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자카 히로시의 라이트노벨 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봤습니다.

(라이트 노벨이 할리우드 영화화한 최초의 사례라고 하더군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굉장히 직관적인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질주하죠.

그리고 그 질주를 지루하지 않게 변주를 해주는 도구로써 타임루프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이 루프는 영화의 절대적인 전반을 담당하는 테마이기도 하죠.

타임루프를 장르적으로 이용한 사례는 이전에도 많았고

심지어 루프물이라고 따로 서브컬쳐의 하위장르로 여겨지기도 한 만큼

흔하디 흔한 장르이기도 합니다.

저는 원작을 접하지 않았기에 이 흔한 장르를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하게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하고 영화를 접했지만

안타깝게도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루프물의 한계를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한계를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루프를 게임의 특성에 접목시켜 오락성을 추구한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영화는 직관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취합니다.

옆을 잠시라도 바라봤다간 곧바로 늘어지게 될테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끝까지, 관객을 숨 쉴 틈도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그 속에는 어떠한 철학이나 주제의식도 없습니다.

루프물의 특성상 영화는 한 인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와 갈등은 구조적으로 절대 이루어 질 수 없으며

한 인물의 내면을 통해 갈등구조를 쌓고 심화되어 주제를 탐구해야합니다.

그럼으로써 루프물은 주인공의 내면을 통해 자아 혹은 감정을 붕괴시키고

그 붕괴는 비극으로 통하며 비극은 작품전체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오락성을 추구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도 이 과정을 보여줍니다.

캐릭터와 스토리의 부드러운 확립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겠지요.

하지만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이 과정을 몇 가지 상징적인 도구로

가볍게 스쳐 지나가버립니다. 그럼으로써 영화의 확실한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완벽한 오락성을 추구하는 것이죠.

영상미가 없는 게 아쉽지만 영화의 때깔은 기가 막힙니다.

외계인과의 묘사와 역동적인 전투는 눈을 사로잡고

현실성을 추구한 여러 가지 모습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어정어정 걷는 파워수트가 언제부턴가 갑자기 날고 뛰게 되버렸는지는

우리 아무 말 맙시다. 영화니까요. 난감한건 우리 모두 똑같을 겁니다.)

유치한 구도와 장면과 발상은 없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꽤 괜찮았습니다.

한 줄로도 정리되는 오락영화의 스토리지만 직관적인 모습에서는

꽤나 군더더기가 없는 모습인데다가

ost도 무난했습니다. 아쉽게도 크게 인상을 줄만하지는 못하더군요.

게다가 액션이 숨 쉴 틈 없이 혼란스러웠는데도 종종 루즈하다고 느꼈는데

잘 생각해보니 컷이 좀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쪽에서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에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군요.

가끔씩 튀어나오는 소소한 웃음과

루프물의 특성을 잘 활용한 편집방식이 꽤나 인상깊기도 합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오락영화라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너무나도 높아 아쉬운

그래서 2%가 부족한, 흥미로운 영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더운 여름을 잠시라도 잊게 할만한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탐 형님은 오블리비언부터 시작해서

깔끔한 sf영화를 고르는 재주가 있는 것 같군요.

사견으로는 군바리들은 이 영화를 보면 욕 나올 장면들이 있습니다.

아니죠. 아마 군필자들도 모두 뜨악하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들질 않네요.

하지만 꼭 극장가서 보시길 권합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

-난 이걸 입어 본 적도 없어.

-그래, 나도 여자 둘이랑 섹스 해 본적이 없지. 하지만 막상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내일은 6.4 지방선거날입니다.

부디 꼭 투표하시고 놀러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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