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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정신나간 중대장을 보고 쓰는 글 -
게시물ID : military_28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칸트의서재
추천 : 14
조회수 : 1117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3/08/09 15:57:13
베오베의 글을 쓰고 리플을 다는데
 
리플이 잘 안달려서 그냥 글을 쓰기로 함.
 
베오베게 간부 우월주의를 가진 중대장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빡쳐 있는데-
 
사실 간부 우월주의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함.
 
군생활 오래하는 것도 있고 뭐-
 
근데 정말로 답이 없는 건 다 필요없고 '본인 우월주의'임.
 
주변에 다른 간부고 뭐고 아무 상관이 없는 거임.
 
자기가 대장임.
 
특히나 중대장 정도되면 대부분 중대별로 독립생활하고 자기 중대안에서는 말그대로 대장이 됨.
 
그러니 그런 우월주의가 극에 달하는 거 같음.
 
우리 중대장도 그랬음.
 
그 악행을 몇개 적어 보자면,
 
1. 전투 체육 시간에 본인이 축구를 제안 했으나 한 병장이 농구를 제안하자 감히 본인에게 토를 단다고 오후내내 전병력 완전군장 구보 
 
2. 훈련 때 지가 길 잃어놓고 길 잘 못된거 같다고 말하는 분대장을 명령 불복종으로 영창보내려고 함
 
3. 애들이 잠시도 쉬는 걸 못봄. 우리 부대는 전방 예비사단임. 훈련 졸라 많음. 그리고 힘듬. 그래서 내무생활이 편한 편임.
 
병장이고 상병이고 자기빨래 다 자기가 하고 자기 전투화 다 자기가 닦음. 그래도 그런 건 있음. 상병장쯤 되야 내무실에 좀 편하게 누워있는 정도.
 
내무부조리(??)래봐야 그게 다임. 구타 그런거 다 드라마에서나 봄. 내가 전역한지 십년이 넘었는데도 그랬음. 이유는 간단함.
 
다들 힘드니깐. 근데 이 중대장이 있지도 않은 내무부조리를 없앤다고 뭔 사역만 했다하면 다 병장부르고 무조건 병장임.
 
4. 부사관들한테도 야야 거리면서 함부로 함.
 
이제 제대한지 십년이 넘어가니 잘 생각도 안나는데- 무튼 그때의 악행은 정말로 전 중대원의 피를 말리게함.
 
내가 입대할때 80키로 였다가 이등병 일병을 겪으며 60키로가 됐다가 상병의 편안함과 함께 70으로 복귀였으나,
 
분대장 취임과 동시에 이 놈의 악마중대장이 온 이후로 다시 살이 빠지고 있었음.
 
 
두어 달을 버티는데 너무 힘들었음.
 
근데 부사관들하고 의논해봐도 일단은 장교니깐 거기에 중대장이니 답이 안나옴.
 
하루는 너무 답이 안나와서 같은 군인 친구랑 전화로 수다떨다가 중대장 이야기를 함.
 
친구가 자세히 물어봄. 일단 대표적인 거로 1번 일화를 이야기 해줌.
 
내가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함.
 
근데 이 친구가 상병 주제에 군단 기무대 소속이였음.
 
보고서 올림.  군단에서 부터 탈탈 털어서 내려옴.
 
대대장 빡침-
 
중대에 내려와서 소원수리 받음. 받는 동안 중대장 군장.
 
근데 소원수리를 받으니 더 엄청남.
 
어느정도 냐면 그때 우리 기수 바로 아래에 생전 반성문도 한장이상 써본 적이 없다던 놈이
 
에이포 용지로 빽빽하게 13장을 적음.
 
내가 그놈아꺼 읽어봤는데 내가 읽어도 눈물이 앞을 가림. 
 
애들이 시작은 다들 다르나 후미는 다 같이 살려주세요로 끝남.
 
 
대대장 격노함.
 
중대장 지위 박탈함.
 
한달 동안 일과없이 완전 군장돌리고 중대장실 출입금지 시킴.
 
훈련시에 선임소대장이 지휘함. 지휘권 박탈.
 
간부식당 출입금지 시킴. 애들이랑 밥먹을때도 애들 다 먹고 나면 밥먹으러 가게 함.
 
그리고 한달뒤에 전 중대원 집합시키고 눈물의 반성문 읽게함.
 
그래도 중대원들이 다들 착한 사람들인지 그냥 그렇게 넘어 감.
 
일단 한번 기가 꺾이고 나자 옛날 처럼 그렇게 막 행동은 안함.
 
중대에 평화가 찾아옴,
 
그래서 나도 무사히 80키로로 전역할 수 있었음.
 
 
무튼 요약하자면.
 
여러분 거창한 빽 필요없습니다.
 
기무대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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