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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때문에 구정물을 마신 할아버지
게시물ID : humorbest_2822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93년생
추천 : 217
조회수 : 7181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6/15 17:46:23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6/15 15:49:39
판을 즐겨보는 낼모래 계란 한판 5개월짜리 아가를 둔 엄마 입니다. - 

 

그냥 오늘은 왠지 저를 너무나도 사랑해 주시던 할아버지와의 일화가 생각이 나서 

판에 그 이야기를 남겨 보고자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제가 7살때 

 

온 가족이 다 함께 개울가로 물놀이를 떠났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고모 삼촌 친척 언니 오빠 악랄했던 우리 오빠 -_-

 

메기가 자주 출몰하고 붕어가 많기로 소문난 그 곳의 수질은 거의 흑탕물 

어린 제가 보기에는 거의 똥물 수준 

 

유난 스러웠던 저는 발 담그기도 꺼려졌던 그 물에 

장난스런 오빠의 기나긴 꼬드김으로 몸을 담구려던 찰나 

 

오빠가 저를 확 잡아 당기는 것이 아니었겠어요?

 

그래서 저는 그 똥물에 빠져 그만 ...그... 물을 배가 부르도록 잔뜩 마시게 되었습니다. 

 

죽는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우는 저를 외면한채 이미 저만치 멀어진 어른들은 

고기잡기에 여념이 없었죠 - 

 

그때 제 울음 소리를 들으시고는 할아버지..께서 한걸음에 달려오셨죠 - 

 

' 우리 손녀 왜 울어?'

 

' 할아버지, 나 - 똥물 먹었어 ㅠㅠ 나 큰일났어 나 이제 죽어 ㅜㅜ 으앙 ~~' 

( 어린 나이의 저는 그 물을 먹으면 죽는 줄 알고 있었음)

 

그 때 할아버지가 그 크신 손으로 그 구정물을 두손 모아 가득 뜨시더니 꿀꺽꿀꺽 마시는게 아니겠어요?

 

'봐 - 할아버지도 이만큼이나 마셨지? 괜찬아 먹어도 죽지 않아 :-) '

 

 그제서야 전 울음을 뚝 그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어요 -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는 그 때 그 일...

 전 할아버지를 정말 좋아했어요 ...

  

 그 물놀이 2년 후 소화가 잘 안되신다고 하셔서 병원 검진을 받으셨는데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병원에서 고생고생 하시다 

 

 시한부 판정 받으시고 집으로 돌아오셨죠..

 집으로 돌아오시고 며칠 후에 낚시가 하시고 싶으시다며 

 장에가 낚싯대를 사다 놓으시고 다음날 낚시가자 말씀하시곤...

 

 그 후로 일어나지 못하셨어요- 

 

 의식까지 몽롱하던 그 상황에 

 할아버지 내가 누구지? 하면 우리 손녀 우리 손녀 하시던 할아버지...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할아버지 손녀 옥이가 아가 낳구 알콩 달콩 사는거 지켜보고 계시겠죠?

 

 할아버지 정말 보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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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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