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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게여러분, 부탁이 있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58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즈마야
추천 : 5
조회수 : 163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4/30 02:20:14
안녕하세요.
글재주는 없지만 일본에 사는 집사 카즈마야입니다 ㅎㅎ
한가지 동게여러분께 부탁이 있어 이렇게 진지먹고 글을 쓰게 된 점,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올리면서 본문 시작하겠습니다.

분양글을 보며 훈훈해지던 저에게 뒷통수에 핏대 세우게 만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 학생에겐 절대 분양하지 마십시오 "
" 학생은 어차피 학업에 집중하게 되면 소홀해지기 마련입니다 "

라는 댓글들이었습니다.


일단 저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19살에 일본에 와서 (교복입고 일본와서 고등학교 졸업식도 못가봤죠)
아침부터 밤까지 일만 했습니다. 돈이 없었으니까요.
대학을 가려면 그렇게 일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는 브리더분이 고민이 있다면서 저랑 술한잔 하자고 청해왔습니다.
그분은 한 고양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스코티시 폴드 순종인데, 귀가 스트레이트인데다
남자아이에다 몸집이 크고 털도 많이 빠지며 울지 않고
무늬도 그렇게 이쁘지 않은 아이라 사가는 사람이 없다고..
이미 펫샵에서는 1살이 지나면 팔리지 않아 처분을 해야 한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카즈군(지금 우리 냥이님이시죠)이 9개월쯤 됐을 땝니다.

저는 혼자 일본에 와서 힘들게 생활하면서 조금의 위안이나마 얻으려는
안일한 (처음엔 진짜로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어리니까요) 생각에
선뜻 그 아이를 맏겠다고 했고,

제가 하루 벌은 돈 전부를 그 아이 밥이랑 화장실 등등을 구입하기 위해서
썼습니다.

카즈군이 왔고, 저는 엄청난 인연이라는걸 느꼈습니다.

일본은 원래 고양이나 개를 방안에서 키우면 방값의 250%를 줘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일본은 방값이 매우 비싸죠. 한달에 신주쿠의 경우 5만엔(70만원정도)에 방이
거의 7평안되는 방이거든요.

혼자 살고있고 한국에서 별로 돈도 많이 받지 않고있는 저로서는
힘든 선택이었지만, 금전적으로 오는 문제들을 버티면서
이 아이를 지켰습니다.

집에서는 버리라고 하지만 도저히 버릴수가 없었어요
찌는 일본의 여름에 한국 삼겹살집에서 숯불을 다루면서 8시간넘게 일하고
일본어 학교를 끝나고 집에 오면 이미 녹초.

하지만 카즈군과 놀아주는 그 몇시간이 정말로 꿀과 같이 달았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학생이라고 해서 다 책임감이 없는게 아니랍니다.
정말로 사랑하고 정말로 끝까지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있다면,
학생이라도 고양이 강아지를 키울 자격은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학생한테는 절대 분양하지 마세요 라든지,
학생한테 분양했다가 큰일나느니 아예 안하고 말지 라는
편파적인 생각은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이없는 책임감없는 아이를 괴롭히는 학생들은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해줄수있는 학생도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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