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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트레제게는 용서받지 못한다
게시물ID : humorbest_284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갯강구
추천 : 35
조회수 : 4407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6/28 21:03:16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6/27 10:23:01
또.
또 이동국이다.
 
누구누구의 카툰에 나온 것 마냥, "까임의 최전방"을 얻어서일까.
우루과이전 패배의 원인이 스물스물, 그리고 가혹하게 이동국에게 몰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쉬운 그 한방.
 
너무도 결정적인 찬스였기에, 그리고 경기 막판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기에
다른 그 어떤 찬스보다 더 아쉬운 한방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 한방을 성공시켰더라면, 경기의 결과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모든 패배의 원인이 이동국인가?
12년을 기다렸네 뭐네 하면서 동정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지고있던 경기,
이동국 투입 전까지 공격수들이 날려먹은 많은 찬스들,
그리고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만들어낸 수많은 패스미스와 위기들. 그리고 실점들.
그 많은 '실수'(굳이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나는 그대로 우루과이전이 상당히 선전한 경기라고 본다)
들의 책임까지도 왜 이동국이 져야하냐는 것이다.
 
수비진들이 수아레즈를 놓치지 않고,정성룡이 성급히 나오지 않았더라면 첫 골은 안먹었을 것이다.
이청용이 수비하나 없는 중거리 슛 찬스에서 김재성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더라면 더 일찍 골이 났을 것이다.
그 이후 1:1 찬스를 성공시켰더라면 이미 역전을 했을 것이다.
박주영이 사이드로 빠지면서 잡은 결정적인 슛찬스를 하늘로 띄우지않았으면 더 일찍 골이 났을 것이다.
첫골을 먹은 후 우루과이의 공세에 수비진이 당황하지 않았더라면 두번째 실점의 세트피스는 없었을 것이다.
 
위의 말들은 훌륭히 싸운 태극전사들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어떤 팀이든 완벽한 경기를 할 수 는 없고, 실수를 하기 때문에 사람의 스포츠인 것이다.
다만, 이동국의 실수도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실수라는 것이고,
"경기를 뒤집을 찬스"는 사실 90분 내내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동국의 1:1 찬스가 그냥 굴러들어온 것이었나?
물론 정확한 패스덕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한명의 센터백이 조금 올라간 공간을 여지 없이 공략한,
골 후각이 뛰어난 타겟맨 특유의 훌륭한 쇄도였고, 오프사이드라인 파괴였다.
감히 "이동국이라서 그 찬스가 왔다"라고 말할 정도로 훌륭한 움직임.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많이 뛰는 것"을 좋아하고,
이러한 최전방 공격수의 기민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걷는다", "안움직인다"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타겟맨은 이 찬스를 만들기 위해 쉼없이 상대 센터백과 몸싸움을 벌이고, 또 숨바꼭질을 해야한다.
그것이 "맨 끝에서 뛰지도 않고 가만히 공을 갖다바치기만을 바라는"플레이로 보인다면...
 
뭐,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 누구에게나 축구보는 성향이 있고, 기준이 있는 것이니까.
 
 
 
말이 조금 길어져버렸다.
 
여하튼 하고싶은 말은,
우리에게는 90분 내내 수많은 결정적 찬스가 있었고, 또 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승리도, 그리고 패배도 누구 하나의 공과가 아닌 것이다.
그들은 팀으로 싸웠고, 팀으로 이겼고, 팀으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직전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고, 그리고 그것이 "이동국"이라고...
90분중 고작 20분을 뛴 선수에게 패배의 책임 전체를 묻는게 정상적인 일인지 묻고싶다.
 
프랑스 국민은, PK를 실축한 트레제게가 귀환했을 때,
그 어떤 선수에게보다 더 큰 함성과 성원,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트레제게의 눈물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과연,
만일 우리나라였다면 트레제게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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