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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몸매에 관한 기준은 거의 정신병 수준.
게시물ID : humorbest_282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시★
추천 : 157
조회수 : 9980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6/15 22:39:50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6/15 20:05:37
어떤 글의 리플에도 남겼다 시피, 한국에서의 몸매에 관한 기준은 거의 병적인 수준임.
내 이야기부터 하자면, 나는 170정도의 키에, 몸무게는 50후반 정도임.
밥 많이 먹거나, 한 며칠 운동하지 않으면 57킬로에서 58킬로, 아침에 쟀을 때는 가끔 56킬로도 나오니,
아무튼 어림잡아 50킬로 후반대임. 한국 연예인들처럼 깡마르지도 않았지만, 뚱뚱해보이지도 않음.
얼굴에 살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통통해보이지조차 않음.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선, (외국에서 살고 있음) 아무도 그 누구도 나에게 살쪘다는 둥,
너 살 좀 빼야겠다는 둥의 소리를 하지도 않고, 나도 그런 소리 들어본 적이 없었음.
내가 여느 한국여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살빼야겠다' '다이어트 중이야' 따위의 소리를 하면,
내 여기 친구들은 (한국 사람이라도) 너 하나도 안 뚱뚱한데 살을 왜빼! 라는 소리를 함.
그래서 나는 내가 진짜 이상적인 몸을 가진 사람이라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음.
그러다 어느 해 여름에 서울을 나갔음.
나가서 만난 한국 친구들마다 하는 소리가, '야, 너 살쪘다. 맨날 햄버거 먹고 피자 먹고 그랬나보다.'
'너 살 좀 빼야겠다, 나랑 같이 요가하자.' 따위의 말들이었음.
하루는 옷을 사러 갔음. 내가 이 곳에서는 바지 사이즈 26을 입고, (가끔 26이 없어서 27이나 28을
입으면, 진심으로 헐렁거림.) 윗옷은 딱 맞게 입고 싶으면 스몰, 좀 헐렁하게 입고싶으면 미디움,
가끔 레깅스나 스키니 진에 어울리게 박시한 옷을 입고 싶을 때만 라지를 사는데,
라지를 입으면 어깨나 품이 나한테 좀 많이 큼.
나는 당연히 내 사이즈는 저거다, 라고 생각하고, 옷을 사는데, 한국 바지사이즈 26은 내 허벅지에
껴서 도무지 올라갈 생각을 안하고, 한국에서의 스몰은, 흡사 예전에 '두남자쇼' 였나?
유정현이 게임에서 지면 입는 유치원생 사이즈의 옷을 입은 듯 나에게 꽉 꼈음. 진짜 추할정도로.
그래서 결국 라지를 샀는데, 웃긴건, 한국에서의 라지는 나에게 전혀 헐렁헐렁하지 않았음.
또 한번은 보세옷을 사러 갔는데, 보세옷음 프리 사이즈가 대부분이었음.
당연히 나한테 맞겠지 라고 생각하고, 한 옷을 사서 집엘 왔는데, 그 옷이 좀 타이트한 스타일이었음.
집에서 거울 보고 입자마자 엉덩이에서 걸려서 찢어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엉덩이, 거대 괴물 엉덩이 아님..
그래서 도대체, 저런 옷들이 (한국 바지사이즈 26, 스몰, 타이트한 프리사이즈 보세옷) 맞는 몸은
어떤 몸인가 싶어 봤더니, 골반도 엉덩이도 하나 없는 그런 몸매였음. 그리고, 웃긴건,
바지 26을 입는 여자와, 윗옷 라지를 입는 여자는, 스스로를 너무너무 뚱뚱하다 라고 느끼는 거였음.
보니까 한국에서의 말랐다, 날씬하다의 기준은, 흡사 2차 성징도 채 오지 않은,
가슴도 골반도 엉덩이도 없는, 깡 마르기만 한 체구를 가르키는 거였음.
그게 어떻게 예쁘단거. 진짜 전쟁중의 난민도 아니고, 그렇게 빼짝 마르기만 한 체형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지도 진심으로 의문이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이미 깡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한다는 말을 입버릇 처럼 하고 다니는 지도 진심으로 정신병 수준이라고 생각함.
물론 한국의 작은 사이즈가, 서양사람보다 작은 동양인의 체구때문일 수도 있으나,
나는, 저 작은 사이즈 (한동안은 44사이즈 열풍도 불었다고 하지?) 가 한국사람들의 비정상적으로
깡마른 몸매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신병도 일조한다고 생각함.
아 그리고 더 웃긴건, 그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시선임.
뭐 뚱뚱한 여자나 남자가 이성으로 안 보이는 것은 이해가 됨. 말 그대로 개인의 취향이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키가 큰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키 큰 남자는 싫어함. 내 개인의 취향.
그렇지만, 뚱뚱한 사람이 이성으로 안 보이는 거 하고, 그 사람에게 비난을 하는 것 하고는 다름.
도대체 왜 뚱뚱한 사람한테 비난을 하고, 욕을 하고, 흉을 보는지는 당췌 이해를 할 수가 없음.
뚱뚱한건 용서할 수 있지만, 게으른 건 용서할 수 없다고?
도대체 그런 용서할 수 있는 자격은 누가 부여하는 건지 모르겠음.
지나가는 사람이 뚱뚱하다고, 게으르다고,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욕한다는거,
너무 타인의 삶에 대한 월권이라는 생각이 안듦?
뚱뚱한 사람이 자기관리를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짝으로는 싫다는 말은 이해가 감.
그렇지만, 왜 그 사람이 자신의 짝이 되지도 않을꺼고, 자기한테 피해가 오는 것도 아닌데,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고 비난을 받아야하는지는 진심으로 모르겠음.
거기다 더 우스운건, 한국에서 뚱뚱하다고 욕먹기 시작하는 그 몸은, 내가 사는 이곳에선
그 누구도 뚱뚱하다고 손가락질 하지 않는 그런 몸이라는 거임.
자기관리를 못해서 싫다. 그래서 욕먹어도 싸다.
그렇게 욕할 '자격' 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기관리를 잘 하고 있는 사람인지는
궁금함. 단지 깡마른 몸을 가진 것만이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것도 궁금함.
내가 사는 이 곳에선, 다이어트란, 진심으로 병적으로 뚱뚱해서 BMI 30 근처, 혹은 그 이상되는
고도비만 내지나, 건강을 해칠 정도의 비만일 때만 권장을 함. 한국에서처럼, 정상적인 BMI 를 가졌음에도,
체중미달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님.
나도 좀 있다가 서울을 가야해서, 그 전까지 다이어트나 해야겠음.
내가 이렇게 글 싸질러봤자, 한국 사람들의, 그놈의 자기관리 타령은 변하지 않을꺼고,
170의 50대 후반의 내 몸은,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돼지취급받을게 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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