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퇴근 했어요.
ㅅㅅ이랑 같이 사는거 고려 해봐야 겠어요.
다들 프로포즈는 받으라고 해서, 다시 해달라고 카톡 하니까
좆까. 이러고 답장 왔네요......
이런 아름다운 새끼가.......-_-
많은 분들이 우리 사이를 오해 하시는 것 같아
이번편은 ㅅㅅ이와 제 사이를 돌이켜 보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이런 삼손같은 새퀴.
내일 불금인데, 만나면 머리채를 제초 하듯이 뽑아 버려야 겠어요!
내 글을 꾸준히 애독(?) 하시는 분 들 이라면 아시다 시피...
ㅅㅅ이와 내 사이는 지구상의 그 어떤 커플보다 더 요상한 사이 이다.
친구라고 하기엔 정도가 지나치고, 애인 이라고 하기엔
허구헌날 썅욕 하고, 죽네사네 싸우고.
가족 이라고 하기엔...이미 ㅅㅅ이가 나...날...*-_-* 이런 짓 까지 해버렸으니.
대체 뭐라고 표현 해야 좋을까?
그래서 솔직히 말 하면, ㅅㅅ이나 나나..
그냥 따로 떨어져 살던 남매가, 여건이 되서 같이 집 구해서 사는 그런 기분으로
대충 준비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서로가 너무 애틋해서 같이살고싶어... 이것도 아니고.
나야 뭐, 보쌈 당한 기분으로 팔려 가는거고.
ㅅㅅ이는...원래 말이 별로 없는 스타일 이다 보니,
이새끼가 뭔 생각으로 나한테 이러나? 하는 궁금 하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결혼준비 하는 커플들과는 틀리게
여느때와 같이 생활하고, 여느때와 같이 싸우고, 여느때와 같이 욕짓거리 하고 있다.
이상하다고?
제발 우릴 지구인의 시각으로 안봐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다 보니 간간히 내가 담배 핀다는 글에 '2세를 생각해서 끊어요'
라는 댓글을 종종 보긴 하는데...
원래 애기를 좋아 하지도 않거니와, 아예 관심도 없고, ㅅㅅ이와 내 사이에 애기가 있다는 생각조차 해본적도 없고.
ㅅㅅ이 역시 나와 동일한 생각이다.
그냥 따로 떨어져 사는 남매가, 여건되서 같이 살려고 준비하는 딱 그런 짝.
같이 살자는 얘기 나왔을때도 별 생각 없이 '애 하나 낳아주랴?' 라고 물어보니
'제정신 이냐?' 라는 답변이 나왔을 만큼...
우린 '우리의 2세' 라는 생각조차 없으니.
그냥 대충 관사 하나 잡고, 대충 둘이 사는거.
그거 밖엔 생각이 없는 것 이다.
간혹 '여자가 애를 안낳겠다' 라고 하면 '애기는 좋은거 예요. 다시 생각해봐요' 하며
설득 혹은 조언을 해줄려고 하는 사람도 간혹 있는데...
내 입장 에서는 무교인 사람한테 종교는 좋은거 예요~ 하며 설득 할려는 것과 똑같이 들린다. (그렇다. 난 무교인 것이다.)
그러니 제발...기분 상하신 다면 정말 죄송 하지만.
2세 얘기는 안하셨으면 하는 부탁이 있다.
그냥 ㅅㅅ이와 죽을때 까지 알콩달콩 사는게 인생 최대의 목표이니...
아무튼 얘기가 길어졌는데, 갑자기 이 얘기를 서론으로 하는 이유는.
때는 우리가 23.9살. 내가 하사 3호봉 에서 4호봉 으로 넘어가기 전, ㅅㅅ이가 중사 달았다고 지랄발광 자랑질 하며
싸돌아 댕겼던 겨울 이었다.
공군은 진급이 육군에 비해 느린 편 이다.
나야 6년차에 중사를 달았고. 그것도 반년은 중사(진) 으로 시간을 허비 했지만...
ㅅㅅ이는 3년 반 만에 중사를 달았으니.
배알이 꼴리고, 또 꼴려서 허구헌날 시비 걸고 다녔던 시기였다.
툭하면 '넌 하사고, 난 중사야!' 이 지랄을 해댔으니...것도 ㅅㅅ이는 나보다 군번이 한달 느린데.
나보다 군번도 느린 놈이 먼저 중사 달았다고 자랑질 하니 얼마나 배알이 꼴렸겠는가?
(재밌는건, 내가 하사 5호봉에 중사(진) 달았을때...고참들이 '너 진급 존나 빠르다' 라고 칭찬 해 준것 이다;;;
공군... 정말 하사 7,8 호봉도 많다. 예전엔 하사가 7년만에 중사 달면 그것도 빨리 달았다고 했을만큼....)
아무튼 그 해 겨울은 정말 추웠고.
활주로는 더더욱 춥고, 배고프고, 힘든 곳 이었기에.
항상 입술이 트고 다녔던 시기였다.
여느때와 같이 주말 이라고, 동네 시내에서 술이나 퍼먹고.
ㅅㅅ이와 불금을 보내며 행복해 하던 그날.
기분 좋게 술 먹고, 점점 취해서 미쳐가던 그 시각.
ㅅㅅ이가 또 시비를 걸기 시작 한 것 이다.
'야, 오빠가 술 살게! 난 중사니까~크크크크크크'
평소에도 다혈질 인 난. 알콜에 점점 이성이 마비가 되어, 또 욱! 해서
'뭐라니? 이 군번도 늦은 새끼가.' 하며 또 서로 왈왈왈...으르르릉 거리며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은 정말 평소보다 더 열이 받았고. 솔직히...부러웠다...
대부분이 하사 전역 하는 공군에 비하면 (요즘은 5년차 인가? 에 제대하면 그래도 중사는 달아주고, 제대 시킨다네요)
중사 제대하는 육군들은 정말 어마어마 하게 부러운 것 이고.
제대 할 시에는 하사 제대와, 중사 제대 퇴직금이 거의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들었기에
점점 시기와 질투로 눈에 뵈는게 없기 시작 했던 것 이다.
결국 싸우다, 또 싸우다.
열이 받아 내가 '나 우리 부대 갈꺼야!' 를 외치며 핸드백을 들고 나갔고.
'아, 저 기집애 또 삐졌네' 라며 ㅅㅅ이가 따라 나왔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 가려는 내 앞을 가로 막았고. 비켜, 못비켜, 비켜, 못비켜 무한 반복 하며 몸 싸움을 벌였다.
그럴때 있지 않은가? 열 받아서 가려고 하는데, 누가 가지도 못하게 앞을 가로막는데 힘으로 이길수가 없을때!
그 짜증나는 기분.
갈때 까지 가보자! 하는 기분에 서로 삿대질을 하며 진짜 지나가는 사람들 다 쳐다 볼 정도로 싸우기 시작했다.
길거리 한복판 에서......
결국 난 울어 버렸고, ㅅㅅ이는 열 받아서 평소에도 저음인데, 더 저음톤 으로 '야, 왜 울어? 왜 우는데?'
하며 내 몸을 앞뒤로 탈탈 털어댔고. 결국 승질이 난...
난 로우킥을 후려 쳐 댔다. ㅅㅅ이 역시 그냥 맞고만 있긴 빡 치니까.
내 손목을 꽉 잡고, '아 그만 좀 하라고!!!!' 하며 내 등짝을 쳐 댔고.
승질이 나서 ㅅㅅ이 손목을 이빨로 물어 버렸던 그때!
삐뽀삐뽀 하며 경찰차가 우리 앞 으로 짠! 하고 나타난 것 이다.
(사실은 영화처럼 싸이렌 울리면서 경찰차가 나타난거 아님, 그냥 조용히 부웅~ 하고 나타났음)
그리고 나타난 2명의 순경 아찌들.
'길거리서 남자가 여자 때린다고 신고 받고 왔습니다.'
라고 하셨고, 우리에게 어찌된 일 이냐고 물어 보셨으나...
군인 2명이 술 퍼먹고, 싸웠다고 말 할수도 없고(더군다나 남군과, 여군이다;;;)
둘다 황당해서 넋이 나갔었다. 우린 그냥 평소처럼 싸웠을 뿐 인데... 경찰 이라니....
거기다 앞서 쓴 대로, 한 겨울의 활주로는 너무나 추웠기에...입술이 터져서 피 까지 났으니.
경찰 아찌들이 오해 한것은 당연하고, ㅅㅅ이는...순식간에 여자 때린 천하의 쓰레기로 전락 된 것이다.
결국 '서에 가서 얘기 하시죠' 라며 ㅅㅅ이와 날 사이좋게 경찰차 뒷 자석에 태우셨으며.
어버버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파출소 였던 것 이다.
ㅅㅅ이는 이미 쓰레기 취급 당하고 있었고. 왠 의경이 와서 나에게 자판기 커피를 뽑아 주었으며.
한 순경 아찌는 내 옆에 앉아서 ' 힘들겠지만...솔직히 털어 놓으세요. 고소도 가능해요'
라며 나에게 자꾸 ㅅㅅ이를 고소 하라고 부축 이셨고.
다른 아찌는 '저런 천하의 죽일놈. 할 짓 없어서 여자나 패? 당장 헤어져요'
라며 사귄적도 없는데, 자꾸 헤어 지라고 강요 하였고.
ㅅㅅ이는....' 아니, 저 여자분 때릴때가 어딨다고 때려요? 술 드셨네? 이름이 뭐예요~? 전화번호 뭐예요~?'
하며 쓰레기 취급 + 거의 용의자 급으로 신원조회를 당하고 있었다.
당연히 현역 군인의 신분 이기에 입을 앙! 다물고, 한마디 말 도 안하고 있었고.
자꾸 날 힐끔힐끔 쳐다보며 '그만 즐기고, 적당히 해라' 라며 눈빛을 쏘아 댔었다. (그렇다. 솔직히 ㅅㅅ이 당하는거 보니 즐거워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따땃한 파출소 에서 몸도 녹였겠다. 커피도 마셨겠다. ㅅㅅ이 엿 먹는거 보니 기분도 좋아졌겠다.
'애인이 아니구요. 친구끼리 장난 쳤는데 그게 사소한 시비가 붙어서 언쟁이 좀 난것 뿐 이예요'
라고 내가 설명을 했고.
'아니예요. 아가씨. 그래도 애인 이라고 끝까지 감싸 안을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러지 말아요. 그냥 고소하고 헤어져요.'
라고 아저씨 들은 계속 무언가의 오해를 하셨다.
'입술은 터서 피난 것 뿐' 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안 믿으시니... (그때 ㅅㅅ이는 졸고 있었다.)
점점 귀찮아 지기 시작했고. 짜증이 나서
군신분증을 꺼내서 '내가 현역 공군 하사인데, 쪽팔리게 쳐 맞고 다니겠냐' 를 좋게, 돌려서 설명을 드렸다.
그 말에 놀란 아저씨들은 '아 그래요? 여군 이예요? 놀랬네. 그럼 저 남자도 군인 이예요??'
를 물어 보셨고... 왠지 여자나 줘 패고 다니는 쓰레기 용의자 였던 놈이 현역 특전사 라고 하면
정말 국방일보 라도 나올 것 만 같은 오묘한 기분에...'아뇨, 저놈은 백수......'
라고 순식간에 여자나 줘패는 쓰레기 에서 백수로 전락 시킨 것 이다.
그렇게 '아. 그래요, 다음부턴 길거리서 싸우지 마요~' 하는 경찰 아찌들의 당부를 뒤로 한 채,
ㅅㅅ이를 끌고 파출소 밖으로 나온 것 이고.
파출소에서 좀 떨어진 길거리 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이런 씨발. 너 아까 왜 모른척 했어!!!!!'
'내가 일부로 그랬냐??????'
라고 다시 한번 대판 싸웠던 기억이 난 것 이다.
그렇다...
현역 군인이 경찰서를 갈 일 이나, 조서를 꾸밀 일 이 생긴다면...
군인 신분이 걸렸다면...바로 100% 헌병대로 연락이 가기 때문에
무조건 백수라고 우기는 것이 최고 인 것을 그날 처음 알게 된 사건 이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ㅅㅅ이와 나 처럼.
요상한 사건에 휘말려 파출소를 가게 될 일이 있다면.
무조건! 최대한!! 백수라고 우기는 것이 최고 이다.
하지만...역시 우리 선량한 군인들은 우리처럼 파출소 갈 일이 없겠지요?
근데, 대체 우리는 무슨 사이 일까요?
과연 같이 살면...잘 살수 있을지가 걱정 이네요....
허구헌날 싸워서 아랫집 사는 ㅅㅅ이네 고참이 쫓아오고, 윗층 사는 ㅅㅅ이네 후배가 쫓아오고...
뭐 이러고 살지 않을까요?^ㅡ^
전우애가 별건 가요...이런게 전우애죠.
그냥 우린 전우애로 살렵니다ㅋㅋㅋㅋㅋ
다들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