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reddit] 이 사진, 어쩐지 부자연스러워
게시물ID : bestofbest_2838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110
조회수 : 25721회
댓글수 : 1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1/24 19:46:34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1/22 04:25:19
 
 
 
 
 
내가 2년이나 책상에 올려두고 보던 사진이 한 장 있다.
이젠 액자에 고이 넣어 다시 그 자리에 올려 두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너무나 느렸던 탓에 겪어야 했던 모든 고통도 함께 떠오르지만.
 
그해 여름에 어린아이 17명이 실종됐다.
범인의 흔적은 전혀 남지 않은 채로 전부 다 침실에서 납치당했다.
이번 사건은 전에 없이 깊게 가슴을 후벼 파고 들었다. 
하루가 멀다고 부모들이 찾아와 사건이 진전됐냐고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노력하고 있다고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16번째 아이가 실종되고 나서 사진 한 장이 우편으로 날아왔다.
뒷면에는 짧게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사건과 떨어져서 보기엔 참 아름다웠다.
오래된 묘지로 부드럽게 뻗어난 길목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한쪽 길옆을 따라 빛고운 낙엽이 예쁘게 쌓여있었고 비에 젖은 듯 차분히 내려앉은 상태였다.
길 한복판에는 작은 바구니가 놓여있었지만,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쪽 길가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길을 가로질러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우리 부서에서 사진의 장소를 찾았지만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바구니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숲을 수색해봐도 허탕이었다.
결국, 사진은 사건과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수사는 끝이 났지만, 그 사진만은 계속 뇌리에 남아 나를 괴롭혔다.
이듬해까지도 결국 책상에서 치우지 못한 채, 사진을 보며 해답을 찾으려 애썼다.
실종 아이의 부모에게 속 시원히 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쩐지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다.
그 이유를 계속 생각해봤다.
바구니, 낙엽, 소나무.
그러다 문득 한가지가 떠올랐다.
낙엽과 소나무.
소나무에서는 잎이 떨어지지 않는다.
낙엽이 문제였다.
사진만 쳐다보며 일 년이나 보냈는데...
아이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그 일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사진 속에 낙엽이 쌓였던 곳을 찾아가 땅을 파기 시작했다.
얼마지 않아 바구니가 나왔다.
아이의 두개골이 안에 있었다.
치아 기록으로 확인한 결과 유해는 마이클 블래스터라는 실종 아동의 것이었다.
 
나는 즉시 전면 수색을 요청했다.
근방에서 다른 아이들도 찾을 수 있었다.
온전한 유해는 딱 한 구뿐이었다.
사진을 받기 몇 시간 전에 실종된 아이였다.
나머지 유해와는 달리 이 아이만은 관에 들어있었다.
그 안에서 메모지 한 장이 발견됐다.
사진 뒷면에 적혀있던 글귀와 똑같은 글씨체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안에서 48시간은 숨 쉴 수 있어. 아쉽게 되었군.'
 
 
 
 
출처 Can you tell what's wrong with this picture?
https://redd.it/5ak9bd by Jaksim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