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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Black Puzzles -Terrified Step
게시물ID : pony_285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llectTheQi
추천 : 2
조회수 : 1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27 18:09:44

Black Puzzles

 

Chapter 0. Terrified Step (Prologue)

 

 그녀는 눈을 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형체조차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 그녀는 눈을 비비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검은 연무밖에 없었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 위와 앞과 뒤, 심지어 디디고 선 바닥조차 구분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새카만공간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계속 앞발로 두 눈을 비벼댔다. 그런다고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앞을 향해 발굽을 내디뎠다. 새카만 방 안에 바닥은 분명히 존재했다. 사실 그녀가 서 있는 그 곳이 사방 어딘가에 끝이 있는 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앞을 향해 똑바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발굽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바닥에 그녀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벽과 바닥과 허공을 구분할 수 없는 이 공간에서 그녀는 벽에 부딪히거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 대비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앞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항해사를 잃은 조류에 휩쓸려 먼 바다로 나아가는 주인 없는 범선처럼. 그녀의 갈기가 눈을 찌르고 코를 간질였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그녀는 발굽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질감에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는 바닥에 놓여진 물체를 확인하려 고개를 숙였으나, 땅과 하늘조차 구분할 수 없었듯 그 이상한 물건이 어디에 놓여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리를 뻗어 기분 나쁜 물체가 있을법한 곳을 휘저어보았다. 단단한 것도, 물컹물컹한 것도 아닌 이상한 질감의 물체가 생각보다 많았다.’ 그 물체들은 서로 부딪힐 때마다 제각기 다른 이상한 소리를 내뿜었다. 그녀가 들어본 적 없는 이질적인 소리였다. 그녀는 그 물체들의 모양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빛이 부족했다. 엄밀히 따지면 빛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갈기가 눈을 계속 찌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앞발을 들어 갈기를 뒤로 쓸어 넘겼다. 그녀는 그의 발에 닿는 단단한 무언가의 질감을 느끼고, 그것이 뭔지 확인하려 그것을 더듬기 시작했다. 이마에 난 긴 원뿔형의 물체. 알리콘이 분명했다. 그녀는 자신이 유니콘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뿔의 존재를 확인하자마자 뿔에 마법을 집중하여 뿜어낼 수 있는 극한까지 빛을 끌어냈다. 검은 광장에 빛이 들기 시작했다. 절망적이게도 그녀의 마법으로 밝힌 빛은 검은 광장의 진짜 빛을 불러오지 못했다. 검은 바닥은, 진정 검정색이었다. 그녀가 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가, 살며시 실눈을 뜨고 앞을 내다보았을 때, 그녀는 바닥에 널려있던 조각들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산산이 부서진 유리조각처럼 생긴 검은 조각들이 그녀의 앞길을 가득 덮고 있었다. 수백 개의 검은 조각들은 제각기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조각을 발굽으로 건드려보았다. 새카만 조각의 표면에 그녀의 잔상이 비추었다. 마치 거울처럼. 그녀는 조각 하나를 들어 자세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날카로운 단면에 살이 베이지 않도록 그녀는 조심스럽게 조각 하나를 들어올렸다. 검은 조각이 빛을 받으며 이상한 색깔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마치 수면 위에 이는 파동과 같이 검은 조각 위에 온갖 색깔이 혼합된 파장이 일었다. 그녀는 순간 놀라서 조각을 놓쳐 떨어뜨리고 말았다. 조각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날카롭고 경쾌한 파열음이 울렸다. 다행이 조각이 깨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다시 조각을 들어올렸다. 다시 조각의 표면에 혼돈에 가까운 색의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색감이 그다지 좋지 않은 파동이었다. 파동의 중앙에 흐릿한 화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엇인가가 그녀의 눈 앞에 아른거렸다. 잠잠해지지 않고 흔들리는 파동의 중앙에 나타나는 형태는 그녀가 처음 본 것들이었으므로 그녀는 그것들이 무엇인지 유추조차 할 수 없었다.

 

 검은 광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굉음이 그녀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그녀가 들고 있던 검은 조각에서 요동치는 파동의 세기도 점점 격해졌고, 광장의 보이지 않는 바닥이 울릴 정도로 소리는 더더욱 커졌다. 그녀는 발굽으로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엎드려버렸다. 귀를 막는다고 소리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잊혀진 기억들.

 그 기억들의 조각들.

 

 광장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소리였다. 그녀는 귀를 더 세게 틀어막고 몸을 더욱 웅크렸다. 광장이 말하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그녀에게 윽박지르는 듯 거칠었으며 타이르는 듯 부드러웠다.

 

 네 앞에 놓여 있는 조각들.

 너의 잊혀진 기억들.

 지금의 너에게 주어진 것.

 

 그녀가 들고 있었던 조각이 덜그럭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파동은 점점 더 거칠어지더니,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의 파도처럼 마구 요동쳤다. 그녀가 미쳐 신경 쓰지 못한 나머지 검은 조각들도 덜그럭거렸다. 검은 조각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잊혀진 기억들.

 잊혀진 과거.

 부서진 퍼즐 판.

 그 퍼즐의 조각들.

 지금의 너에게 주어진 것.

 

 “그만해!!”

 

 그녀의 단말마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의 마법이 밝히던 빛도 사라졌다. 그녀가 발을 댄 검은 조각에서 나오고 있는 빛이 없었다면, 그녀는 눈을 감은 것과 눈을 뜬 것을 구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절규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조립되어야만 하는 것들.

 강하면서 나약한 영혼.

 너의 마지막이자 최초의 숙제.

 

 “나에게 뭘 바라는 거야!”

 

 해결되지 않은 숙제.

 

 “날 내버려둬!”

 

 검은 조각이 내뿜는 빛의 세기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앞을 봐라.

 네가 맞춰야 할 파편들.

 그 첫 번째 파편.

 

 그녀는 눈을 떴다. 눈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이 조각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조각을 응시하려 애썼다.

 

 첫 번째 기억의 조각.

 네가 잃어버린 것.

 네가 찾아야만 하는 것.

 순수한 기억의 결정.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조각을 노려보았다. 광장은 더욱 격렬히 요동쳤고, 그녀의 눈에서 점점 검은 광장의 연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기억의 조각.

 잊혀진 파편.

 그 첫 번째 파편.

 

 이제,

 눈을 떠라.

 

 그녀는 사라져가는 암흑 속에서 살며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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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집필중인 팬픽이

장편 2개, 단편 2개가 됐군요

제 팬픽에 황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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