 나왔음에도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물론 악역을 반드시 매력있게 그릴 필요는 없다. 실제로 카무이 키리토는 기분 나쁘게 하는데 일가견 있는 빌런처럼 비춰진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싸이코패스의 주제는 무엇이었나?? 시빌라 시스템의 문제점과, 그 속에서도 올바른 지향점을 찾아야한다는 멘탈 미인 아카네의 한마디는 1기부터 2기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객관적으로 봐도 영리하게 기분나쁜 전법을 사용하는 카무이와 멘탈 미인 아카네의 갈등이 전면으로 떠오르면서, 이야기는 시빌라 시스템 따위든 뭐든 상관 없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냥 착한 아카네와, 나쁜 카무이의 대립이다.

시빌라 시스템이라는, 명백히 잘못된 악을 수호하는 아카네라는 선의 존재와 
명백히 잘못된 방식으로, 시스템을 뒤집어 엎으려는 듯한 마키시마의 대립을 기억한다면,
이미 메시지 전달에서 반쯤 실패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3.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가지는 당위성이다.
그 범위는 천차만별이라, 어느 정도까지의 당위성이 이야기에 필요하다고 고정시킬 수는 없다.

이번에 언급할 것은 그 이야기의 당위성의 허점들이다.

이번 2기 수사 과정의 중요한 점은 바로 '겉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카무이는 겉모습을 숨겨, 속을 감추는 데에 능하며,
4화 후반에는 공안 집행관의 눈을 이식해서 스스로가 도미네이터를 사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어찌되었건 시빌라 시스템이 '수치'로 판단한다는 맹점에서 기인한 트릭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나는 그것을 납득할 수 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납득이 안된다. 
특별한 약을 통해 싸이코패스를 안정화시킨다는 것과
1기의 핼멧과의 차이엔 대체 무엇이 있는가??

아 물론 싸이코패스 측정은 물론 없는 사람 취급까지 가는 카무이의 약물 능력이 대단하다고 한다면 그렇게 이해하면 땡일수도 있다.
실제로 몇몇 리뷰에서는 카무이의 능력을 보고, 1기 헬멧의 상위호환 아니냐며 새로운 빌런의 능력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은 색깔에 대한 이야기와, 치료, 약물 전반에 대한 황당함이다.

그냥.....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약물과 치료를 통해 싸이코패스를 안정화한다고 하는 것 그 자체가 싸이코패스라는 애니와 맞지 않는다고 여겼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고민했을 때, 나왔던 그럴듯한 대답이 있다.
오버 테크놀로지 가득한 곳에서 너무나도 간단히 다른 기술들을 무시해주며 등장한 트릭이라는 게,
명확한 증거 없이 감으로 더듬거리다가 찾아내게 되었다는 점이다.

1기의 헬멧과는 다르다. 싸이코패스 측정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에서는 유사하지만, 헬멧은 그 자체로 눈에 띈다. 헬멧에 의한 범죄가 한번 관측되었다면, 1기에서 범죄가 발생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인지된 상황은 헬멧 사용자에 의한 범죄라는 간단한 연결이 가능하다. 헬멧은 내면은 숨기지만, 외면까지 숨겨주진 않았다. 헬멧은 약점이 명확하다. 그리고 관련된 몇 화에서 보여주려 했던 것은 시빌라 시스템의 한계와 인간 군중이 가진 억눌린 심리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를 헬멧으로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약물치료는 다르다. 도미네이터로는 확인되지도 않고, 바깥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외면의 변화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튀어나온 헬멧의 상위호환-그것도 시빌라의 큰 위기까지 불러온 헬멧느님의-이며 너무 대단한 능력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야기에서 어떠한 메시지나 특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카무이의 능력과 시빌라의 맹점을 공략하는 지성있는 모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 물론 이러한 강력한 도구를 통한 빌런의 강력함을 나타내는 요소라면 충분하겠으나....싸이코패스라는 애니에 바라는 것은 단순한 선악의 힘싸움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겐, 절대.

좀 더 간단히 말하자면, 헬멧은 사회의 모순과 맹점, 그리고 사람들의 억눌린 모습에서 발현되는 폭력성과 혼돈을 표현했다면
약물은 그냥 카무이의 능력을 위한 요소일 뿐, 별 의미가 없는 요소이다. 시빌라 시스템을 헬멧을 씹어먹는 성능으로 튀어나와서는 그냥 도구만으로 쓰인다. 게다가 카무이 자체가 모습을 감추고 바꾸는 능력이 있는 덕분에, 작품의 메시지고 뭐고

카무이는 울부지졌따.
카무이는 짱짱쎄고 무서운 빌런이었던 거시다.
공안은 카무이에게 당해서 죽었다.

정도의 투명카무이 전기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 6화부터는 매주 챙겨보게 될거 같진 않습니다.
11화까지 끝난 뒤에 몰아보게 될듯하네요.
4분기 기대작으로 두근거리며 기다렸는데, 너무 실망스러워요. 싸이코패스 2기는.
그냥 선악 대결과 몇가지 반전, 떡밥이 있는 스릴러물이 되어버렸어요.
싸이코패스에 원했던 건 이런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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