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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윤혜정 vs 윤혜정> 에 대한 윤혜정쌤의 해명글
게시물ID : humordata_10704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앤쵸비
추천 : 2
조회수 : 16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4/27 17:00:15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은 한참 전에 
인터넷에서 한 동영상을 봤습니다.

제목이 윤혜정  vs 윤혜정 이더라고요.
쿨하게도 그 영상을 보면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죠. 음악도 신나고.
그러나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 같아 요목조목 긴 설명을 올렸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 글과 영상이 안 보이더라고요.
삭제한 것인지, 제가 못 찾았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어제 용휘가 수강후기에 글을 올렸습니다.
   "선생님, 유투브에 올라온 동영상 고소하세요!
    앞뒤 다 짜르고 이렇게 편집해놓는게 말이 되나요?!"

2011년 11월에 녹화한 수능열기 2강 18:14~18:29 내용과
2012년 03월에 녹화한 고3 학력평가 대비특강 1강 27:39~28:07 내용을 훌륭히 편집한 예전의 그 동영상이네요.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능 시험을 잘 봐야한다고 믿고 있죠.
어른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우리 사회가 모두 그렇게 한마음으로 달리고 있으니.
수능이라는 시험 아래, 너무나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언어영역 성적을 올려주는 일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강의합니다.

그 두 개의 강의는 
시가 노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젼혀 이해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시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 준 강의입니다.
물론 시험을 위해 시에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3월 학평 대비 특강은 당장 눈 앞에 닥친 시험을 위한 특강입니다.

수능열기 강의에서는 
     '화자 중심' 시와 '대상 중심'인 시로 나누어서 접근해 보자!'
3월 학평 대비 특강에서는 
     '그게 뭐가 중요하냐? 하나도 안 중요하다!' 
이게 동영상의 요지었죠? 
맞습니다.

시는 원래 시인이 노래하고자 하는 바를 화자를 통해 전달하는 갈래이기 때문에 
화자가 느끼는 정서나 태도를 이해하면 되는 거죠. 
시는 그냥 그렇게 찾아가며 느끼면 되는 것인데,
때로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다른 '대상'에 대해 노래하면 덜컥 겁을 먹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화자가 중심인 시는 '화자의 정서 태도'를 찾으면 돼.
 그런데 화자는 안 보이고 대상만 두드러진다면 그 '대상의 특징'을 찾아 봐. 
 그리고 그 대상을 대하는 '화자의 태도'를 찾으면 되는 거야."

그러나 결국 '화자 중심'인 시나 '대상 중심'인 시 모두, 
종착지는 화자의 태도(정서)를 찾는 것입니다.
종착역은 같은데,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 때문에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녀석이 많더라고요.

"선생님, 그럼 이 시는 화자 중심이에요? 대상 중심이에요?
 화자 중심인 것 같기도 하고, 대상 중심인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어요.ㅠㅠ"

그래서 그 다음 강의인 3월 학평 대비 특강에서 다시 강조한 것이죠.

"화자 중심인지, 대상 중심인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야!
 화자 중심일 때는 화자의 정서.태도 / 대상 중심일 때는 대상의 특징과 그 대상을 대하는 태도!
 결론은 같은 거야"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생략이 돼 버렸네요. 


내 아이들을 위해 진심을 눌러 담은 강의가 난도질 당하고,
그것이 조롱거리가 되는 모습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거기 가서 싸우고 있는 너희들 봐도 속상하다, 얘들아.)

EBS에서 강의를 한 지 이제 6년째가 됩니다.
벌써 2년 전이지만 2010년 4월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수능특강 강의를 처음 맡게 되고,
수능에 EBS가 처음으로 70% 연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EBS 강의에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에
한 거 없이 그저 때마침 그 자리에 있었기에 '윤혜정'이라는 교사가 알려지게 되더라고요.

그 자리에 있기 전에 나는, 
내 아이들에게 선생님, 우리 담임 샘, 우리 국어 선생님, 윤혜정 선생님이었는데,
이 자리에 서 있게 되니,
스타 강사, 
윤혜정 강사,
EBS 윤혜정
폐쇄적인 어떤 공간에서는 그년이 되어버리는 모습..

화도 나고 맘도 상하고 
그러나 전국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선생님 수업 때문에 정말 언어가 좋아졌어요.
 선생님 언어 성적이 올랐어요.
 선생님 자신감이 생겼어요.
 선생님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절대 사교육 시장으로 가시면 안 돼요."

그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내가 조금은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었기에
그냥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 아이들에게 
힘내, 자신감을 가져.
상처는 주는 게 아니라 받는 거야.
상처 같은 건 받아오지마. 뭐가 좋다고 받아와~? 안 받으면 그만!
이라고 격려해 왔는데,

오늘은 이런 저도 상처가 받아지려고 하네요.
선생님이 아프면 같이 속상해 주고, 오히려 미안해 하는 내 아이들이 있기에,
됐고.
힘 내죠, 뭐.


얘들아. 
선생님 이제는 몸도 많이 좋아졌고.
힘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중간고사 잘 봐!
다시 도전하는 녀석들도 맘 풀어지지 말고,
200일대 무너진지 5일 지났어, 알지? ^-^
이젠 6월 모평까지 계획 잡고 달리는 거다. 
괜한 거에 신경쓰지 말고 널 위해 집중해.
나도 너희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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