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개발직으로 입문하여 현재 사업PM 업무를 보고 있는 흔한 노예입니다.
겜게에 게임기획자분이 써주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현황을 보고..
이견은 없고 좀 세세하게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지 한번 주저리주저리 해보려고 합니다.
최대한 전문용어를 빼고 저도 답답해서 주저리주저리 하는 것이니 오해 없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흔히 게임 개발이라 함은, 개발PM 과 같은 팀장급 인력이 배치되어 명확한 방향성 제시부터 팀 및 프로젝트 관리를 하게되는데요.
모바일도 어느센가 온라인수준으로 퀄리티 업 되면서 개발PM 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사업PM 이 존재합니다. 물론.. 퍼블리싱에만요.
(개발과 퍼블리싱을 병행하는 업체의 경우는 개발PM 과 사업PM 모두 존재하겠죠.)
보통 사업PM 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개발단계에서의 프로젝트 관리는 개발PM 이 개발이 완료된 이후의 프로젝트
관리는 사업PM 이 진행합니다. 따라서, 비개발 직군으로 '서비스(프로모션, 이벤트 등) 와 매출' 에 포커싱 되어있습니다.
( 간단하게 설명하면 그렇지, 사업 <-> 개발 이 항시 Comm. 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완성됬음 ㅇㅇ 받으셈~ 하고 이어받게되면 당연히
프로젝트는 안드로메다로 갈테니까요. )
자 그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현황..
사업,개발 다 필요없고 게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의 유저를 크게 2가지 그룹으로 분류 합니다.
'무과금' 과 '과금' 당연히 과금하는 유저가 중요하구나 개객기들아 라고 하실수 있겠으나, 엄밀히 말하자면 두가지 그룹으로 분류한건 각 그룹마다의
명확한 특징이 있고 해당 그룹이 원하는 시스템이나 수익모델을 수정해 나가기 때문에 모두 중요합니다.
무과금 그룹은 흔히 리텐션을 책임 집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돈은 쓰지 않지만, 접속률은 환상적인! 그리고 이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의 분위기나
평가등을 좌지우지 하게 됩니다. (소액의 기준을 정하기는 게임마다 애매하겠으나, 조금 과금하는 유저도 이 그룹에 해당)
접속률이 좋기에 게임에 생기를 불어주고, 많은 사용자들이 이 게임을 즐기는 것 처럼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뿐더러 과금을 하는 사용자들에겐
헤헿 과금해서 빨리 짱먹어야지 하는 강려크한 빠름빠름 DNA 를 자극시키에 무과금 그룹 역시 과금 그룹 못지 않게 중요하죠.
왜 공식카페같은데서 사고나면.. 높으신 분들이 공식카페에 글을쓰는지 변명하기에 급급한지 이로서 설명이 될 것 같네요.
여러분들이 혐오하는 매출순위의 게임들을 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있죠.
게임 오픈 전 사전예약에 벌써 10만 달성!! 몇일만에 10만!! 30만!! 50만!! 100만!! 다운로드 달성.
당연히 허수가 있습니다. 여기서의 허수는 캐시슬라이드류와 같이 다운로드를 받고 적립금을 제공하는 광고앱이 차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초기에 허수를 높여놓으면 인기/신규 인기무료 상위권에 노출되기 때문에 한번씩 마켓을 구경하시는 분들이 보게되면
어? 이거 새로나온건가? 요세 이게 인기가 많나보네? 하면서 추가적인 다운로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미 보편화를 넘어 '당연하다' 로 인식되기 때문에, 퍼블리셔를 끼지 않는 중소규모의 개발사조차 게임 오픈시 최소한의 이런 다운로드형 광고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대형 퍼블리셔와 물량을 보면 절때 상대가 되질 않죠.
대형퍼블리셔가 하루에 10만건을 진행한다면, 중소규모는 토탈 10만건을 진행하는 셈이라고 할까요.
여기다 대형퍼블리셔들은 공중파 CF 부터, 지하철, 버스 등의 옥외광고까지 싹 엎어버리니 바로 여러분들이 욕하는 게임들이 순위권을 차지할 수
밖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욕하는 이런 게임들을 보면, 참 영약하게도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요.(다른의미의 밸런스임)
신규사용자가 게임에 접속하고 첫 인상을 받게되는 5분 남짓한 바로 이시간이 골든타임인거죠. 합당한 보상을 주고 조금 더 플레이를 유도하고,
하나의 챕터를 완료했을 땐 전설을 주고, 또 하나의 챕터를 완료했을 땐 PvP 를 체험할 수 있고, 강화를 할 수 있는 보석을 주고 등등
당연한 얘기로 보일텐데요. 정말 영약하게 잘 잡혀있어요.
핵과금을 유도하는 결제특가 상품들 역시도 게임 처음 접속했을 때 뜨는거 말고 중간중간 뜨는거 있잖아요?
다 계산해서 띄우거든요. 어느시점에 1차 충동구매 욕구가 올 것이다.. 하고.
확실히 넷마블게임들이 잘합니다. 잘짜요. 그만큼 내부적으로도 미친듯이 개발하는 사람도 있고, 피토하게 이런 루트나 밸런스만 계산하는사람도 있고
마음에 들때까지 뜯어고치니 이런부분에선 정말 잘짜요. 얄미울정도로.
이 얘기를 드리는 건 모바일게임에서 일반적으로 하루에 결제를 하는 비율이 약 20% 정도 되면 높은편에 속합니다.
저런 대형 퍼블리셔의 마케팅으로 들어온 피크타임에 하루 100만명이 온다고 하면 (결제를 해놓고 안하는 유저 감안)
저 20%의 유저가 만원만 질러도. ㅎㅎ
참고로 히트가 첫날 17억 정도 나왔답니다. 그러니 바로 1위 찍어버리지. 허헣.
지표를 살펴보면 어차피 과금을 하는 유저는 30대 이상이 가장 많거든요. 지갑에 돈이 있으신분들이요.
이분들은 어떤 커뮤니티에서 욕을 하든 뭘 하든 상관을 안해요. 그냥 돈을 쓰고 재밌기 때문에, 그냥 자기 플레이만 합니다.
게임사에서 보통 게임 출시하고, 유저끼리 만든 단체 카톡방이나 이런거 생성되면 동향파악 겸해서 몰래 잠입시켜놓고 모니터링 같이하는데요.
어쩌다 고액과금 위주로 하시는 분들 카톡방에 가게되면 단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직 100위권에 있는 게임들은 유저수가 많이 빠졌어도 오랫동안 과금하며 즐겨온 유저들이 있기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겁니다.
이미 국내 모바일 생태계는 뻔하디스러울 정도로 뻔하고, 정체되어 있습니다.
넷마블의 유명 관계자가 왜 오토는 국내니깐 통하는거다. 라고 못을 박겠어요. ㅎㅎ
돈을 버는 방법은 과금요소가 적은 대신 엄청난 유저수를 확보할 수 있는 캐쥬얼 게임이 되거나.
초기에 유저수를 최대한으로 확보하여 과금하는 유저들을 꾸준히 잡아나가도록 하는 RPG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화이트데이가 티스토어에서 14000건 정도 나왔네요 오늘까지. 누적 약 1.2억에 마켓 수수료만 때도 1억 못벌었습니다.
근데 어떤 게임들은 하루에 1억씩 꾸준히 나오고 10억씩 나오고 있네요. 여러분들이 혐오하는 바로 그 게임들이요.
그렇게 되버린겁니다.
'게임을 하는 유저' 보다는 '지나가다 엇 저게 인기게임인가 하고 지갑을 여는 유저' 가 모바일게임의 매출을 책임져 줘버리니..
저도 업계 사람이지만.
몬헌만 키면 심장이 떨리고 해요.
하루에 모바일게임을 일이 아니면 절대 하지도 않아요.
어차피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모바일게임도 심심풀이나 시간 남을때 RPG같은 것들도 즐기실텐데요.
국내시장이 이런 이상에야..
'게이머' 와 '모바일게이머' 로 분류를 나눠냐 하는거 아닐까.. 하는 웃픈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도 대형퍼블리셔와 계약했으니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 몇년째 게임이 출시되지 않는 자회사 스튜디오 개발사분들과,
끊이 없이 도전하시는 스타트업 개발사 분들에게..
한명의 게이머로서 언제나 감사하고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