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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과 다니는 학생이 인용한 몇몇 서술에 대한 반박
게시물ID : fukushima_28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니사이클
추천 : 27
조회수 : 183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4/05/07 01:57:54
우선...
후쿠시마 원전사고 게시판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세월호 게시판에서는 세월호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된 비리나 온갖 유착관계,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결국은 그러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 토론의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물론 오유 특성상 박근혜를 깝니다.) 심지어, 세월호 사고로 약간 함께 조면된 고리원전 재가동 문제도 세월호 게시판에 올라온 적이 있네요.
 
반면에 후쿠시마 원전사고 게시판은 조금 오래된 게시판이라 그런지, 방사선 피폭에 대해 조심하려는 의도의 글만 간간히 올라오고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원자력발전 현황에 대해서 깊이있게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저번에 원자과 다니는 학생분께서 뭔가 좋은 의도로 논의를 시작하셨는데, 질문하는 측도 많은 의혹을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학생분도 약간 편향된 정보만이 머리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 게시판에 사람이 많은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논의 시작일로부터 많이 지나긴 했지만 그 학생분의 몇몇 서술에 대해 반박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어느 정도 아는 부분만.
 
 
 
원전마피아 유착관계 (선).jpg
 
 
천리마 님께서 두 가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증거는 없습니다.
첫 번째는 해당 학교 원자력공학과든 원자과든 교수 집단이든 학과 전체든 원전 마피아들과 심한 유착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원전을 계속해서 가동하는 이유가 온전히 철거할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의혹은 조선비즈에서 기사로 다룬 바가 있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5/02/2014050202416.html?outlink=twitter
 
오유인이 싫어하는 조선에서 쓴 기사인지라.... 뭔가 세월호 사태의 박근혜 책임론으로부터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해 쓰여진 글로도 의심부터 해봤네요. 설마 그런 목적을 위해서 취재 내용을 과장했을까요? 그럼에도, 굉장히 잘 쓴 기사라고 생각됩니다.
 
내용을 보면,
"원자력 관련 공학과가 설치된 서울대(원자핵공학과), 한양대(원자력공학과) 등을 중심으로 한 학맥이 원전 마피아들의 주요 숙주로 지목된다. 이들 대학 원자력공학과 출신들이 한국전력과 한수원 등에서 원전 관련 정책의 빼대를 만든다는 점이 이같은 마피아 구조를 만들었다."
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자력 관련 학과의 수가 기본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라는 점, "원자력 정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도 원자력 지식 등 전문성이 떨어져 견제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과 연계되어 원전 마피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해당 학과 '교수' 집단이 원전 마피아이거나 원전 마피아와 직접적으로 유착 관계가 있는지는 미지수네요. 개연성은 높습니다.
 
이쯤에서 궁금한데 leafbread 님이 제학중인 원자과는 정확히 어느 학교의 학과인가요?
 
두 번째 의혹은.... 증거는 없지만, 이 두번째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얻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지 제가 생각해봤습니다.
 
 leafbread 님께 질문합니다.
 
우리나라가 과연 제대로된 원전 폐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을까요? 혹시 폐로 기술도, 폐로 비용도 철거 대책이 없는 게 아닐까요? 생각해봅시다. 모든 원자력 발전소에는 설계 수명이 있고 고리 원전 같은 경우 원레 30년 정도의 설계 수명을 두고 제작되었습니다. 설계 수명이란 건 원전 뿐만 아니라 배든 어떠한 기계 장치는 당연히 있는 것이고, 원전의 경우 원자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철강판의 수명이 실제 원전의 수명에 많이 반영되는 모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58656).
 
정부가 만약 국민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정책을 짰다고 생각해보세요. 해당 원자력 공학과가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있나요? 원자로의 설계와 건축 연구에 관해서 많은 전문가가 양성되고 있고 연구를 지원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자로를 안전하게 폐로하고 철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필요하고 연구를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정상적인 원전 정책을 가지고 있다면요. 원전 폐로 전문가가 충분한가요? 정부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나요?
 
그런 걸 하고 있다면, 정부가 정상적인 원전 정책을 갖고 있다고 봐야겠죠. 폐로에 드는 비용도 아마 지불할 수 있다고 봐야겠죠.
 
저는 원전이 없으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에 이미 탈원전에 성공했습니다. 전국민이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하고, 기업 자체적으로 에너지 절약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지금 아베 총리가 원전 제가동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은 원자력 발전소 없이도 잘 먹고 잘 삽니다.
 
철거를 하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은 어떻게 보아도 핑계입니다. 국가가 정상적인 원전 관리 계획을 갖고 있다면 철거를 하고 새로 짓는다면 모를까, 철거도 안하고 새로 짓는 판입니다.
 
우리나라가 원전이 없으면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은 일종의 신화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원전을 하나 건설해서 전기를 팔면 무조건 돈이 들어오게 되어 있는 구조니까요. 우리나라는 지금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원전은 한번 만들면 항상 출력 100%로 돌리고 있어야 안전하다는 거 아시죠? 수요가 많던 적던 낮이던 밤이던 원전은 수요에 맞춰 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발전 방식입니다. 그래서 남아도는 전력을 해결하는 방법이 남는 에너지로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가 나중에 수요가 있을 때 전력에 보태는 방식도 사용 중이지만, 그래도 넘칩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초고압 송전탑이나 짓고 있는 겁니다. 밀양을 지나는 송전탑이 원레는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 그 명분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면 송전탑을 안 지어도 될텐데, 대구에 전기를 공급해야겠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며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전력이 부족해서 이 지랄하는 것 같습니까? 손해 안 보는 장사라서 하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todayhumor.com/?sisa_507815)
 
 
여세를 몰아서 한 가지 더 반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의 경우.jpg
 
leafbread 님의 댓글 중 일부입니다.
 
독일의 탈핵 사례는 모든 탈핵론자들의 모범입니다. 그런데 독일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천연 에너지 생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고, 돈이 많아서 외국에서 에너지를 수입할 수 있어서..... 그래서 가능했던 특수한 케이스다!! 라고 해버리면, 우리는 독일이 어떻게 탈핵에 성공했는지 진짜 이유는 알 수 없게 됩니다.
 
독일은 현실적으로 가능했으니까 된거고, 우리는 현실적으로 안 가능했으니까 안될거다. 편리한 반박입니다. 하지만 독일이 탈핵에 성공했던 진짜 이유는 그런 현실성의 여부가 아닙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직후에 독일에는 공동체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크게 발달해서 우익이든 좌익이든 할 것 없이 원전 폐지에 동의했고, 시민과학자들의 전문 지식에 기반한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된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안에 대해 논의를 진지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냥 정부에서, 기득권 집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면 그냥 믿어버리는 형국이니 될리가요. 우리나라가 원전을 폐지하지 못하는 정치적인 우리나라 특성의 문제가 큰 장벽이 되어서 그렇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건 그야말로 일부의 주장일 뿐입니다. 주로 기득권 층의 주장요. 믿으시나요?
 
참고 자료는 폴 호크노스가 "어째서 독일인들은 핵 에너지에 회의적인가?"라고 쓴 글이 있는데, 영문 PDF 자료입니다.녹색평론 135월호에 번역되어 있습니다만 인터넷에는 없네요. http://www.google.co.kr/url?sa=t&rct=j&q=&esrc=s&frm=1&source=web&cd=4&ved=0CEAQFjAD&url=http%3A%2F%2Fboell.org%2Fdownloads%2FHockenos_Angst_or_Arithmetric.pdf&ei=KhJpU7axA9WVuAS6rIGIAg&usg=AFQjCNGvuw8p_aHUEkj7OUBANvNxfLMp8A&sig2=ViG5eW-oOytRf6b8o9o2iw&bvm=bv.66111022,d.c2E&cad=rjt
 
 
그리고 프랑스 이야기를 하시는데.........
흠........
프랑스에서 먼저 원전이 터지면 그 때 우리도 생각을 바꾸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먼저 터져서 프랑스가 아차! 하기를 기다리는게 나을까요...............????
 
비꼬는 게 아닙니다.
지금 탈핵에 '성공'한 모델들을 가져와서 가능한가 안가능한가를 꾸준히 비교해야 논의가 되는거지 아예 우리처럼 포기하다시피 한 쪽 애들 자료를 들고온다는건 그야말로 논의가 안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부와 기득권 측의 입김이 서린거라고 보입니다.
 
 
 
몇 가지 생각나는 것만 지적해봤습니다. 이런 글을 계속 쓸지 안쓸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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