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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야기보따리 하나 풀어볼게요.
게시물ID : military_284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뉴비는늅늅늅
추천 : 3
조회수 : 50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8/12 00:01:10
파라만장했던 (여기에 대해서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서술하겠다.) 지난 세월에 대한 보답일까..상병 4개월, 본인은 국군수도병원에 입실하여 모든 땅개들의 로망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햐~ 이런게 꿀이구나..너무나도 달콤했다.
- 심지어 전역도 병원에서 했다.
 
그렇게 평화로운, 하지만 지루한(전역을 해도 여전히 군병원이었으니 지루할 만 했겠지.) 나날을 보내던 중, 사건은 갑자기 찾아왔다.
 
이야기에 앞서 당시 병동은 이런 구조로 되어 있었다.
 
병동.jpg
이런식으로 한 호실에 50명 씩 있다 보니 정말 친한 몇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말을 섞을 일 조차 거의 없다.
그렇기에 자대에서처럼 누군가(환자)를 찾는 전화가 오면 그에게 통화내용을 전달한다거나 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단지 할 수 있는건 전화가 왔을 때 그 즉시 큰 소리로 그 누군가를 불러 연결해주는 것.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병사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A연대 B대대 하사 xxx라고 합니다. 거기 yy상병 있으면 좀 바꿔주세요."
하지만 그 병사는 자리에 없었고, 따라서 본인은 "지금 자리에 없네요. 나중에 다시 연락주시겠습니까?" 라고 응수한다.
그러자 그 간부는 "그러면 yy상병이 자리에 오면 xx한테 연락좀 해달라고 전해줄래요?" 라고 재차 말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한들 내가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가 있나..그렇다고 내가 일일이 찾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따라서 나는 대답한다. "아, 죄송한데 여기 사람들이 다 같은 부대출신도 아니고 해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따로 전달하는건 안되고요, 어려우시겠지만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연락주시는게 좋겠네요."
 
그러자 그 간부는 분노한다.
"너 이새끼 어느 부대 이름이 뭐야? 전화받는데 싸가지없이 관등성명도 안대고말이야. 건방진 새끼가. 병사새끼가 ' 다 나 까'는 엿바꿔쳐먹고 요자를 쓰게 돼있나?" 라며 생 떼를 부린다.
- 사실 병동에서는 [예, 000병동 zzz입니다. 어떤 용무로 연락하셨나요?] 라고 말할 뿐, 관등성명을 다 대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게 국군 수도병원에서 본인이 "통신보안, 15사단 늅늅이입니다." 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나.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사의 주적은 간부' 라는 말..참 명언이다.
자대에서도 그랬지만 그때 그 순간에도 간부라는 족속들은 병사들을 그저 돈안드는 노예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으며, 온갖 잡일은 다 짬시키고, 하는건 쥐뿔 아무것도 없으면서 (근무와 근무일지를 병사에게 짬시킨다. = 병사가 간부가 해야 할 일과 보고서 작성을 대신한다. = 간부는 하는 일이 없다.)
거드름이나 잔뜩 피우는 것밖에 못하니 당연히 병사 입장에선 북한보다 미워보일 수밖에..
그래도 어쩌겠나. 하늘같은 간부님이신데..병사나부랭이는 알아서 기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문제는 당시 본인이 민간인 신분이었다는 점. (전역 후 최대 6개월 까지는 병동 입실 가능.)
 
따라서 나는 쫄지 않는다.
"하 이새끼 봐라?  어딜 병아리새끼가 나대 나대길. 하사 찌끄레기면 이제 갓 임관했을텐데, 너 몇 살이냐?"
간부는 당황했는지 말이 없다.
그러다 별안간 개쌍욕을 퍼붓는다.
"@!#%#@!^$#^#$%@#%#@%$#@"
 
하지만 비웃는다. "나 전역한지 두 달 됐거든? 너 지금 민간인 위협한거야. 알아? 하 이새끼 정신 못차렸네. 너 같은 새끼들이 그따위로 하고 다니니까 밖에서도 냄새나는 군바리니, 집지키는 개새끼니 하는거야 이 개 같은 년아. 알아? 너 지금 이 통화 끊으면 재미 없을거야. 어디 한 번 계속 짓껄여봐."
예상치 못한 사태에 당황한 탓일까, 끊으면 재미없을거라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 간부는 전화를 뚝 하고 끊어버린다.
이게 아마 내 인생 최초의 인실좆이 아니었을까.
 
 
 
-
 
아! 물론 본인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날에 있었던 일을 결코 후회는 하지 않는다.
개새끼를 정신차리게 하기엔 관용,포용 뭐 이딴 것보다는 같은 개새끼가 되어 물어뜯는게 효과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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