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에 대학 입학하는 08학번 새내기입니다. 저는 중학교를 17.666%로 졸업했습니다. 아 물론..ㅋ 인문계는 그냥 느슨하게도 갈 수 있는 성적이죠? 근데 문제는 그 점수가 모두 국어 사회점수빨이라는거.. 영어는 알파벳밖에 아는 게 없었습니다. 수학은 기본개념밖에 몰랐습니다. 당연히 그다지 공부도 안했겠죠? 배치고사부터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국어와 사회는 전부 90점이었나?80후반이었나?그랬는데 영어수학 전부 다 찍어서 30점씩 나왔습니다. . 여기서 학교 자랑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행히 전 고등학교에서 깨달은 게 많았습니다. 주어 동사도 모르던 저에게 학교 선행학습(물론 불법이죠-_-ㅋ;;)때 영어선생님께서 주어동사부터 아주아주 친절하게 시작해 주셨습니다. 3월에 첫 모의를 치니 언어87 수리30 외궈30 사탐87 과탐60나왔습니다.. 물론 수리외궈 다찍었습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정신차리게 됐냐면.. 전 원래 3월초까진(1학년) 9시종치면 바로 집에갔는데 언젠가부터 같이 나가던 짝이 저보다 좀 더 공부를 하고 가는걸 보고 따라 따라 하다보니 결국 3월말쯤되어 11시에 귀가하는 생활로 바뀌었습니다. 그 시점부터 바뀌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괴롭혀도 된다던 면죄부(?)를 선포하셨던 영어선생님덕에 전혀 쫄지않고 온 교무실을 쏘다니며 닥치는대로 질문했고.. 친구 하나 끼고 진짜 재밌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지금은 비록 이 위치지만 내가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저와 제 친구 모두 그렇게 믿고 공부했습니다.
1학년간은 '점수'의 변동은 없었습니다.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좌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심화반도 아닌것이 매일매일 차가운 교실에 남아 11시까지 하고 가던 것 이젠 익숙했고 그 덕에 학교에서 유명해지고(?) 선생님들 응원 많이 해 주시고.. 무엇보다, '찍어'맞던 점수를 '풀어서' 낸다는 데 엄청난 의의를 느꼈기 때문이죠.
그리고 2학년이었던 2006년은 정말 잊지 못할 해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화반이라는 곳에 들어갔거든요. 물론.. 우리 학교는 그다지 공부 잘 하는 학교도 아니었고 문과가 또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찌어찌 운이 좋아 들어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학년때부터 그렇게 떳떳하게(?) 열한시까지 자습하던 심화반이 너무 부러워서.. 실은 그 당시엔 거의 심화반 들어가고 싶어서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무튼 너무 기뻤습니다. 저를 위한 자리가 만들어지고.. 책이 하나 둘 꽂히고.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매일매일 한 시가 다되서야 집으로 가고 단어 외우느라 친구와 세시까지 있어도 보고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공부가 너무 좋아서 했습니다. 정말로요. 하나 하나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어 주셨습니다. 정말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목 과목마다 찾아가면 이번엔 이렇게 해 보거라.. 이런 건 어떻겠나? 자세하게 설명도 해 주시고 피곤해서 넘어지려 하면 다독여서 다시 힘 북돋워주시고 할 수 있을거라며 항상 절 응원 해 주셨거든요. 어떤 선생님께서는 교재 하나 하나 다 추천해주셔서 다 보아주시고 어떤 선생님께서는 방학 중에 학교 나오시는 날에 절 불러주셔서 오답풀이도 해 주시고 어떤 선생님께서는 불완전했던 제 토대를 단단하게 잡아주시고 많이 힘도 되어 주시고........... 그 외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저희 집은 촌지 낼 만큼 돈도 없고, 그렇다고 받으실 선생님도 안 계셨습니다. 오로지 제가 한 것은 공부를 시작하며 도와 달라고 찾아간 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2006년 마지막으로 친 전국연합고사에서 언어 90 수리 97 외국어 73이 나왔습니다. 등급은 113이었습니다. 수리에서 1을 잡으니.. 정말 눈물이 다 났습니다. 물론 저는 문과생, 수리나형이지만. 그 날은 너무 기뻤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한 가지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체력이 너무 부족했다는 거.. 원래부터 체력이 모자라지는 않았습니다만, 2년간 몸 사리지 않고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 나머지 3학년 초반이 되니 정신 못 차리겠더라고요.. 그래도 독하게 하자고 공부를 하긴 했지만, 성적은 잘 오르지 않았습니다.
내신점수는 일반 지방국립대식으로 하면 2.27이었고, 언수외탐 20 40 40으로 하니 2.05였습니다. 물론 영어 수학이 점수 다 까먹은거였죠... 일단 수시철이 되어 여러 군데를 써 보았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한양대학교 사학과 경희대학교 간호학과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국군간호사관학교 경북대학교 인문자율전공 한동대학교 전계열 계명대학교 간호학과
여기부터는 조금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전 국군간호사관학교 1차 시험에서 수학 한문제 차이로 1차를 떨어졌고 한양대학교는 논술을 치고 왔으나 나머지 서울권 학교는 전부 논술날짜가 일요일이라 종교상 문제로 가지 않았습니다.(뭐라 그러진 말아주세요.) 경북대학교는 사실 제 교만으로 인해 1차 합격 후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립대는.. 1.7도 철학과 떨어지는 대이변이 생겨(원래 그런지는 모르겠고) 당연히 1차부터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수능을 망쳤습니다. 전 등급제의 수혜자가 되기도 했고 피해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탐구영역은 신경 쓸 것도 없을정도로 망쳤고(3344..) 2외국어도 4등급이었습니다. 언어영역은83. 수리영역 82. 외국어영역 87이었습니다. 2007수능 2등급 컷트라인 아세요? 언수외 83/85/90이었습니다. 전 2/2/2에서 6점이 모자랐던거죠.. 실수가 큰 낭패를 보았습니다만 어쨌든 결과는 2/3/3이었습니다.(서울권 다 안되죠?) 처음에 많은 사이트에서 언어영역 83점이 2등급 컷트라인이라고 하는 바람에 3/3/3인줄 알게 되자 전 매일 눈물밖에 나지 않았고.. 수능 다음 날, 정말 이건 보험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계명대학교 간호학과 면접을 보러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면접대기실에서도 울었고.. 당연히 면접도 가기 싫은 티를 엄청 냈죠. 하지만 다행히 2/3/3이 되어, 한동대학교라는 하나의 변수가 생겨(2등급 하나가 최저등급)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정시론 갈 곳이 없으니까요) 면접을 갔습니다.(수능후 면접이었습니다.) 다행히 면접을 잘 보았는지, 단 하나 남은 곳. 한동대학교만 합격했습니다. 계명대는, 정말 면접을 못 봤는지 저와 비슷한 성적인데도 저는 후보 200번대였고 다른 사람은 붙었습니다. . . .
이렇게 3년을 마치고 결국 한동대학교를 가게되었고, 졸업을 앞두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아 물론.. 지금은 이 학교에 엄청 만족한 상태고요..ㅋㅋ) 제가 만약 1학년 때와 같은 성적이었다면.. 전 경북대조차도 꿈을 꾸지 못할 정도였을 겁니다. 제 꿈은 엄청 컸습니다. 엄청요. 하지만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그래도, 전 기쁩니다. 이만큼 노력을 쏟아 부은 경험이 있다는 자체로도, 전 이미 엄청난 걸 얻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리고 제가 이 글을 올리는 것은 먼저 제가 바로 공교육의 수혜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2학년 때 동네 수학 학원을 3개월간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했고 3학년 때 1년간 동네에 있던 논술 학원을 다녔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전 결코 논술을 써서 대학을 가지 않았습니다. 논술학원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제 성적과 논술학원은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엔 오로지 학교에서 공부였습니다. 제가 지금 꿈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있는 것은 단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3학년까지 체력을 계속 유지했더라면 제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위치에 있는 것은 뒤에서 항상 기도하신 분들과 그리고, '학교'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순전히 제 몫이었고요. 인강도 수단으로만 활용했습니다. 3년간 ebs 2강좌, 티치미 무료강의 2강좌, 유료강의 1강좌 들었습니다. 학원이다 뭐다.. 여러 군데 다녀봤자 결국 하는 건 스스로라고 생각합니다. 과외도 마찬가지이고. 단지 공부를 더 하게 독려해 주는 장치에 불과하지 이를 절대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은 엄청난 위험이 따를 것입니다.
제 위치가 다른 분들 보시기엔 초라하고 낮아 보이기도 하시겠지만 전 괜찮습니다. 저는 여기에 만족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더 큰 세상을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생겼고 저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분들,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오로지 하나에 집중투자하세요.
또한 즐거워하며 공부하십시오. 꿈을 위해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부푼 꿈을 안고 그렇게 공부하십시오...^^ 그리고 힘들 때마다 항상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시고.. 항상 자신감 충만한 자세로 뭐든지 '부딪히시면'.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계속하시면 그 성과는 꼭!!!!!! 나타납니다.
잠시 힘겹고 외롭고 슬프기도 할 싸움일 테지만 기쁘게 받아들인다면 이 또한 엄청나게 훌륭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