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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섹스리스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한 사례
게시물ID : history_28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맨날머하노
추천 : 18
조회수 : 1859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07/11 16:03:06

<조선시대에 섹스리스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한 사례 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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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문서 사례집> 19세기 필사본 1책

박복한 여인이 사또께 올리는 청원문서

 아뢰옵니다. 천지간에 원통한 일로 예로부터 소박맞은 여인이 있습니다. 혹 미색이 쇠하여 소박맞거나 혹 정이 멀어져 소박을 맞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박맞은 것은 미색이 쇠하여 그런 것이 아니옵고 정이 멀어져 그런 것도 아니옵니다. 저는 강보에 싸여 있던 때에 부모를 모두 잃고 외가에서 자라 방년 스무 살에 금성(錦城) 사람에게 출가하였습니다. 낭군은 스물다섯 살이었습니다. 남아(男兒) 스물다섯에 음양의 마음을 익숙히 알아 밤을 함께 맞이한 것이 이제 육칠 년에 이르렀는데도 한 번도 이불 속의 즐거움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청춘의 마음으로 그 정욕을 이기지 못하여 매번 깊은 밤마다 옷을 풀어 헤치고 침석(枕席)으로 데려가 온몸을 어루만지며 합환(合歡)을 강요하였으나 들어도 들리지 않습니다. 긴 밤을 헛되이 보내며 고달프게 아침을 기다리니 낯빛을 좋게 만들고 말과 웃음을 꾸며 내어 그 마음을 물리치려 하니 보아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늘 밤도 내일 밤도 침석에서는 눈물로 샘이 흐르니 규방 안에서 문득 초나라와 월나라의 형세를 이루어 부부 사이가 마치 원수가 된 듯합니다. 금슬(琴瑟)의 즐거움을 저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관저(關雎)의 흥겨움을 저는 알지 못합니다. 몸 위의 새 옷은 절로 헐거워지고 머리의 눈썹화장과 머리치장은 오히려 헛된 장식일 뿐이니 통곡하며 돌아와 자결하고자 하였습니다만 고모가 당돌하게도 관에 글을 올려 추심하는 꾀를 내었습니다.

 이른바 낭군은 외모로 보면 면목과 몸과 수염이 여느 사람과 흡사하지만 방안의 일에 이르면 중들과 마찬가지입니다. 서 있는 나무처럼 형체를 갖추었지만 크기만 할 뿐 힘이 없어 사나운 범이 주저하는 듯하여 벌이나 벌레가 쏘는 것만도 못합니다. 사람들 모두 쓸모없는 장군이라고 말합니다. 장군이 무예를 쓰지 못한다면 함곡관(函谷關)이 저절로 열리는 것은 만무하다는 이치입니다. 밤을 틈타 노수(瀘水)를 건너 불모지로 깊이 들어가는 것은 제갈량이 정벌을 위해 세운 계책입니다. 그러나 수염 난 아녀자와 같은 저의 낭군은 부부간의 합변(合變)하는 술책을 알지 못하여 그만둘 뿐입니다. 그만두고는 가지는 않으니 무엇을 기다리겠습니까? 여자가 낭군에게 바라는 것이 과연 무슨 일이겠습니까? 옷을 바라겠습니까? 옷도 아니고 먹을 것도 아니고 오직 크게 바라는 것은 침석 상의 한 가지 일일 뿐입니다. 이미 그 바람을 잃어버렸고 또 아무 흥도 없으니 하물며 옷이 귀하겠습니까? 음식이 귀하겠습니까? 

 삼생(三生)의 아름다운 부부의 인연 또한 이 일로 인해서입니다. 전생(前生), 금생(今生), 후생(後生)을 삼생이라 하는데 전후생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되고 지금 세상을 살면서도 지금의 세업(世業)을 보지 못하니 이 삶이 가련하도 하니 이런 삶은 죽느니만 못합니다. 또한 하늘이 만든 사물의 이치를 말한다면 짐승에는 원앙이 있고 나무에는 연리목(蓮理木)이 있어 수컷이 날아 암컷을 따르는 것은 금조(禽鳥)의 정이요, 가지가 이어져 서로 얽히는 것은 초목의 정입니다. 남아 정욕은 음양의 이치에서 받은 것이니 사람이 금조(禽鳥), 초목만도 못하다고 하겠습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부부의 의리요, 여필종부(女必從夫)는 남녀의 정입니다. 그런데 정(情)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무익한 지아비를 따르게 한다면 반드시 수긍하고 따르지 못할 것이니 진실로 천성이 그러한 것입니다.

 여인이 원한을 품으면 날리는 서릿발이 밤에 내리칠 것입니다. 나라 안에 원한 가진 여자가 없게 함이 문왕의 다스림입니다. 남녀 간의 구구한 사정을 선을 쌓으신 사또께 우러러 하소연합니다. 청춘의 여인이 무용한 장군의 집에서 헛되이 늘게 하지 마시어 마침내 만물의 이치에 마땅하도록 하옵시길 천만번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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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니, 이런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네요.

장서각이라는 곳에서 하는 전시회에 있는 것입니다.

내용은 제가 쳤습니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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