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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젊은 기자의 눈물 "마지막 기회 달라"
게시물ID : sewol_285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닥호
추천 : 13
조회수 : 1169회
댓글수 : 82개
등록시간 : 2014/05/14 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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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성합니다" KBS 기자의 눈물 KBS 사회부 강나루 기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에서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 기자는 KBS 38기로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대한 반성의 글을 사내망에 올린 바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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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이 추운 새벽 KBS 앞에서 덜덜 떨면서 자식들 영정을 품고 소매로 눈물 훔칠 때, 길환영 사장은 어디에 있었나.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나. 얼굴이라도 비췄나…."

KBS 젊은 기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곧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 지난 7일 KBS 구성원 가운데 처음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반성문을 쓴 입사 3년차 38기 기자 중 한 명인 강나루 기자다. 강 기자의 눈물에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강 기자는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후 떨리는 목소리로 "사장은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 가서야 나타났다"면서 "청와대 정무수석 한마디에 노란 리본 달고 쪼르르 와서 죄송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했겠느냐"고 말했다. "기자들은 KBS 9시 뉴스에서 오보를 반성하는 리포트가 방송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 내용이 9시 뉴스에 꼭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기자가 발언을 마치고 고개를 숙이자, 큰 박수가 쏟아졌다. 14일 낮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 민주광장에서는 조합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새노조 전국조합원총회가 열렸다. 강 기자에 앞서 조일수 KBS 기자협회장도 '공영방송 KBS'의 침몰을 얘기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새노조는 이날 총파업을 예고했다. 오는 21~23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새노조 집행부는 총회 뒤 신관 로비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낮 KBS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외침으로 가득했다. 

눈물의 총회.. "기레기 소리 들을 때, 회사는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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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숙인 KBS 새노조 KBS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를 열고 국민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맨 오른쪽)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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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에 나선 조합원들은 참담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일수 기자협회장은 지난 13일 길환영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제작 거부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기자협회 결의문을 설명하면서 "위임장을 준 기자 중에는 보직 간부도 있었다, 이 문제가 후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협회 총회 이후 회사 쪽에서는 (결의문 내용에 대해) 노조의 성향이나 직종을 따졌다, 참 암담했다"면서 "노조의 성향과 직종이 아닌, 보도가 잘못됐다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일수 협회장은 한동안 말을 내뱉지 못했다. 그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그는 "망설이던 선배들을 일으켜 세워준 38·39·40기 기자들에게 미안하고 존경을 표한다"고 말을 맺었다. 

앞서 소개한 강나루 기자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사고 발생 초기에는 팽목항에서 유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팽목항에 갈 수 없었다"면서 "저를 향해서 눈을 흘기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데스크는 그것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곧 눈물범벅이 된 강 기자는 "어떤 선배들은 'KBS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잘하라는 의미로 욕을 한다'고 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때도 욕을 먹었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KBS는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가족들의 얘기를 충분히 담지 못했다, 한 종편이 유가족과 생중계 인터뷰를 했지만, KBS는 죽은 희생자의 모습만 담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에 왔을 때 항의하는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는 원고에서 배제됐고 박수 소리만 나갔다, 유가족들은 KBS가 꼴도 보기 싫을 것"이라면서 "원칙과 기준 없는 속보로 유가족 가슴에 못을 박았다, '시체가 다수 엉켜 있다'는 보도를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기레기'라고 불릴 때 회사는 뭐하고 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안주식 PD는 "이웃이 저한테 'KBS 수신료를 어떻게 거부하느냐'고 물어봤다, 착잡한 마음이지만 방법을 안내해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 지시를 받고 사과하는 등 패륜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제작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권이 바뀌어도 KBS는 정권의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새노조, 총파업 예고... "청와대 부역사장, 반드시 퇴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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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KBS전국조합원총회를 열고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KBS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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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막농성 돌입하는 KBS새노조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로비에서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KBS사장 자진사퇴를 촉구를 결의 하는 KBS전국조합원총회 직후 천막 농성을 시작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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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조는 총회에서 대국민 사죄문과 투쟁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죄문에서 "언론인으로서 당연히 목 말라해야할 진실, 그것을 갈구하지 않았다"면서 "공영방송이 권력의 방패가 되는 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고, 오히려 그분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는) 4000원은 고사하고 2500원의 수신료도 받을 가치가 없는 집단이 되었음을 알면서 애써 부정했다"면서 "상식의 힘으로 돛을 올리고 정의의 힘으로 노를 저어 침몰하는 공영방송 KBS호를 다시 국민을 향해 나아가게 하겠다, 국민 여러분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이어 38기 김빛이라 기자와 박상욱 PD가 읽은 투쟁문을 통해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이 바로 '청와대 부역사장 길환영 퇴진'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부역 사장과 함께 KBS를 정권에 헌납한 임원과 간부진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 철저하게 인적청산에 나설 것임을 다짐한다"면서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청와대 부역사장'을 반드시 퇴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로 기술직 직원으로 구성된 KBS노동조합(노조) 역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환영 사장의 퇴진, 청와대 정무·홍보수석 해임,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이날 오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가 '더러운 거래'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조가 11일 길환영 사장 사퇴 카드를 꺼내들자, 사측 고위 인사가 '사장을 새로 뽑으려면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니 남은 임기동안 함께 KBS를 살리는 방법을 고민하자'고 제의했다"면서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달라는 것으로,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91367&PAGE_CD=N0004&CMPT_CD=E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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