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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벽 너머로 또 시작되엇다.
게시물ID : humorstory_2922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소리
추천 : 2
조회수 : 67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5/03 15:41:57
방금 벽 너머로 또 시작되었다.

몇년전 옆집으로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 이후부터 간간히 들려오는 

메조소프라노 톤의 아줌마 잔소리와
소프라노 톤의 깔끔한 여학생 말대꾸.

내 방 벽 사이로
그둘의 갈등은 잊혀질만 할 때마다
찾아오곤 했다.

특히 시험기간이면 
하루 건너 하루꼴로
반목의 소리들을
넘겨
내 방을 채웟다.
 
내게 그들의 존재를 알린
마지막  콜로세움은
지난 겨울
딸아이의 동아리에 관한 것이었다.

그날 난 침대에 누워서
야자의 노곤함을 안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줌마의 잔소리가 넘어왔다.

귀를 쫑끗 세우고 듣자하니
아줌마는 
독서토론반이라든가
학교신문편집부라든가  
뭔가 건설적인 동아리에 들어가기를 원했고

딸아이는 
그냥 자기 친구들이랑 
재미지게 놀 수 있는
동아리를원해
그 동아리에 간 모양이다.

그날도 
그들은
그들의 가정사를
도청기 없이 사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듯
옆집은 언제나 잊혀질때 쯔음해서 
나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는 했다.

그리고 
방금 벽 너머로 또 시작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벽 너머의 미세한 소리에 집중을 했다.
벽 하나 사이의 미세한 떨림에 집중했다.

아는 문제를 틀려 돌아온 딸아이
아줌마는 그것이 못마땅했다.

그 둘의 지쳐가는 소모전에
나 또한 지쳐가는 그순간에

문득
소름이 끼쳣다

내가 옆집소리를 듣는다는 것,
옆집도 내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럼 그들은 
내가 심심할 때마다 부르는 
내 3옥타브 비음작렬 삑사리 
김연우 모창을 들었단 말인가?

그녀를 애타게 그리는
내 애창곡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들었단 말인가?

나홀로 주고
나홀로 받아
천상(賤傸)의 화음을 이루는
사랑과 우정사이를 들었단 말인가?

그걸 듣고 딸아이는 
나처럼
인터넷에 이렇게 글을 올리진 않았을까?


방금 벽 너머로 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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