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9일) 오후부터 민주노총은 서울 강남 서울세관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생활임금 쟁취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2011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동계는 당초 1070원 인상을 주장했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1%(40원) 인상을 고수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사실상의 삭감안이나 다름없다"는 노동계의 비판이 컸으나, 경영계는 이를 굽히지 않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 위원들이 모여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은 결의대회와 문화제를 진행하며 교섭을 지켜보고 있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각각 시간당 4850원과 4150원을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밥 한끼를 820원으로 아는 자들과 최저임금을 논하라니"
오후 7시 경 잠시 상황보고를 위해 나온 민주노총 대표 근로자 위원들은 "사용자측이 지난 18일 동결 방침 철회에 이어 10원 인상을 제안한 후 +5원, +5원, +10원안을 제출했고, 어제 +5원, 그리고 오늘 또다시 +5원을 주장했다. 할 말이 없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중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은 "단 돈 1%라도 올리고 싶었다. 솔직히 그랬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한다면 3%, 4%를 올린다 해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다.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최임위다. 그런 기관이 설립 취지를 무시하고 노동자들을 국민은커녕 인간취급도 안 한다. 현 정부 하에선 최임위는 계속 이렇게 운영될 것 같다"며 비판했다.
위원들이 다시 회의장에 들어간 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총이 제시한 최저임금으로는 KBS 수신료도 못 낼 판이다. 그런데도 1% 인상안 갖고도 열심히 노력하면 저축까지 할 수 있다고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나? 경총의 셈법은 밥 한끼 820원, 통신료 3만 원, 교통비 1만 원이다. 이렇게 계산하니 한달 85만 원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자들과 최저임금을 논해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이건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사실상 삭감이다"라고 말했다.
서로 할 말은 많겠지만 어쨌든 내가 알바는 아니고, 다만 내가 궁금한 것은 성인 근로자 1명에게 820원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방법과, 1만원으로 1개월을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나는 정말 경총이 그 방법을 대한민국 모든 사람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