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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힘들어하는 것들... 누구나가 다 겪는 어려움인가요?
게시물ID : gomin_2833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민Ω
추천 : 2
조회수 : 618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2/02/14 03:34:10
20대 초반 남자입니다...

저한텐 친구가 없습니다... 친구가 없다기보다 아는 사람은 많은데 정말 그 중에서 저를 좋아해주고

저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제 성격 탓이기도 하겠지만, 저는 누구를 알게되고 정말 친해지게 되면, 아니 제가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낌없이 다 주고, 좋아해주고... 가끔 짖궂은 농담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 친구 

기분 상하지 않게 말을 합니다... 그 친구가 힘들어하는 것 같을 땐 괜스럽게 오장육부를 슬슬슬 

긁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가 않네요... 물론 제가 의식하지 못한 채로 다른사람에게 많은 상처들을

남겼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 조차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정말 '친구'라는 게 저에게는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잦은 전학으로 어디 한 곳 맘을 둘 곳도 없었습니다... 일로 갔다 절로 갔다... 

한 곳에 머무는 동안은 그 쪽과 친해졌고... 또 다른 곳으로 가면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과 친해졌고...

하지만 그렇게 계속 머무는 곳이 바뀌다 보니 어느 쪽과도 깊은 관계를 가지지 못했네요... 

현재는 지방에서 살고 있고 잠시 서울에 와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다 서울에 있는데... 누구하나 연락되지 않고 제가 서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먼저 

연락하는 사람 아무 없고... 제가 먼저 연락을 해도 어물쩡 넘어가기만 할 뿐이더군요... 

정말 상처 많이 받았습니다... 가슴이 찢어지고 심장 한구석에서 애벌레가 잎파리 갉아먹듯 야금야금

조금씩 구멍이 생겨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라는 우물을 벗어나 대학이라는 초원을 꿈꿨고, 마침내 우물을 빠져나갔지만 기다리는 것은 

푸른 초원이 아닌 메마른 울타리 딸린 정원뿐이었습니다... 그제서야 갇혀 있다고만 생각했던 

감옥같던 고등학교가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던 방패였다는 걸 알게 되었고 

대학에 와서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얼른 저기 나를 가두고 있는 울타리를 벗어나야겠다 싶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세상에 나오니 그제서야 그 울타리 또한 저를 보호해주던 방패였단 걸 알게됐습니다...

이리 치이고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서로의 손익관계에 의해 움직여지고... 대학 때 만났을 때의 사람들도

모두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실리를 기준으로 산다고 욕만 했었는데... 세상에 나오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 정말 심중에 가진 짐들을 모두 내려놓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고등학교 때 친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흔한 고등학교 때 정말 친했던 친구가 저한테는 없습니다... 

힘들면 힘들다 말 할 곳이 없고 꼴에 믿는 종교가 있다고 제대로 신앙생활 하는 것도 아니면서 

나쁜 짓하면 벌받을까 못하고...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제가 가진 모든 건강한 장기들 떼내어, 더 살고 싶은데 건강하지 못해서 

오래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척수고 심장이고 간이고 쓸개고 모두... 

그리고는 그냥 이 세상에 애초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어차피 저 하나 죽어도 진실된 눈물 한 방울 흘려줄 친구같은 거 저는 없으니까... 

가족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는 현재 SNS를 통해서 연락하는 게 다입니다... 특정 소수가 중점이 아닌

그냥 그 친구들끼리 모여 만든 커뮤니티입니다... 저도 그 안에 속해 있긴 하지만 그냥 멀리서 

그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하는 느낌입니다... 마치 그냥 같은 반이었으니까 너 집어넣은거다... 라는;;;

제가 겪는 어려움은 여러분 모두가 겪는 어려움인가요... 

그냥 너무 외로워요... 외로워서 미쳐버릴 거 같아요... 쌓이고 쌓인 외로움들이 몸 속에서 하나둘 씩

몸에 구멍을 내고 새어나올 것 같아서... 그 작은 구멍들이 점점 커져서 제 몸이 안보일정도로 덮어버릴까

무섭습니다... 


그냥 누구 하나 제 외로움을 알아주었으면 해서 글 적습니다... 그러면 좀 더 나을 것 같아서요.... 

긴글... 아무도 읽지 않겠지만... 혹시나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고... 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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