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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 댓글에 FTA찬성하는 사람들을 보며..
게시물ID : sisa_28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허..Ω
추천 : 12/5
조회수 : 555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07/04/02 19:27:52
뉴스 읽으면서 댓글 달린거 보면,
FTA찬성,반대글들이 서로간에 욕이 난무하더군요..
FTA찬성하는 사람이 의외로 꽤 많더라구요..

그냥 그런글들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이곳에 몇글자 적어봅니다.
저는 농사짓는 사람의 자식입니다.
FTA찬성하면서 농민들 욕하는 사람들 보면,
무슨 농민들은 갖은 혜택 다 받으며 호강하는것처럼 써놨더군요..

정부에서 농민들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는것, 부정하지 않습니다.
허나, 농사 짓는게 그렇게 혜택이 많고 좋다면, 왜 다들 농사를 안짓고 도시로 떠날까요?..
FTA찬성 하시는 분들중 실제로 농사 지어보신분, 아마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농민들이 FTA를 그렇게 극구 반대 하는건,
지금도 힘든 상황에서 FTA가 타결되면 거의 농사를 접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종 지원이 정부에서 나온다 한들, 농사 지어서 돈 벌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일년 내내 휴일도 없이 일하고, 비가 쏟아져도, 기온이 40도가 넘어도 밖에 나가 일하는게
우리 농민들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순이익으로 남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반면에 도시사람들은 웬만큼 바쁘게 살지 않는이상, 휴일은 쉬고, 여가생활도 나름대로 즐기지 않습니까?

제가 강원도에 사는 사람이라서, 강원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지방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일단 농사 지어서 그 돈이 고스란히 남는게 아닙니다.
각종농기계는 웬만한 차값보다 비싸며, 여름 폭우에 산사태등 각종 자연재해 피해액만해도 엄청납니다.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오히려 손해죠..

소를 팔아 떼돈을 번다고 하시는 분도 봤는데, 소는 거저 나오는게 아닙니다.
축사를 하나 지으려면 작게는 수천, 크게는 수억까지 비용이 듭니다.
저희집을 예로 들면, 농사를 지으면서 소를 스무마리정도 키우는데, 축사 건축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빚을내어 축사를 짓고, 키운 소를 팔고 팔아 겨우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스무마리 남짓한 소들을 키우는데도 축사를 짓는데 수천의 돈이 듭니다..
사료 또한 거저 나오는게 아닙니다.. 소의 마리수에 비례하여 사료값도 올라갑니다.
수백 받고 소 한마리를 팔아도 절반은 사료값이란 소리죠..
게다가 매일같이 먹이를 주고 관리하고, 분뇨를 치우는것도 거저 되는게 아닙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의 위험도 있지만, 이런 축산농가에 치명적인 타격입니다..

농기계들도 한번 사면 영구적으로 쓰는게 절대 아닙니다.
잔고장이 수시로 발생하며, 수리비도 많이 나옵니다.
수년에서 길게는 십년정도 지나면 새 기계로 바꿔야 하죠..

이런 농민들이 각종 지원혜택 받으면서 이기적인 생각만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농사는 나라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농사는 아무도 안 지으려고 하는 시대입니다.
저도 농민의 자식이지만 장래에 농사를 짓겠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없습니다..
농사 지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힘듭니다.
저는 아직 학생이라, 조금 거들어 드리기만 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힘듭니다.
하물며 그 농사를 일년 내내 짓고 계신 농민들은 얼마나 힘들지 생각 해보셨나요?..

FTA가 타결되고, 우리나라에 농사짓는 사람이 아무도 안남게 되고나서,
외국에 100프로 식량 의존하며 살아가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제발 지금이라도 멈춰줬으면 좋겠습니다.
농사든 뭐든 미국에 정면승부해서 이길 경쟁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경쟁력을 키워서 미국제품과 승부해야 한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력이 앞선다고, 품질이 앞선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세상이 아니란건 지금 읽고계신분들 모두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란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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