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콜로세움은"몇몇 유저들이 권리와 의무, 자유의 개념을 숙지하지 못한 것", 혹은 "토론의 주제로서 성립할 수 없는 주제를 토론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안락사 문제, 배아복제같은 민감한 문제들, 즉 정답이 정해지지 않는 문제들은 토론이 장려됩니다. 더 많은 의견을 수합하여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이지요. 이건 찬반으로 나뉘어 많이 많이 토론해주시길 바랄 정도입니다.
하지만 "커플은 까야 한다"처럼 정답이 정해진 사안에선 찬성과 반대가 성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커플 까지 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걸 찬반토론의 주제로 생각할 때, 콜로세움이 세워집니다.
주요 떡밥들, 그중에서도 정답이 존재하는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1. 동성연애 문제
혹시 모를 난독증 환자를 대비해 "동성결혼"이 아니라 "동성연애"에 한정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침해받아선 안 되는 권리입니다. 따라서 타인이 이걸 해라 하지 마라 왈가왈부할 수 없는게 상식이지만 아직도 한국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시궁창 수준입니다.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지식도 한몫하구요.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타인이 막으려는 시도도 조금 웃기고 말이지요. 특히 모 종교 신도들. 물론 동성애자를 싫어할 권리를 부정하려는건 아닙니다. 대한민국 법은 누가 누구를 싫어하는걸 안 막습니다. 동성애를 싫어할 권리정도는 보장해요. 하지만 동성애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할 권리, 동성애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 싫어할 권리, 동성애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할 권리........가 쭉 보장된다는것도 잊지 마세요. 또 동성애자는 출산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도 보이는데, 남이야 출산을 하건 말건 무슨 상관입니까. 그럼 임신할 계획 없는 부부들도 까여야겠네? 난관 수술, 정관 수술로 영구 피임한 사람들도 까여야겠네? 특히 모 종교 신도분들 말입니다. 너요 너.
정답 : 동성간의 사랑을 막을 근거는 없으며, 존중받아 마땅하다. 호모포비아는 동성애자를 싫어할 권리가 있지만 동성애자를 인간쓰레기로 매도할 권리는 없다.
2. 군대와 임신, 출산 문제
하도 낡은 구시대 떡밥이라 꺼내기도 좀 죄송하네요. 다들 잘 아실테니 설명은 생략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정답 : 군대는 신체검사 1~3급을 받은 대한민국 남성에게만 부여되는 의무이고 임신과 출산은 유전자 수준에서 여성에게만 부여된, 배우자와 함께 결정하여 이행되는 권리이다. 따라서 비교가 불가능하다.
3. 타인의 취미 문제
오유에서 덕후까는 분위기가 상당히 강할 뿐더러, 타인의 취미를 존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한때 스타크래프트 팬덤을 까는 댓글도 본적 있고, 조금만 덕스러운 게시글에 비난 여론이 잦은 것도 목격했습니다. 이는 '자유'의 개념을 잘 정립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자유'의 범위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영역'입니다. 서울광장에서 스크린 띄워놓고 오덕스러운 애니를 본다면 그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내가 번 돈'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위치에서' 행한다면 욕할 이유가 없지요.
또 여기엔 '일반화'문제도 한몫하는데요. '오타쿠는 싹 친일파에 일빠에 사대주의자에 안경여드름돼지다' 같은 문장을 자주 목격합니다. 이건 사실 너무 병신같은 논리라서 반박할 마음도 안 드네요. 물론 1번 떡밥에서 말했듯이 싫어할 권리까지 부정하는건 아닙니다. 오타쿠를 싫어할 권리, 오타쿠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할 권리...... 모두 보장됩니다. 개인적 호오는 자유입니다.
오타쿠 말고 다른 취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를 수집한다던지, 가수의 팬으로서 활동한다던지 하는것들 말입니다. "남이야 뭘 하든 너가 무슨 상관"이 이걸 잘 설명해 주네요.
가끔 "그짓 할 돈으로 기부나 해라"같은 논리도 보이는데, 이것도 너무 병신같아서 반박할 가치를 못 느낍니다.
몇천원씩 하는 비싼 커피 사먹는것도 이 떡밥에 해당되겠네요. 이것도 역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까일 이유가 없습니다. 남이야 자판기 커피를 마시든 독약을 마시든....
정답 : 법의 한도내에서 자신의 자금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행하는 취미는 욕할 수 없다.
4. 지적 설계설, 창조설, 진화론의 문제
이것도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창조설이 맞을수도 있고 진화론이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중립적으로 보자"는 말은 틀렸습니다. '중립'이라는 단어를 자의적으로 사용한 것이지요.
따라서 "학교에서 진화론과 지적 설계설을 둘 다 중립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말도 헛소리입니다. 그 어떤 집단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학교가 특정 종교의 교리를 학생에게 가르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진화론은 다윈 이래로 과학계에서 수많은 연구와 증거를 통해 확립된 '과학 이론'이고
창조설은 '신은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종교적 믿음에 불과합니다. 창조'론'이 아니라 창조'설'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모 종교 신도분들께는 미안한 일이지만, 당신들 틀렸어요.
성경을 증거로 제시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던데요 성경이 창조설의 증거가 된다는 분들께 말씀드리자면, 안타깝지만 제 일기장엔 창조론이 틀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 일기장이 성경보다 신빙성 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하시면 믿어 보겠습니다.
또 자연적으로 시계가 생길 수 없는 것처럼 자연적으로 인간이 생길 수 없다고 하시려는 분들은 과학 공부좀 더 하시기 바랍니다. 지구에 처음으로 생긴 생물은 극도로 단순한 형태의 단세포 생물이었고, 이게 수십억년간 진화를 거쳐 인간이라는 종이 된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정답 : 생물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는 진화론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 학계의 그 어떤 이론도 진화론을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창조설은 시간이 지나도 과학 이론이 될 수 없으며 종교적 믿음으로서만 의미가 있다. 창조설을 믿을 권리는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창조설을 타인에게 강요할 권리는 존중받을 수 없다. 반면에 진화론은 '믿는'것이 아니며, 과학적 '사실'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은 정당하나 창조설을 가르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5. 유신론과 무신론, 기독교와 개독교 문제
요즘 한창 화제가 되는 주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참고로 전 무신론자입니다. 신이 존재할 가능성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존재할 확률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유신론자에게 "신은 없어 병신아!"를 말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고 무신론자에게 "신은 존재해 병신아!"라고 말하는것 역시 의미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이건 유신론과 무신론에 한정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요즘 나오는 기독교관련 떡밥에서는 문제가 다릅니다.
최근 오유에 올라오는 '일부' 떡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독교 신도의 '일부'는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고 다른 종교를 존중하며, 건전한 신앙생활을 합니다. 또 창조설을 교과서에 넣자고 주장하지도 않고,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적 소수자를 관대하게 포용합니다.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반면에 역시 다른 '일부'는 길거리에서 소음공해로 피해를 유발하고, 다른 종교를 믿으면 지옥에 간다고 주장하며,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을 반대하고, 동성애자를 쳐죽이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천하의 개쌍놈들이지요.
전자의 집단은 절대 까여선 안 될 집단이고, 후자의 집단은 가루가 되도록 까여야 마땅합니다.
현재 오유 유저들이 줄기차게 까고 있는 것은 후자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깔 생각도 없고, 오히려 응원하고 있습니다. 단지 까다가 보니 언행이 과격해져서 몇몇 신도들이 화가 난 것이지요. 애초에 진짜 신도라면 오유인들이랑 같이 화내면서 개독을 까야 정상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