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타워에서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가면 이런 곳이 있습니다
종로구 청진동 피맛골입니다.

조선시대 이래 한양에서 높으신 분들이 가마타고 지나가면, 언제나 지나가는 상민들은 그 행차가 끝날때까지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종로 큰길 옆에 난 자그마한 골목, '피맛골' 에 들어가 번거로움을 피했던 것입니다.

그 피맛골은 일제 때도 그대로였고, 서울이 번영하던 때에도 그대로였습니다. 수백년 된 이 골목은 민중의 쉼터였었고, 큰길 따라 하늘을 찌를듯한 건물들이 세워질때도 그 높이를 크게 높이지 않으며, 서울의 휘황찬란한 도심 속에서 가장 향토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던 곳이었습니다.

저는 외국인 친구를 만나면 이곳을 먼저 데려갔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빌딩이 아니라, 한국의 민중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이 곳으로요.

그런데 지금 그 골목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광복 이후부터 계속해서 영업을 해 오던 빈대떡집도 있고, 가을이면 전어 굽는 냄새가 골목 가득히 퍼지던 청진식당도 있습니다. 그 골목은 오래된 건물이 많아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백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 중에서 저 곳을 가본 분이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저곳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소 불편하고 좁은 골목이긴 하지만,

밑에서 보실 수 있듯이 생선집(청진식당) 과 빈대떡집(열차집) 등이 아직 영업중입니다.
(이 모습은 아니기에, 골목으로 들어가시려면 몇번 물어보셔야 할 겁니다)

이번 크리스마스까지 영업합니다. 반드시 가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