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제가 자전거타다가 사고나서 죽을뻔한일...
게시물ID : bicycle2_28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coms
추천 : 16
조회수 : 1225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4/10/12 23:55:50
회원가입도안하고 눈팅만하다가 자전거게시판이 눈에 띄길래 일침좀 하러 회원가입했습니다.


때는 5월 31일, 여행을 위해 야간에 장거리라이딩을 했습니다.
멤버는 저희형과 저희형친구 그리고 저입니다. 장비는 야간전조등, 빨간불빛내는 빤딱이, 헬멧 이렇게 3종셋트끼고 나갔습니다.
장거리라이딩은 왕복 200km였지만 100km는 가볍게 가기때문에 별 걱정안하고 갔습니다.

그렇게 계속 갔습니다.

...

그렇게 계속 가다가
중간에 편의점에 잠깐 들려서 쉰사이 자전거를 누가 가져가서 경찰에 즉각 신고하고 순찰차타고 돌아서 범인잡고 그냥 말로 선처하고 나온 작은 해프닝빼고 별일 없이 가는가 싶었는데, 산을 넘는 도로가 나타나더라군요. 

산의 높이는 380m이였습니다. (산중간에서 기념사진찍음 거기서 산높이가 나옴)

다른길은 없기때문에 산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30분정도 페달만 미친듯이 돌렸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내리막길이 나오니까 그냥 정신줄이 놔지더라군요. 흔히들 보상심리라고하죠. 지금까지 산을 올라왔으니, 나는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도된다! 라는 마인드가 쫙 깔려서 전 브레이크안잡고 커브커브커브커브길을 그냥 돌았습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미쳐도 단단히 미쳤냐면, 새벽이라 차가 없을꺼라 생각하고 절벽커브길의 DANGER 신호판을 무시하고 (왜 그때 그 신호판을 무시했을까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브레이크안잡고 갔습니다. 게다가, 내리막길인데도 막 추월했습니다.
(사실 그냥 추월했다기보단 제가 엄청 빠른겁니다. 저희형은 브레이크잡고 조심히가는데, 당연히 브레이크를 안잡은 제가 추월하겠죠. 나중에 저희형한테 물어보니, 저러다 죽을것이 확실해서 경고를 주려고 했답니다. 문제는, 경고주기전에 사고가 났다는 거죠.)

그런데, 내려가기시작 단 1분도 안되서 사고났습니다. 그 지점은 경사도 40도(확실함) + 180도 커브구간이였는데, 거기서 브레이크안잡고 급커브하니까, 핸들에 작용하는 힘이 장난아니였습니다. 핸들돌리는데 힘이 이렇게 필요하나할정도로 힘이 막드니까 뭔가 잘못됬다라는 생각이 드는순간, 이미 땅바닥에 키스하고 뒹굴뒹굴뒹굴뒹굴 돌다가 그냥 누웠습니다.








그러고나서 일어나려는데...

제손이 뭔가 이상해서 손을 봤는데...

손가락 뼈가 보이네요.

분명 하얀색이였습니다.


그리고 입안이 뭔가 횡한느낌이 들어서 앞니를 만져봤는데,

아니, 앞니가 만져지지 않았습니다.


앞니 4개가 그냥 나갔습니다. 

헬멧을 썼는데도요.


전 제모습을 볼 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뒤따라오던 형은 제가 죽은줄알고 오열하면서 따라왔습니다.

옆에 있던 형친구는 119에 바로 신고하고요.



정말 지금생각해도 끔찍한 기억입니다.




그렇게 119가 와서, 일어나서 걸어가려는데, 온몸이 피가 흐르고있었습니다.

시속 60정도로 아스팔트 땅바닥을 굴러서그런지, 과장이 아니라 온몸에 피가 줄줄흘렀습니다.


진심으로 추웠습니다. 가만히 서있는데, 너무 추워서 부들부들떨렸습니다. 아파서 떠는게 아닙니다....

그때서야 이해하겠더라군요. 119구급대원들이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이유를....


그 날 얼굴에만 20바늘정도 꿰멨습니다.



전 제가 불행한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군요.



나중에온 119 구급대원의 말과 형의 말을 들어보면, 사실 그속도로 땅에 박으면 사실상 즉사라고 하더라군요.
전 운좋게 저도모르게 제 손가락이 먼저 땅에 박고 완충효과를 받고, 헬멧과 이빨이 오히려 뇌를 지켜줬다고하더라군요.
오히려 이정도면 멀쩡한편이라며 럭키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만약에 그 코너를 안전하게 돌았더라면, 가속이 더 붙어서 엄청난속도로 산을 내려왔을것이 뻔하고, 그러면 뒤따라오던형들은 저에게 경고를 못줄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속도는 시속 80km정도로 가속됬을 것이고, 그 속도에서는 사고날것이 뻔하고, 그냥 죽을것이 너무나도 확실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내려가기시작 1분도 안되서 사고난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치료는 무려 1달 반걸렸습니다.


다들 안전하게 자전거타는거, 꼭 잊지마세요. 사고나는거 한순간입니다.
2014-05-31 15.09.11.jpg
사고 1주일된사진 (양팔, 손, 하체, 얼굴, 어깨 다 다쳤는데 사진상 너무 멀쩡하게 나온거같네요.)





2014-10-12 22.56.49.jpg
이건 학교갈때 썼던 틀니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